앨범 정보

I See You
The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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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157명
  • 발매일 : 2017.01.13
  • 발매사 : Beggars Group Digital Ltd.
  • 기획사 : Young
'The xx' 정규 3집 [I See You] 
 
깊고 투명한 정적과 어둠, 반짝이는 빛의 입자 과거의 규칙을 버리고 새롭게 도달해낸 신선한 변화 [Coexist] (2012) 이후 5년 만의 신작 밝아진 사운드와 깊어진 가사, '제이미 xx'의 샘플링 확장. 
 
'엑스엑스'는 여백을 중시하는 밴드였고, 이런 심플한 편성으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 또한 줄곧 언급되며 다음 작품에서는 대담한 방향전환이 있을 것임이 곳곳에서 예측되어 왔다. 실제로 이번에는 자신들을 묶고 있던 것들로부터 해방된 상태에서 작업하려 했다 밝혔다. 이 앨범에는 과거 이들의 장점이기도 했던 특정 컨셉이 없는 셈이며 이는 일종의 모험이기도 했다. 과거 두 장을 함께 작업해온 프로듀서 '로디 맥도날드(Rodaidh McDonald)'는 이번 앨범에도 그대로 연임해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세계를 여행하며 곡 작업과 레코딩이 진행됐다. 런던 이외에도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미국의 LA와 뉴욕, 그리고 텍사스 등에서 레코딩을 진행했다. 이들은 시애틀에서 LA까지 4일간 서해안도로를 드라이브했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리 공개된 싱글 [On Hold]의 비디오 또한 무척 미국적인 형태로 완성됐다.

첫 싱글 [On Hold]에는 '홀 앤 오츠(Hall & Oates)'의 "I Can't Go for That (No Can Do)"을, 그것도 보컬을 왜곡한 상태로 샘플링해냈다는 사실이다. 더욱 팝적인 요소들을 수용해내고 있다는 실마리를 이 첫 싱글에서 포착해낼 수 있다. 앨범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I Dare You"에서도 이 BPM을 고스란히 유지해내고 있는데 확실히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서해안을 달리며 들을만한 트랙들이 아닌가 싶다.
 
대담한 하우스 트랙인 첫 곡 "Dangerous"의 인트로 역시 이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곡이다. "Lips"에서도 80년대 팝 특유의 싱그러움이 유지되는데, 특히 고풍스러운 샘플이 그 맛을 더한다. 이 곡의 경우 '데이비드 랑(David Lang)'이 작곡하고, ECM 소속 여성 앙상블 '트리오 메디에벌(Trio Mediæval)'이 부른 "Just (After Song of Songs)"를 샘플링하고 있다.
 
"A Violent Noise"가 비교적 과거 엑스엑스에 가까운 트랙이라 할만하다. 이 곡을 비롯해 마찬가지로 여백이 많은 "Performance"의 경우 로미의 보컬 기교, 그리고 표정이 확실히 다양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리버브 감으로 가득한 빛나는 기타가 중심이 되는 "Brave For You"에서도 어둠 속에 부드러운 빛이 스며드는 촉감을 느낄 수 있다. 낮고 느리게, 그리고 희미하게 전개되는 "Replica"는 단순한 4/4 비트를 기조로 특별한 효과나 굴곡이 없음에도 뇌와 몸을 동시에 흔드는 쾌락을 선사한다.
 
과거와는 또 다른 깊이의 아름다움이 있는 앨범이다. 확실히 성장했고, 자신감 또한 넘친다. 상실, 그리고 내성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가사들 또한 여전하며, 음악적으로는 더욱 팝적인 형태로 마감됐다. 대중음악에 대한 자신들의 애정을 직접적으로 노출해내고 있는 음반이 됐고, 이는 이들이 샘플링한 아티스트들의 목록만으로도 짐작 가능하다.
 
이전 작만큼 미니멀하지는 않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로 일체의 낭비가 없다. 소리공간의 활용방식을 답습하면서도 비트의 대비는 더욱 명확해졌으며 댄서블한 트랙들의 수 또한 늘었다. 대신 기타의 사용빈도가 줄어든 편이다. 독특한 뺄셈의 미학이 여전히 존재했고 바로 이 지점에서 유일무이한 개성이 발휘됐다. 이토록 드라마틱하게 음의 공백을 활용해내는 밴드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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