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연분(緣分) 가야금, 소리를 머금다
- 이슬기
- 앨범 평점 4.5/ 10명
- 발매일 : 2017.08.09
- 발매사 : RIAK
- 기획사 : -
'이슬기' 가야금 음반 [연분]
활짝 핀 개나리가 설레는 봄, 저의 일곱 번째 가야금 음반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음반은 가야금과 인성(人聲)의 음색과 어울림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 음반을 준비하면서 학창 시절 은사님과 함께 가곡 한 바탕을 타며 가야금의 음색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오랜 세월 산조의 장단과 성음을 알려주셨던 명창 선생님과 함께 연주한다는 설레임에 잠 못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부족한 저의 자작곡 "창에 비친 그리움", "연분(緣分)" 등을 들려드리게 되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88세(녹음 당시)의 연세에도 흔쾌히 구음과 장단을 맡아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를 함께 연주해주신 '조순애' 선생님, 삼수대엽을 여창 가곡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이선경' 선생님, 밤을 지새우며 즐겁게 연습하고 녹음에 임해준 사랑하는 제자 '이가빈', '안은정', 물바가지의 열정을 보여주신 '최영진' 선생님 등 함께 애써주신 여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분'이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뜻한다지요. 이 음반을 준비하면서 예쁜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하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기쁜 연분이 있을까요. 이 음반을 들으시는 분들마다 기쁘고 행복한 '연분'을 만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날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
- 곡목해설
1. 우조 다스름~우조 초수대엽(初數大葉) - 정악가야금 독주 이슬기
우조 다스름은 본격적인 가곡창(歌曲昌)을 시작하기 전에 '음을 다스린다(治音, 調音)'는 뜻으로 서로 다른 악기들 사이의 속도와 호흡, 음정을 조절하기 위해 연주하는 무박자의 곡이다. 이어지는 초수대엽은 남창가곡 중에서 중용(中庸)의 속도로 연주되는 평조의 첫 곡으로, 19세기 말 편찬된 시가집 `가곡원류(歌曲源流)`에 소개된 이 곡의 악상은 '장수선무 녹유춘풍(長袖善舞 綠柳春風)'으로 긴 소매 옷을 입고 유연하게 춤을 추는 모습과 부드러운 봄바람에 푸른 버들가지가 한들거리는 것처럼 은근하고 고상한 분위기의 명곡이다. 오늘은 정악 가야금 독주로 연주된다.
2. 우조 삼수대엽(三數大葉) - 정악가야금 이슬기, 여창 구성 및 노래 이선경
삭대엽(數大葉)에서 파생된 세 번째 곡이라는 뜻에서 삼수대엽이라는 이름이 붙은 곡이다. `가곡원류`에는 이 곡의 풍도를 '원문출장 무도제적(轅門出將 舞刀提敵)'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싸우러 나가는 장수처럼 씩씩하면서도 칼춤을 추는 듯 크고 작은 부드러운 곡선미를 간직한 악상을 지칭한 것이다. 삼수대엽의 시작 부분에서부터 이와 같은 호방함과 율동감 넘치는 곡선미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원래 삼수대엽은 남창가곡에만 있고 여창가곡에는 없으나 오늘은 '담 안에 섰는 꽃이'로 시작하는 시조를 가사로 하여 정악가야금과 여창가곡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연주된다.
3.연분(緣分) - 이슬기 작곡(초연)/산조가야금 병창 이슬기, 장구 최영진
"당신이 정말 오늘 밤 온다면, 우리는 연분이겠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날 밤, 임을 기다리며 불렀던 이 시조(여창가곡 우조 ‘우락’)를 들으며, 문득 '그래서 이 날 밤 기다리던 임이 왔을까' 하고 시조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왠지 이 시조의 어감은 결국 임을 만나 진정한 '연분'이 되었을 것만 같았다. 하여 가곡의 어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기다림을 노래하는 12현 가야금 병창 곡으로 만들어보았다. 중중모리 장단(12/8)에 기반 하면서도 때로 15/8박, 18/8박 등으로 변화를 준 가야금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곡이다.
4. 서산에 일모하니 - 나실인 작곡(편곡 초연)/
25현금 병창 이슬기, 25현금 이가빈·안은정, 물바가지 최영진
해가 서산에 저물어 가는 풍경을 바라보니, 어디까지가 땅이요 어디까지가 하늘인지 분간할 수가 없고, 앞뜰 큰 배나무에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것을 보며 임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떠올리게 된다. 이 때 들리는 두견의 소리는 마치 내 마음을 아는 듯하다. 이렇게 환상적인 광경과 낭만, 마음 속에 깊이 모셔둔 사랑을 노래한 이 시조는 여창 계면 '중거'로 불리고 있다. 이 아름다운 시조의 낭만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자 오늘은 25현금 병창과 25현금, 장구 등으로 새롭게 편성하여 연주된다.
5. 창에 비친 그리움 - 이슬기 작곡, 나실인 편곡(편곡 초연)
여창 이슬기, 25현금 이가빈·안은정
전통 음악 가곡을 공부하면서 언제부턴가 가곡의 가사에 담긴 시상에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가곡 '언락'에 담긴 이야기는 달빛 가득한 뜰 안에서 벌어지는 낭만적인 헤프닝을 묘사하고 있어서 이 장면을 그려보다가 새로운 노래곡이 탄생하였다. 달빛 아래 임 향한 그리움의 정취가 여창과 25현금 2중주로 새롭게 편곡된 오늘의 무대를 통해 포근하게 풍겨날 수 있기를 바란다.
6.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산조가야금 이슬기, 구음·장구 조순애
김죽파1911~1989 명인은 전라남도 영암 출신으로, 본명은 난초, 예명은 운선이며, 19세기 말에 가야금산조를 처음 만들었다는 '김창조' 명인의 손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서 가야금을 배웠고, 그의 제자인 '한성기' 명인에게서 풍류와 산조, 병창을 익혔다. 김죽파는 이후 할아버지와 '한성기' 명인으로부터 배운 가야금산조 가락들을 다듬고, 자신만의 가락과 장단을 추가하여 약 55분가량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를 완성하였다.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는 남성에게서 나온 가락이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여성인 김죽파 명인에 의해 다듬어진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음색과 섬세하고 심오한 농현을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있는 가락중 하나로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었다. 오늘 연주에서는 '김죽파-문재숙' 명인으로 이어진 '겹청조현법'을 사용하여 연주한다. 또한 구음으로 함께 할 '조순애' 명창은 故 '김동준' 명고의 처(妻)로, 수십 년간 간직하고 있던 죽파의 가락과 성음을 구음으로 풀어냄으로써 죽파류 본연의 깊고도 섬세한 멋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 Credit
Executive producer 이슬기
Producer 이슬기
Traditional 우조 다스름~초수대엽, 우조 삼수대엽, 김죽파류 가야금산조(track 1,2,6)
Composer 이슬기(track 3,5, *bonus track), 나실인(track 4)
12현금 이슬기(track 1,2,3,6)
25현금 이슬기(track 4), 이가빈·안은정(track 4,5)
노래 이슬기(track 3,4,5), 이선경(track 2)
구음·장구 조순애(track 6)
장구, 물바가지 최영진(track 3,4)
Recording Engineer 이정면(track 1~5), 빈동준(track 6)
Recording Studio E-um Sound(track 1~5), 조순애 명창 자택(track 6)
Recording Date 2016. 4.15(track 6), 8.23~24(track 1~5)
Mixing Engineer 이정면
Mastering Engineer 도정회&박준
Design 노현지
Translation 김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