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YASHINOKI HOUSE
never young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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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25명
  • 발매일 : 2017.11.23
  • 발매사 : (주)오감엔터테인먼트
  • 기획사 : 비트볼뮤직
일본의 떠오르는 신예 밴드,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의 음원 국내 공식 발매,
그 첫 앨범!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1집, <YASHINOKI HOUSE>
 
Never Young Beach. 네버도 알겠고, 영도 알겠고, 비치도 알겠는데 네버 영 비치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아무래도 궁금하여 물어보면 밴드의 프론트맨 아베 유우마(安部勇磨, 보컬과 기타)는 털털하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何の意味もないんです。)" 단지 어감이 좋아서 그랬다나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싶다가도 노래를 한 곡 한 곡 들어보면 느끼게 됩니다. 아, 여기에는 네버도 있고, 영도 있고, 비치도 있구나.
 
처음에는 두 사람이었습니다. 아베 유우마와 마츠시마 코우(松島皓, 기타)는 2014년 봄에 집에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골판지로 재킷을 만든 <HOUSE MUSICS> 를 자체 제작합니다. 100장 한정으로 몇몇 음반점에서만 판매한 이 앨범에는 '더위 때문에 늘어난 카세트 테이프로 재생한 듯한' 인디 사이키 팝 넘버 여덟 곡을 담았고, 별다른 공연 활동도 없이 입소문으로 순식간에 완판을 시키며 화제를 불러 일으킵니다.
 
새롭게 떠오른 이 팀에게는 당연히 라이브 제의가 들어오게 되었고,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친구들이 필요했습니다. 두 사람은 트위터로 멤버를 모집하였고, 아난 사토시(阿南智史, 기타)와 타츠미 케이고(巽啓伍, 베이스), 그리고 스즈키 켄토(鈴木健人, 드럼)가 그에 응답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4년 9월에는 현재와 같은 다섯 명의 구성을 갖추게 되어 첫 공연을 시작합니다. 이후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활발하게 라이브 활동을 하며 빠르게 인기를 얻은 밴드는 2015년 5월 첫 앨범 <YASHINOKI HOUSE>를 발표하였고, 그 해 여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신인이면서도 이례적으로 루키 무대가 아닌 나에바 식당(苗場食堂)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탄탄한 드럼과 베이스로 만들어내는 밝고 경쾌한 로큰롤의 비트 위에서 세 대의 기타가 서로 주고 받으며 때로는 스트러밍으로 달리고 때로는 리프로 날아 다니는 네버 영 비치의 음악은, 들을 때는 그저 좋은 기분으로 들어도 충분합니다만, 그 매력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호소노 하루오미(細野晴臣)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호소노 하루오미가 해피엔드(Happy End)와 틴 팬 앨리(Tin Pan Alley), 그리고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만들어낸 노래들은 아베 유우마에게 있어서 선대의 위대한 유산이며 곡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자양분이고, 조금 과장하면 신성한 종교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아베 유우마는 트위터에서 "나에게 있어서 음악의 신과 같은 존재"라며 호소노 하루오미에 대한 숭배의 감정을 열렬하게 표현하기도 했고, 공연에서는 그의 곡을 커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네버 영 비치가 불러일으키는 노스탤지어는 그런 오마주에서 우러나옵니다. 순박한 표정과 구수한 목소리로 불러내는 멜로디는 어쩐지 이전 세대의 오래된 커피숍에 놓여 있는 가구의 나뭇결을 닮았습니다. 낙천적이고 솔직한 가사는 분명 오늘날 젊은이의 초상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 배경에서는 오래된 사진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것은 아마도, 호소노 하루오미와 같은 일본의 거장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시간을 건너 꾸준하게 새로운 세대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베 유우마는 그런 터치에 대한 당대의 피드백을 멋지게 만들어낸 것이고요.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가사와 멜로디에서 느껴지는 예스러움과는 별개로 밴드가 뽑아내는 톤 자체는 영미권 인디록의 동시대적인 요소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밴드는 인터뷰에서 스트록스(The Strokes)나 테임 임팔라(Tame Impala), 알라바마 셰익스(Alabama Shakes)를 언급하기도 하며, 아베 유우마의 트위터 계정은 'YU_MA_TENGO'인데, 이건 누가 봐도 요 라 텡고(Yo La Tengo) 애호가의 아이디겠죠. 대개의 빈티지 추종자들이 예전 시대의 '톤'에 집착하면서도 그 내용에 별다른 회고가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리움을 이끌어오는 메시지와 현대적인 톤의 조합으로 독특한 영역을 펼쳐 내는 네버 영 비치의 음악 세계에는 과연 남다른 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집 <YASHINOKI HOUSE>
 
야시노키(ヤシの木)는 야자나무라는 뜻입니다. 하우스는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그럼 이제 야시노키도 알겠고 하우스도 알겠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아무래도 궁금하여 물어보면 아베 유우마는 조금은 진지하게 대답합니다. 본인은 자신의 집을 아주 좋아한다고요. 그리고 야자나무는 어쨌든 좋으니까, 케챱이나 마요네즈를 뿌리듯이 붙였다고요. 물론 그것 말고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처음에는 밴드의 이름이 네버 영 비치가 아니라 야시노키 플라밍고(Yashinoki Flamingo)였다는 것. 호소노 하루오미의 첫 솔로 앨범이 <HOSONO HOUSE>였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앨범의 아트워크가 참으로 야시노키하다는 것.
 
1집의 곡들은 마치 건강한 강아지처럼 생기가 넘치고 장난과 유머도 슬쩍 흘러나옵니다. 자체 제작 앨범 <HOUSE MUSICS>에서 믹스를 다시 한 곡들도 있고, 5인조 구성으로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앨범의 전체적인 톤이 하나로 모여 있지는 않지만 멜로디와 가사는 원래 훌륭하고, 각각의 곡에서 나타나는 연주의 앙상블은 이미 비범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 잠깐 기다려줘 / 파도 소리가 너와 나를 하나로 묶어 / 야자수는 흔들리고 플라밍고는 춤을 추네"라고 노래하는 ‘ちょっと待ってよ(잠깐 기다려)’, "그대와 둘이서 마을을 떠날까 / 작은 집을 사서 / 방에는 핑크색 페인트를 칠하고 / 마당에는 강아지를 달리게 하자"라고 노래하는 ‘あまり行かない喫茶店で(잘 가지 않는 찻집에서)’, "무거운 허리를 일으켜 창문을 열었더니 / 산보하기 좋은 날이야 먼지가 빛나고 있네 / ‘어디 나갈까’ 잠 덜깬 눈으로 너는 / 방안은 온통 행복한 주말이네"라고 노래하는 ‘散歩日和に布団がぱたぱたと(산보하기 좋은 날 이불이 펄럭펄럭 하고)’, "여름이 그렇게 만들었다 / 커브를 돌아서 언덕을 오르면 바다가 보이겠지 / 드레스를 입은 채로 차에서 내려 / 바닷가를 걷는다 맨발이 되어서"라고 노래하는 ‘夏がそうさせた(여름이 그렇게 만들었다)’ 등, 이 앨범에는 햇살과 에너지, 그리고 나른함을 노래하는 곡들이 담겨있습니다.
 
글 : 골든두들(Goldendoo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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