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fam fam
never young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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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20명
  • 발매일 : 2017.12.28
  • 발매사 : (주)오감엔터테인먼트
  • 기획사 : 비트볼뮤직
일본의 떠오르는 신예 밴드,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의 음원 국내 공식 발매,
두번째 앨범!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2집, [fam fam]
 
'Never Young Beach'. 네버도 알겠고, 영도 알겠고, 비치도 알겠는데 '네버 영 비치'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아무래도 궁금하여 물어보면 밴드의 프론트맨 '아베 유우마(安部勇磨, 보컬과 기타)'는 털털하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何の意味もないんです。) 단지 어감이 좋아서 그랬다나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싶다가도 노래를 한 곡 한 곡 들어보면 느끼게 됩니다. 아, 여기에는 네버도 있고, 영도 있고, 비치도 있구나.
 
처음에는 두 사람이었습니다. '아베 유우마'와 '마츠시마 코우(松島皓, 기타)'는 2014년 봄에 집에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골판지로 재킷을 만든 [HOUSE MUSICS]를 자체 제작합니다. 100장 한정으로 몇몇 음반점에서만 판매한 이 앨범에는 더위 때문에 늘어난 카세트 테이프로 재생한 듯한 인디 사이키 팝 넘버 여덟 곡을 담았고, 별다른 공연 활동도 없이 입소문으로 순식간에 완판을 시키며 화제를 불러 일으킵니다.
 
새롭게 떠오른 이 팀에게는 당연히 라이브 제의가 들어오게 되었고,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친구들이 필요했습니다. 두 사람은 트위터로 멤버를 모집하였고, '아난 사토시(阿南智史, 기타)'와 '타츠미 케이고(巽啓伍, 베이스)', 그리고 '스즈키 켄토(鈴木健人, 드럼)'가 그에 응답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4년 9월에는 현재와 같은 다섯 명의 구성을 갖추게 되어 첫 공연을 시작합니다. 이후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활발하게 라이브 활동을 하며 빠르게 인기를 얻은 밴드는 2015년 5월 첫 앨범 [YASHINOKI HOUSE]를 발표하였고, 그 해 여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신인이면서도 이례적으로 루키 무대가 아닌 나에바 식당(苗場食堂)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탄탄한 드럼과 베이스로 만들어내는 밝고 경쾌한 로큰롤의 비트 위에서 세 대의 기타가 서로 주고 받으며 때로는 스트러밍으로 달리고 때로는 리프로 날아 다니는 '네버 영 비치'의 음악은, 들을 때는 그저 좋은 기분으로 들어도 충분합니다만, 그 매력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호소노 하루오미(細野晴臣)'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호소노 하루오미가 해피엔드(Happy End)'와 '틴 팬 앨리(Tin Pan Alley)', 그리고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만들어낸 노래들은 '아베 유우마'에게 있어서 선대의 위대한 유산이며 곡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자양분이고, 조금 과장하면 신성한 종교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아베 유우마'는 트위터에서 나에게 있어서 음악의 신과 같은 존재라며 '호소노 하루오미'에 대한 숭배의 감정을 열렬하게 표현하기도 했고, 공연에서는 그의 곡을 커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네버 영 비치'가 불러일으키는 노스탤지어는 그런 오마주에서 우러나옵니다. 순박한 표정과 구수한 목소리로 불러내는 멜로디는 어쩐지 이전 세대의 오래된 커피숍에 놓여 있는 가구의 나뭇결을 닮았습니다. 낙천적이고 솔직한 가사는 분명 오늘날 젊은이의 초상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 배경에서는 오래된 사진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것은 아마도, '호소노 하루오미'와 같은 일본의 거장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시간을 건너 꾸준하게 새로운 세대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베 유우마'는 그런 터치에 대한 당대의 피드백을 멋지게 만들어낸 것이고요.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가사와 멜로디에서 느껴지는 예스러움과는 별개로 밴드가 뽑아내는 톤 자체는 영미권 인디록의 동시대적인 요소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밴드는 인터뷰에서 '스트록스(The Strokes)'나 '테임 임팔라(Tame Impala)', '알라바마 셰익스(Alabama Shakes)'를 언급하기도 하며, '아베 유우마'의 트위터 계정은 YU_MA_TENGO인데, 이건 누가 봐도 요 '라 텡고(Yo La Tengo)' 애호가의 아이디겠죠. 대개의 빈티지 추종자들이 예전 시대의 톤에 집착하면서도 그 내용에 별다른 회고가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리움을 이끌어오는 메시지와 현대적인 톤의 조합으로 독특한 영역을 펼쳐 내는 '네버 영 비치'의 음악 세계에는 과연 남다른 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집 [fam fam]
 
fam은 가족(family) 내지는 친숙한 (familiar)의 의미로 쓰이는 그 말이 맞고, 아닌게 아니라 그 말의 느낌이 좋아서 앨범의 이름으로 붙였다고 합니다. 1집의 성공과 함께 밴드는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 무대에 올라 다수의 공연을 펼쳐냈고, 연주의 합은 한층 더 새콤하고 달콤하고 쫄깃해졌습니다. 2집 앨범 [fam fam]은 그런 상승세를 타고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모습을 담아낸 역작입니다. 
 
시덥잖은 농담이 나는 제일 좋아 / 화내지 말아줘 외로워서 그러니까 / 천국이 있다면 어떤 느낌이니? 기분은 괜찮아? / 나는 이렇게 있어. 미안 그리운 사람아라고 노래하는 "fam fam", 그대를 꿈에서 만난다면 / 넘치는 말을 이어가자 / 쓸쓸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거야 / 나는 잘 있어 / 손을 흔들어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라고 노래하는 "夢で逢えたら(꿈에서 만난다면)", 밝은 미래의 이야기 / 만약에 우리가 죽어버린다고 해도 / 저 세상에서도 사이좋게 지내자 /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줘라고 노래하는 "明るい未来(밝은 미래)", 아, 너에게는 말할 수 없을거 같아 / 아, 너의 눈을 똑바로 보고 얘기하고 싶어 / 잘 말할 자신은 없지만 / 들어주지 않을래 / 잠들 수 없는 밤이 늘어났어 / 나는 이제 안되겠네 / 아, 네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아 / 아, 너의 눈을 똑바로 보고 얘기하고 싶어라고 노래하는 "お別れの歌 (이별의 노래)" 등, 2집에서는 이전보다 더 깊은 감정을 보다 다양한 시도로 풀어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담으로, '코마츠 나나(小松菜奈)'가 출연한 "お別れの歌(이별의 노래)"의 길고, 좁고, 독특한 뮤직비디오는 사진과 영상을 만드는 일본의 작가 '오쿠야마 요시유키(奥山由之)'가 감독하였습니다. 그는 '네버 영 비치'의 멤버들과 비슷한 또래로 밴드의 3집 앨범 [A GOOD TIME]의 재킷 아트 디렉션과 촬영을 하였으며 수록곡 "Surely"의 뮤직비디오를 감독하기도 했습니다. 궤도에 오른 밴드의 미래와 함께 촉망받는 이 젊은 작가와의 협업도 앞으로 크게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글 : 골든두들(Goldendoo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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