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Sex & Food
- Unknown Mortal Orchestra
- 앨범 평점 5/ 15명
- 발매일 : 2018.04.06
- 발매사 : 리플레이뮤직
- 기획사 : Secretly Canadian, Jagjaguwar
로파이와 알앤비, 포스트펑크와 디스코를 횡단하는 유일무이한 사운드,
언노운 모탈 오케스트라(Unknown Mortal Orchestra)의 ‘Sex & Food’
뉴질랜드 출신으로 현재 미국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루반 닐슨(Ruban Nielson)은 지하실에서 만든 트랙 'Ffunny Ffrends'를 밴드캠프에 업로드하면서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단번에 화제가 됐고, 밴드 언노운 모탈 오케스트라(Unknown Mortal Orchestra: 이하 UMO)는 그렇게 탄생했다. 독특한 로파이 사이키델릭 소울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2011년 셀프 타이틀 데뷔앨범은 인디씬에서 높은 평가를 얻어냈다. 두 번째 정규 앨범 [II]는 에이리얼 핑크스 헌티드 그래피티(Ariel Pink's Haunted Graffiti)를 연상시키는 로파이 사이키델릭에 소울과 훵크 등 다양한 음악을 도입해내면서 UMO 스타일의 로큰롤 앨범으로 귀결됐다. 2015년도에 내놓은 [Multi-Love]는 일전의 베드룸 사운드에서 벗어나 좀 더 화려한 신시사이저와 리듬 편곡을 강화하며, 주요 페스티벌에서 핵심적인 존재가 됐고 관객들을 춤추게 하는 최고의 댄스뮤직을 연주했다.
전작 이후 약 3년 만에 새로운 앨범 [Sex & Food]가 공개됐다. 앨범은 자신의 거점인 포틀랜드 이외에도 베트남 하노이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멕시코 시티, 오클랜드, 그리고 한국의 서울에 이르기까지 밴드가 방문한 전세계에서 녹음됐다. UMO는 그간 두 번의 내한공연을 다녀갔던바 있는데, 서울 녹음 분의 경우 2017년도 내한 당시 건대입구 근처에 위치한 유니온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리드 싱글 'American Guilt'은 로파이한 퍼즈 기타의 음색이 인상적인 트랙으로 마치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을 연상시키는 댄서블하면서도 강렬한 록 트랙으로 완성됐다. 'Not in Love We're Just High'는 반복되는 코드를 통해 후반부로 갈 수록 점차 고조되면서 드라마틱한 전개를 이끌어낸다. 디스코 리듬을 적극 수용한 'Everyone Acts Crazy Nowadays'는 마치 자미로콰이(Jamiroquai)와 저스티스(Justice)의 최신 곡들에 거친 필터를 걸어놓은 듯한 톤이 감각적으로 전개된다. 후반부의 현란한 기타 솔로가 두드러지는 댄서블한 훵크 튠 'Hunnybee', 탈진 직전의 슬로우 잼 트랙 'The Internet Of Love (That Way)', 그리고 'How Many Zeros' 같은 트랙에서도 과거의 빈티지한 촉감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정교한 모양새를 구축해내고 있다.
[Sex & Food]는 로파이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 그리고 보컬과 멜로디 감각은 여전히 변함 없고 다른 것들과 확실히 구별되는 개성적인 톤이 앨범 내내 이어진다. 60년대 사이키델릭의 기색을 남기면서도 R&B에 대한 본격적인 접근, 그리고 포스트-펑크와 디스코를 횡단하는 와중 이런 잡식적인 성향들을 컴팩트하게 정리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다양한 소리들을 UMO의 필터를 통해 압축시켜냈고 이들은 더욱 큰 도약을 이뤄갔다. 현 시대의 조용한 광기를 쿨하게, 그리고 기이하게 비춰내고 있는 작업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