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Oh My God
- Kevin Morby
- 앨범 평점 4/ 11명
- 발매일 : 2019.04.26
- 발매사 : 리플레이뮤직
- 기획사 : Dead Oceans
21세기의 음유시인, 싱어송라이터 Kevin Morby
클래식하면서 시적인 가스펠 락앤롤 [Oh My God]
루 리드(Lou Reed)와 밥 딜런, 그리고 닐 영(Neil Young)에 영향 받아 10대 무렵 기타를 시작한 케빈 모비는 크리피 에일리언(Creepy Alien)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후 캔자스 시티에서 브루클린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밴드 우즈(Woods)의 멤버로서, 이후 비비안 걸스(Vivian Girls)의 캐시 라몬(Cassie Ramone)과 함께 밴드 더 베이비스(The Babies)를 결성하기도 하였다.
그는 데뷔 앨범 [Harlem River](2013)을 통해 솔로 커리어를 시작한다. 2014년도에는 두 번째 앨범 [Still Life], 데드 오션스(Dead Oceans)로 이적하면서 2016년 세 번째 정규 작 [Singing Saw]를 발표한다. 앨범이 피치포크(Pitchfork)에서 베스트 뉴 뮤직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2017년에는 네 번째 정규 앨범 [City Music]은 자신의 라이브 밴드, 그리고 리차드 스위프트(Richard Swift)를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였고, 피치포크에서 8.1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으며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는 등, 큰 화제가 되었다.
2018년에는 잭 화이트(Jack White)의 써드맨 레코즈(Thrid Man Records)를 통해 [Destroyer/Black Flowers] 7인치를, 2013년에는 작고한 제이슨 몰리나(Jason Molina)의 밴드 송즈 오하이아(Songs: Ohia)의 [Farewell Transmission/The Dark Do not Hide It] 12인치를 왁사해치(Waxahatchee)와 함께 발표하기도 하였다.
전작 [City Music]으로부터 2년 만에 공개되는 케빈 모비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Oh My God]. [Singing Saw] 시기 함께했던 샘 코헨(Sam Cohen)이 프로듀서로 참여하였고, 뉴욕 브루클린에서 녹음이 진행됐다. 케빈 모비는 이번 앨범을 두고 종교에 관한 인간의 경험을 외부인의 관점으로 탐구해낸 일종의 컨셉 앨범이라 명명하고 있다. 실제로 수록 곡들 제목에서도 그런 종교적 색채가 일부 묻어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긴박감 있는 리듬 패턴에 멜랑꼴리한 멜로디를 얹어내고 후에는 시네마틱한 풍경을 만들어내는'No Halo'는 이전에 비해 확장된 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트랙이다. 마치 음침한 가스펠처럼 낮고 수상하게, 하지만 온화하고 유유히 흘러가는 트랙 'Nothing Sacred/All Things Wild'에서의 케빈 모비의 저음의 음색은 이따금씩 [The Wall] 시절의 로저 워터스(Roger Waters)가 연상되기도 한다. 'Savannah' 같은 곡에서도 마찬가지로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의 한 음으로 이어지는 형태를 갖춰냈고, 피아노로 시작하는 앨범의 인트로 트랙 'Oh My God'에서는 풍부하고 신비로운 합창, 그리고 유려한 색소폰을 확인할 수 있다. 잔뜩 리버브가 껴있는 상태로 느리고 낮게 유영하는 아름다운 발라드 'Seven Devils', 경쾌한 70년대 피아노 로큰롤과 진지한 분위기를 오가는 'Hail Mary', 풍부한 편곡의 영적인 블루스 'Piss River' 등의 완성도 높은 얼터너티브 성향의 다채로운 곡들로 채워져 있다.
[Oh My God] 앨범은 케빈 모비의 거친 듯 상냥한 음색과 더불어 전체적인 악기의 톤들이 마치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묘한 분위기를 향수를 가져다준다. 그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지극히 정직하게 가고 있고 [Oh My God] 또한 거기에 대한 성실한 해답으로써 완성되었다. 광활한 사막의 미스테리와 도심의 외로움, 그리고 종교적이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지닌 사운드는 덧없이, 그리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폭풍우 치는 밤을 다독여줄 클래식하면서도 시적인,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가스펠 레코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