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Life Sentence
- Violent Definition
- 앨범 평점 5/ 1명
- 발매일 : 2020.02.03
- 발매사 : (주)디지탈레코드
- 기획사 : 폴린엔젤스프로덕션(Fallen-Angels Productions)
2008년도에 그리스에서 결성한 이 4인조의 스래쉬메탈 밴드는 근 10년만에 데뷔작인 본작 Life Sentence를 발표했다. 그 10년의 사이, 그리스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침체라는 말로 표현 못할 경제상황, 실업문제등은 전세계로 퍼져나가 일종의 "표본"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그런 사회적 문제를 다루기 가장 알맞은 장르인 스래쉬 메탈을 통해 무엇을 들려주려 했을까?
음반을 재생시켜보면 먼저 특이하게 인트로를 시원스런 instrumental로 구성한 것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복잡하지는 않지만 스래쉬 메탈 특유의 질주감 속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점차 피치를 올려가는 듯한 무게감을 준다.
이후 시작되는 2번곡 Workaholik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원초적인 질주는 이들의 주제만큼이나 직설적이다. 숙취에 찌는 머리위로 쏟아지는 짜증과 구박, 그리고 나아질 것 없는 하루하루...결국은 Distorted Life인 것이다.
물론 이들은 중반과 후반으로 치달을 수록 종교를 욕하거나(Slaves of Obsession) 전쟁 및 분쟁을 이야기하거나(MDS (Modern Day Society), 그 삐뚤어진 피해의식과 사회에 대한 반감을 폭력적이고 위법한 상황(Life Sentence, Ravenous Revenge)으로 몰고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실 스스로도 이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고 자신이 병들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Insane).
결국 스래쉬메탈은 얌전한 화이트칼라를 위한 음악이 아니고 가만히 앉아 와인을 들며 고개를 외로 꼬고 감상하는 음악도 아니다.
그 일과를 마친 후 피곤한 몸에 맥주를 채워가며 열기 가득찬 공연장에서 거친 연주를 들으며 고개를 흔드는 행위, 그 속에서 좀 더 솔직한 본능을 표출하는 것이 스래쉬메탈인것이다.
그래서 스래쉬메탈은 언제나 반항적이었다. 그것이 제도권이나 국가를 향한 거대한 분노일수도 있고 당장 깨질듯한 숙취를 억누르고 일하는 중에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상사의 짜증에 대한 분노일 수도 있다.
달랑 몇장의 소액권 지폐뿐인 현실에 대한 짜증, 그리고 나아지지 않는 쳇바퀴같은 일터에서의 삶 등이 모두 분노의 대상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지금의 이 대한민국 사회에도 그대로 투영된 것은 아닐까? 결국 분노가 분노를 부르는 사회, 그리고 그 자체에 대한 해답보다는 그 현실을 거칠게 그려낸 음악으로 우리는 위안을 받고 또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나 촌스럽고 무식하더라도 우리는 스래쉬메탈을 사랑하는 것이다.
- 음악평론가 장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