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 농담
- 사뮈 (Samui)
- 앨범 평점 4/ 157명
- 발매일 : 2020.04.03
- 발매사 : 포크라노스
- 기획사 : 사뮈
사뮈의 첫번째 정규앨범 [농담]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아주 섬세하고도 가지각색이지만 각자의 개성을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이 사회로부터, 외로움이나 서글픔을 느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이 앨범이 누군가에게는 농담 같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Credits]
V & G 사뮈
Guitar 유동혁
Bass 배상언
Drums 황영준
Produced by 사뮈, 배상언
Co-produced by 김춘추
Written by 사뮈
Composed by 사뮈(Track 1-12), 배상언(Track 1-3, 5-12), 유동혁(Track 1-3, 6-12), 황영준(Track 1-3, 6-12)
Arranged by 사뮈(Track 1-3, 5-12), 배상언(Track 1-3, 5-12), 유동혁(Track 1-3, 6-12), 황영준(Track 1-3, 6-12), 김춘추(Track 4)
Instruments recorded by 배상언 @slvrtwn, 오형석 @Titan Studio, 곽동준 @Philo’s planet, 김춘추 @우리모두레코딩
Vocal recorded by 배상언 @slvrtwn(Track 1-4 , 6-12), 곽은정 @Kwak studio(Track 5)
Mixed by 배상언 @slvrtwn(Track 1, 5-12), 지승남(Track 2), 이상민(Track 3), 김춘추 @우리모두레코딩(Track 4)
Masterd by 신재민 @Philo’s planet
Album designed by 김 에테르
Photography by 박성진
A film by Iwa(Track 4), Yunah Sheep(Track 5)
1. 아침의 빛
이 곡이 첫 번째 곡이 된 것은 16년 발매된 EP [새벽 지나면 아침]으로부터 시작되어 이번 앨범까지 큰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데 이유가 있었다. 다시 아침이 되었지만 여전히 무엇인가로부터 해방되지 않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어 보인다.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되는 신디사이져는 마치 어스름한 새벽으로부터 해가 떠오르는 것 같고, 가볍게 속삭이는 허밍은 아침의 싱그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2. 당신에겐 솔직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더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과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알아달라는 마음, 그 사이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이 곡의 가사가 가장 마음이 가는데, 그 중에서도 자조적인 편인 ‘그리운 건 여전히 많지만, 많다는 건 좋은 거겠죠.’ 가 애착이 간다.
처음부터 쉬지 않고 달려가는 드럼과 베이스, 때로는 유니즌으로, 때로는 각자의 연주를 오가는 두 기타까지. 연주를 즐기기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3. 봄비
싱어송라이터들의 작업 방식이 대부분 그럴 것 같은데 나는 보통 곡을 쓰며 동시에 편곡의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이 곡을 쓰고 난 후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중간에 노래가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흔하게 넣던 1, 2절 사이의 기타 독주도 없는 이 곡이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과 더 가까이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나의 십 대 시절 즐겨듣던 여러 브릿팝에 대한 오마주로 완성되었다.
4. 그럴 때가 있지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어떤 이유에선지 고민해봐도 알 수 없지만, 여전히 그리울 수 있다는 감정만큼은 다행처럼 느껴진다. 처음으로 나의 곡을 다른 이를 통해 재해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왠지 이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감정을 내가 망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이미 들으셨기 때문에 잘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생각이 적중했다. 오랜 친구 민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5. 난 괜찮아
그다지 관심 없는 사이의 빈말들로부터 시작됐다.
6. 신기루
점점 SNS가 지배해가는 세상에서 내가 잃고 싶지 않았던 것들은 ‘모두 신기루였던가.’라는 의심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의심은 점차 커져가더니 ‘어쩌면 신기루 같은 걸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마음까지 번지게되었다. 이번 앨범에서 베이스의 역할은 기존 사뮈의 음악과는 사뭇 다른데, 이 곡은 특히 다브다 시절의 여민환이 생각나기도 했다.
7. 함께 마시며
모두 슬픔을 한켠에 묻어두고 즐겁게 술을 마시며 웃는 상황이란 것이 참으로 모순적이지만 동시에 실로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앨범의 수록곡 중 가장 연주 비중이 큰 곡이다. 정점을 향해 달려가며 나오는 드럼 솔로에 대해 영준과 함께 할애하는 시간이 참 길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
8. 숨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사는 생각보다 슬프지만 꼭 절절한 슬픔만이 표현 방법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뮈의 음악에서 처음으로 슬랩 연주가 들어갔다. 베이스를 연습하기 싫어하던 10대 시절의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기분이 든다.
9. 두통 없는 삶
편두통을 달고 살던 친구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평소에 두통을 자주 느끼는 편은 아닌데, 해결되지 않는 무수한 고민들에 파묻혀 골치를 썩이던 어느 날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나의 작업 방식에서는 클랩을 넣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상언의 조언으로 클랩을 넣게 됐고, 결과적으로 좀 더 재밌는 곡이 완성되었다.
10. 열대야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이유나 탓을 만들 때가 있지 않나. 나 역시도 그럴 때가 있는데, 모든 감정을 속된 말로 퉁쳐버리면 마음이 편할 때가 있다. 가끔은 그게 독이 될 때도 있지만.
벌스에서 코러스 파트로 넘어가며 디스토션 사운드로 반전되는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상언, 동혁, 영준과 함께 작업할 때 가장 즐거운 부분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줄 때인데, 동혁이 만든 기타 솔로를 들었을 때 이 곡은 이미 완성된 기분이 들었다.
11. 강
애착이 많이 가는 곡이다. ‘새벽 지나면 아침’이라는 곡이 만들어진 시기와 비슷하니 참 오래된 곡인데 그때는 이 곡의 그림이 잘 안 그려졌다. 떠오르는 생각은 많은데 정리되지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게 적당한 것 같다. 이번 앨범을 구상하며 이 곡은 무조건 완성시키겠다는 마음을 가지니 막상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완성됐다. 예전에도 스트링 사운드를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곡의 핵심적인 요소로 사용된 적은 없었는데, 이 곡에 대해서는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12. 빈 역
음악적으로도 가사적으로도 마지막 트랙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김환기 님의 전시를 보고 이 곡을 완성시키게 됐던 것 같다. 일부분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화제란 보는 사람이 붙이는 것. 아무 생각 없이 그린다. 생각한다면 친구들, 그것도 죽어 버린 친구들, 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친구들 생각뿐이다. 서러운 생각으로 그리지만, 결과는 아름다운 명랑한 그림이 되기를 바란다. 김환기, 1972년 9월 14일
이상, 농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앨범 전체 앱에서 듣기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아주 섬세하고도 가지각색이지만 각자의 개성을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이 사회로부터, 외로움이나 서글픔을 느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이 앨범이 누군가에게는 농담 같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Credits]
V & G 사뮈
Guitar 유동혁
Bass 배상언
Drums 황영준
Produced by 사뮈, 배상언
Co-produced by 김춘추
Written by 사뮈
Composed by 사뮈(Track 1-12), 배상언(Track 1-3, 5-12), 유동혁(Track 1-3, 6-12), 황영준(Track 1-3, 6-12)
Arranged by 사뮈(Track 1-3, 5-12), 배상언(Track 1-3, 5-12), 유동혁(Track 1-3, 6-12), 황영준(Track 1-3, 6-12), 김춘추(Track 4)
Instruments recorded by 배상언 @slvrtwn, 오형석 @Titan Studio, 곽동준 @Philo’s planet, 김춘추 @우리모두레코딩
Vocal recorded by 배상언 @slvrtwn(Track 1-4 , 6-12), 곽은정 @Kwak studio(Track 5)
Mixed by 배상언 @slvrtwn(Track 1, 5-12), 지승남(Track 2), 이상민(Track 3), 김춘추 @우리모두레코딩(Track 4)
Masterd by 신재민 @Philo’s planet
Album designed by 김 에테르
Photography by 박성진
A film by Iwa(Track 4), Yunah Sheep(Track 5)
1. 아침의 빛
이 곡이 첫 번째 곡이 된 것은 16년 발매된 EP [새벽 지나면 아침]으로부터 시작되어 이번 앨범까지 큰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데 이유가 있었다. 다시 아침이 되었지만 여전히 무엇인가로부터 해방되지 않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어 보인다.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되는 신디사이져는 마치 어스름한 새벽으로부터 해가 떠오르는 것 같고, 가볍게 속삭이는 허밍은 아침의 싱그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2. 당신에겐 솔직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더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과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알아달라는 마음, 그 사이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이 곡의 가사가 가장 마음이 가는데, 그 중에서도 자조적인 편인 ‘그리운 건 여전히 많지만, 많다는 건 좋은 거겠죠.’ 가 애착이 간다.
처음부터 쉬지 않고 달려가는 드럼과 베이스, 때로는 유니즌으로, 때로는 각자의 연주를 오가는 두 기타까지. 연주를 즐기기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3. 봄비
싱어송라이터들의 작업 방식이 대부분 그럴 것 같은데 나는 보통 곡을 쓰며 동시에 편곡의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이 곡을 쓰고 난 후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중간에 노래가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흔하게 넣던 1, 2절 사이의 기타 독주도 없는 이 곡이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과 더 가까이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나의 십 대 시절 즐겨듣던 여러 브릿팝에 대한 오마주로 완성되었다.
4. 그럴 때가 있지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어떤 이유에선지 고민해봐도 알 수 없지만, 여전히 그리울 수 있다는 감정만큼은 다행처럼 느껴진다. 처음으로 나의 곡을 다른 이를 통해 재해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왠지 이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감정을 내가 망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이미 들으셨기 때문에 잘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생각이 적중했다. 오랜 친구 민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5. 난 괜찮아
그다지 관심 없는 사이의 빈말들로부터 시작됐다.
6. 신기루
점점 SNS가 지배해가는 세상에서 내가 잃고 싶지 않았던 것들은 ‘모두 신기루였던가.’라는 의심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의심은 점차 커져가더니 ‘어쩌면 신기루 같은 걸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마음까지 번지게되었다. 이번 앨범에서 베이스의 역할은 기존 사뮈의 음악과는 사뭇 다른데, 이 곡은 특히 다브다 시절의 여민환이 생각나기도 했다.
7. 함께 마시며
모두 슬픔을 한켠에 묻어두고 즐겁게 술을 마시며 웃는 상황이란 것이 참으로 모순적이지만 동시에 실로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앨범의 수록곡 중 가장 연주 비중이 큰 곡이다. 정점을 향해 달려가며 나오는 드럼 솔로에 대해 영준과 함께 할애하는 시간이 참 길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
8. 숨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사는 생각보다 슬프지만 꼭 절절한 슬픔만이 표현 방법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뮈의 음악에서 처음으로 슬랩 연주가 들어갔다. 베이스를 연습하기 싫어하던 10대 시절의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기분이 든다.
9. 두통 없는 삶
편두통을 달고 살던 친구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평소에 두통을 자주 느끼는 편은 아닌데, 해결되지 않는 무수한 고민들에 파묻혀 골치를 썩이던 어느 날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나의 작업 방식에서는 클랩을 넣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상언의 조언으로 클랩을 넣게 됐고, 결과적으로 좀 더 재밌는 곡이 완성되었다.
10. 열대야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이유나 탓을 만들 때가 있지 않나. 나 역시도 그럴 때가 있는데, 모든 감정을 속된 말로 퉁쳐버리면 마음이 편할 때가 있다. 가끔은 그게 독이 될 때도 있지만.
벌스에서 코러스 파트로 넘어가며 디스토션 사운드로 반전되는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상언, 동혁, 영준과 함께 작업할 때 가장 즐거운 부분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줄 때인데, 동혁이 만든 기타 솔로를 들었을 때 이 곡은 이미 완성된 기분이 들었다.
11. 강
애착이 많이 가는 곡이다. ‘새벽 지나면 아침’이라는 곡이 만들어진 시기와 비슷하니 참 오래된 곡인데 그때는 이 곡의 그림이 잘 안 그려졌다. 떠오르는 생각은 많은데 정리되지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게 적당한 것 같다. 이번 앨범을 구상하며 이 곡은 무조건 완성시키겠다는 마음을 가지니 막상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완성됐다. 예전에도 스트링 사운드를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곡의 핵심적인 요소로 사용된 적은 없었는데, 이 곡에 대해서는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12. 빈 역
음악적으로도 가사적으로도 마지막 트랙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김환기 님의 전시를 보고 이 곡을 완성시키게 됐던 것 같다. 일부분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화제란 보는 사람이 붙이는 것. 아무 생각 없이 그린다. 생각한다면 친구들, 그것도 죽어 버린 친구들, 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친구들 생각뿐이다. 서러운 생각으로 그리지만, 결과는 아름다운 명랑한 그림이 되기를 바란다. 김환기, 1972년 9월 14일
이상, 농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