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윤이상 초기 가곡과 심청 아리아
민족성악가 윤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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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3.5/ 3명
  • 발매일 : 2020.08.26
  • 발매사 : ㈜디지탈레코드
  • 기획사 : 윤인숙
다섯 개의 초기 가곡 - 1, 2, 3, 4, 5번 트랙에 덧붙여
- 이 음반을 내면서
 
나는 1950년에 부산에서 ‘달무리’라는 가곡집을 출판한 바 있으나 책이 몇 군데 서울과 부산의 책방에 배부된 직후에 전쟁이 일어나 종적을 잃어버리고 이 곡들의 존재조차 잊혀지고 말았다.
그 뒤에 한 두곡이 종합가곡집에 실린 적도 있으나 40년이 지난 오늘 나는 이 5개의 가곡을 원형 그대로 음반으로 출반하면서 다시 우리 민족앞에 늦으나마 선보이고 싶어진다.
 
이 곡들은 1945년 전후하여 작곡되었으며 우리 민족의 그 시기의 작곡적인 소재지를 모색 검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곡들을 다시 냄에 있어서 내가 바라는 것은 비록 서양발성법을 구사하는 성악가라 할지라도 약간의 우리 전통음악이나 민요의 선적, 율동적, 색채적인 묘미를 연구해서 불러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1994. 06. 베를린에서
윤 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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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심청(沈淸)’ (1971/1972) - 6, 7번 트랙에 덧붙여
 
이 작품은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대회의 위탁 작품으로 그 해 이 올림픽 전야제에 세계 초연되었다. 서구의 개인주의 사상을 절정을 이루는 지금의 청소년들이 부모에 불효하는 풍조에 대하여 동양사상(도교) 삼계 윤회를 통하여 자식의 희생정신의 승리를 표현함으로써 서구에 커다란 윤리적 충격을 주었다.
첫째 아리아는 심청전의 원본에 없는 장면을 대본작가 하랄드 쿤츠씨가 삽입한 것이다.
 
* ‘친절한 젊은 분에게’ (1막 2장)
 
한 젊은이에게 사랑을 거절하는 아리아. 심청이의 기특한 효도가 이웃동네까지 자자히 소문이 나자 어느 부자집 아들이 심청을 보고 사람을 호소하며 아내로 삼겠다고 청하나 심청은 그 젊은이에게 마음이 쏠리면서도 자기 아버지를 생각하여 거절하는 장면.
 
* ‘지금 나는 떠나야 해!’ (1막 5장)
 
심청이 팔려가기 전날밤에 불쌍한 아버지의 뒷일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잠겨서 노래하는 장면. 그러나 아버지는 아무 영문도 모르고 집에 돌아오면서 ‘청아-’ 하고 부른다.
 
1994. 06.
윤 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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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1972) - 8번 트랙에 덧붙여
 
가곡은 가락(1963), 가사(1963)와 같이 가(歌)자가 붙는 나의 실내악곡 3부작의 하나이다.
가곡은 한국말이며 ‘노래’라는 말이다. 이 곡은 ‘성악적’으로 연주되어야 한다.
많은 표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그러나 ‘극적’이기보다는 ‘서사적’으로 불리워야 한다.
 
여기에 사용된 가사는 중국의 한시에서 군데군데 땄으나 내용의 일관성은 없다. 다만 ‘음성학’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이 곡은 한국의 전통음악에 있는 ‘가곡’에서 그 유창한 소리의 흐름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졌다.
그러나 이 곡은 성부를 하나의 악기소리처럼 취급하였으며 내용있는 일정한 가사를 노래부르는 것이 아니고 독특한 음성학적 요소를 골라 멜로디의 진행에 따라 고저청탁과 강약 또 원근의 변색하는 소리에 맞게 말 아닌 음형, 또는 음질들이 소리에 타고, 부딪치고, 미끄러지곤 한다.
 
성부는 전통적 악보가 아니라 전 성역을 5음역으로 구분하여 대략의 음고를 지정하였으며 선으로 흐르는 음의 굴곡과 장식음을 그렸다. 두 개의 반주악기, 기타와 타악기 주자들은 때때로 성부의 시작과 끝에서, 또는 자신의 음악적 몫에 활기를 주며 또는 음악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의 추임새와 같이 화합한다. 여기 성악가(각 성부 중 어느 소리도 부를 수 있다)가 부르는 가사 아닌 음성학적 요소는 작곡가 자신의 독창적인 것이다.
 
이 곡은 서독의 저명한 기타 주자 지그프리트 베렌트에 위촉하였으며 1972년 10월 25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의 국제음악제에서 그의 부인 클라우디아와 지그프리트 핑크의 타악기, 베렌트 자신의 기타 연주로 세계 초연되었다. 윤인숙 여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곡을 대성공리에 연주하였으며, 작곡자로부터 특별지도를 받은 적이 있다.
 
1989. 07. 베를린에서
윤 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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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여 나뉘어라 (1980) - 9번 트랙에 덧붙여
 
노벨문학상 수상자 넬리 작스(Nelly Sachs) 여사(1891-1970)는 유대인으로 히틀러의 폭정을 피하여 일찍 독일로부터 스웨덴으로 망명했다. 그의 시들은 모두 정치의 폭행과 짓밟힌 양심을 주제로 하여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신랄하게 다루면서 궁극적으로는 인간정신의 승화와 인류의 화해 그리고 평화를 노래하였다. 여러 가지로 나의 정신과 운명에 유사점을 가진 이 위대한 시인의 시에 작곡한 나의 작품이 적지 않다.
첫째의 시에서는 폭정 자체에 대한 규탄뿐 아니라 모든 방관자들, 또 협조자들에게 준엄한 비판을 가하면서 열려있는 죽음의 문안에 둘째의 시, 지저귀는 새를 집어넣었다. 인간과 자연의 세계가 다르면서도 결부시키는 정신... 셋째의 시에서는 죽음의 예감과 말세적 파괴를 눈앞에 그리면서 주검을 상징하는 까마귀의 두 날개, 하나는 하늘을 향하고, 하나는 지옥을 바라보는, 빛으로서 밤은 두 개로 나뉘어라... 그리고... 나는 참혹한 사연들을 보여주리라...고 하면서도 상징적으로 밤 속에서의 ‘빛’을 인간의 희망으로 다루었다.
음악은 다분히 사실적이면서도 시가 갖는 인간정신의 고차원적 해탈을 악기 편성의 색채감과 독주 악기들의 함축성으로 묘사했으며 독창부는 규탄자로서, 또는 대변자로서 극적이면서도 신비적으로 ‘슈프레히게상(Sprechgesang, 대화와 같은 노래)’을 통하여 정경의 분위기를 조성하려 하였다.
이 곡은 독일 윗텐(Witten)시의 위촉작으로 1981년 4월 윗텐의 현대 실내음악제에서 도로시 도로우의 독창과 자르브뤼켄의 앙상블 인테그라쫀의 연주와 한스 첸더의 지휘로 세계초연 되었다.
 
윤 이 상
 
 
[Credits]
 
Composed by 윤이상
Recorded & Mixed by 최세영, 임창덕
 
[Performers]
 
Soprano / 윤인숙 (전곡)
Conductor / 정치용 (6, 7, 9번 트랙)
Piano / 강충모 (1~5번 트랙)
Conductor / Klaus Biling (8번 트랙)
Percussion & Guitar / Jeff Beer (8번 트랙)
 
[Chamber Ensemble] (6,7,9번 트랙)
 
Violin 1 / Willem Block Bergen
Violin 2 / 장혜라
Viola / 강창우
Cello / 이정근
Contrabass / 안동혁
Oboe / 김형섭
Flute / 송영지
Horn / 김영율
Bassoon / 김충배
Clarinet / 김동진
Harp / 박라나
Timpani / 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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