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Satanic Metal Kingdom (Korean Edition)
Impurity
앱에서 듣기
  • 앨범 평점 0/ 0명
  • 발매일 : 2021.03.23
  • 발매사 : (주)디지탈레코드
  • 기획사 : 폴린엔젤스프로덕션(Fallen-Angels Productions)
어둡고 사악한 것이 창궐하는 왕국, 
그 왕국으로 통하는 외성의 문을 여는 키 !
 
 이미 한국의 익스트림 메탈 레이블 Fallen Angels Production이 이들의 베스트 컴필레이션과 스플릿을 발매하고, 또한 2010년대에 나온 이들의 풀렝스를 소개하면서 이제 국내의 블랙메탈 팬들에게도 이 브라질의 블랙메탈 거장의 이름은 낯선게 아니게 되었다.
이들이 1988년부터 쌓아올린 거대한 발자취에 많은 이들이 ‘순수’, ‘진정한’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이나 이들의 음반은 타협점이 없고 좋은 의미로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자신들만의 정체성과 신념을 지켜왔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여기에 2004년도에 나온 이들의 3집 Satanic Metal Kingdom을 소개한다.
수많은 블랙메탈 앨범들이 각각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타이틀에 딱 걸맞는 음악을 보여주는 밴드는 꽤나 드물다. 
하지만 이들의 3집은 Satanic Metal Kingdom이라는 타이틀에 너무나 걸맞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어 이 앨범을 듣는 블랙메탈 마니아들에게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겠다 싶다.
국내에서도 몇 곳의 읍성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지만 중세 유럽이나 남미 등에서는 거대한 성채(Citadel)를 세우고 그 안에서 도시로서의 삶이 영위될 수 있었던 지역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 성채로 이루어진 도시는 하나의 공국이고 도시왕국이기도 했다. 그 거대한 성채는 두터운 돌로 건축된 외벽과 내벽이 몇 겹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포탑과 망루, 미로처럼 꼬인 계단과 진입통로 등으로 외부세력의 침략을 강력하게 방어해 낼 수 있었다.
 
 여기 또 하나의 거대한 성채가 있다. 
이 성채는 오히려 이 세상 각지에서 힘을 모아 가장 사악한 것, 두려운 것, 추악한 것, 음흉한 것들을 가두어놓는 거대한 감옥으로 쓰였다. 
외부의 침입을 방어하는 것이 아닌, 내부의 이탈과 표출을 막는데에 공을 들였다. 
그 안에 갖혀있는 것들은 세상의 오물이요, 거짓된 것들이다. 누군가는 마귀라 하고 누군가는 악령이라고도 한다. 뱀의 혓바닥을 가진 이요, 타락한 천사장이다. 루시퍼라 부르기도 하지만 가장 흔히 불리는 이름은 사탄이다.
이제 이 앨범을 든 블랙메탈 마니아들은 그 성채를 열 수 있는 오래된 키를 가지게 된 셈이다. 
니콜라이 고골리가 쓴 ‘비이’에 나오는 우크라이나의 한 신학교 학생처럼, 우리는 덜덜 떨면서 두터운 문을 열어제끼게 될 것이다.
동명 타이틀인 Satanic Metal Kingdom과 이어지는 Grayish Land of Desolation 이 여러분을 오래된 회랑으로 인도한다. 
태고부터 존재했던 그 어둠이 가득한 공간, 그 곳이 바로 Satanic Metal Kingdom이다. 
10곡의 곡들을 하나하나 듣는 것은 이 사탄의 왕국을 지나는 '천로역정', 혹은 또 하나의 '신곡'인 셈이다.
 
- 음악평론가 장재원 -
앨범 전체 앱에서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