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이발사
윤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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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72명
  • 발매일 : 2010.11.16
  • 발매사 : 포스트뮤직
  • 기획사 : (주)시니즈
[이발사] 혹은 윤영배 – 그 고요한 시작

기타를 든 이발사는 윤영배이다. 신인 아닌 이 신인의 데뷔는 무려 17년 전 제 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규호, 루시드폴(조윤석), 말로(정수월), 이승환, 이한철 등 이제 중견이 된 뮤지션들을 우르르 배출했던 전설적인 해였다. 이한철과 한 팀으로 참가하여 수상한 윤영배는 본인의 이름을 걸고 솔로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실력있는 작곡가이자 작사가로 음악계에서는 꽤 낯익은 이름이 되었다.

은자들이 가득한 하나뮤직이라는 공동체에 스며들었던 그는 장필순, 이규호, 불독맨션 등에 작사/작곡한 곡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특히 장필순의 5집에 “스파이더맨”과 “빨간 자전거 타는 우체부”라는 독특한 노래를 선보인 이후, 장필순 음악 세계의 한 축을 당당히 책임지고 있었고, 조동익, 장필순이 이런 저런 인터뷰 때 눈 여겨 볼만한 후배로 그를 언급했다. 그의 연주와 음성은 하나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바다]와 [겨울 노래]에 “외로운 이층집”, “길들이지 않은 새” 두 곡을 통해 엿들을 수 있었지만, 아직 그는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기타 한 대 소박한 연주로 다섯 곡을 노래, 소박한 EP에 담아 조용히 세상에 내놓았다. 여기까지 오는 데 17년이 흘렀다. 시간에 관한한 발군의 지구력이다. 그 스스로 붙인 그의 이름 <이발사>가 첫 트랙이다. 기타 한 대의 연주라곤 생각되지 않는 풍성한 공간감이 빛나는 전주부터 가벼운 충격이 인다. 머리를 깎는 이야기라곤 전혀 언급되지 않는 이 노래의 두런거림은 사실 이발사의 수더분한 수다에 가깝다. 그의 전작 “빨간 자전거 타는 우체부”를 떠올리게 하는 참신한 이미지의 곡이다.

시간을 돌아 담겨진 노래들에서 도무지 뻔하지 않은, 지극히 삶 그대로를 느끼게 된다면, 그리하여 이 용감무쌍한 진정성에 경이로운 마음이 생기게 된다면, 이 느리고 한결같은 그의 여행에 동행하고 싶어질 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소박하여 아름다운 소리들에, 그 여행을 후회하지 않으리란 기분 좋은 예감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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