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붉은 노을, 골목길 블루스
박완규,엄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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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5/ 3명
  • 발매일 : 2021.11.23
  • 발매사 : (주)디지탈레코드
  • 기획사 : 신촌블루스
6년 만에 정식 공개되는 엄인호와 박완규의 콜라보

최근 엄인호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자신의 기획사인 ‘신촌블루스’를 설립하고 지난해 말 적우와의 공동 작업 앨범인 [Just Blues]를 발표한 것을 필두로, 올 들어서는 신촌블루스의 두 여성 보컬리스트인 제니스의 [Sweet & Blue]와 강성희의 [Rain, Woman & the Other Thing]을 계속해서 공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박완규와 함께한 싱글 두 곡으로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박완규는 알려져 있다시피 1997년 부활의 5집 음반에서 ‘Lonely Night’을 부르며 정식 데뷔했다가 동아기획을 통해 솔로앨범을 발표하며 독립한 후 국내 록 신을 대표하는 보컬리스로 자리매김했고, 현재는 다시 부활의 보컬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박완규와 엄인호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함께 동아기획에서 활동할 때였다. 엄인호는 우연히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신촌블루스의 음악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번에 싱글로 정식 공개되는 ‘골목길’과 ‘붉은 노을’은 이러한 막연한 상상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하겠다.

이 싱글은 2015년 마장 스튜디오에서 이정선과 엄인호의 솔로 음반을 만들자는 제안에서 출발했다. 당시 신촌블루스의 남자보컬은 정선연이었는데, 개인적인 문제로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엄인호는 비슷한 음색을 가진 박완규를 떠올렸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정선연보다 더 높은 키를 가진 박완규의 목소리가 엄인호의 의도에 잘 맞았던 것이다. 하지만 2015년 3월 녹음까지 마친 이 두 곡은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음반 제작 계획이 틀어졌고, 박완규의 개인 활동과도 맞물리며 계약상의 문제가 걸리게 됐기 때문이다.

발매까지 이렇듯 험난한 과정을 거친 두 곡은 녹음된 지 6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붉은 노을’은 신촌블루스의 2014년 앨범인 [신촌블루스 Revival]에 김상우의 음성으로 실렸던 곡이다. 당시 엄인호가 오랜만에 녹음한 레게 스타일의 신곡으로 박완규의 버전은 시기적으로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유사한 편곡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김상우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선연과 같은 낮은 키로 불렀던 반면 박완규는 그렇지 않아 느낌은 사뭇 다르다. 또 신촌블루스 음반은 일종의 ‘연습실 라이브’와 같이 거친 녹음이었지만, 박완규 버전에서는 깔끔하고 정제된 스튜디오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골목길’은 1982년 윤미선의 녹음을 시작으로 엄인호 자신은 물론 그가 참여했던 장끼들, 방미, 예비숙녀 등 많은 가수가 불렀던 대표곡이다. 물론 우리에겐 신촌블루스의 음반에서 레게 풍으로 편곡된 김현식의 버전이 가장 잘 알려졌다. 박완규 역시 현재 국내 록 신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보컬리스트인 만큼 어쩌면 김현식의 버전과 많은 부분 비교될 수도 있는 선곡이었지만, 전혀 다른 편곡 스타일로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블루스에서 이어져 내려온 초기 하드록 스타일의 끈끈하고 여유로운 진행은 자유분방한 일렉트릭 기타, 오르간 연주와 어우러지며 또 한 번의 ‘골라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의미 있는 작업이었지만, 또 정규 앨범을 채울만한 트랙리스트를 만들지 못한 게 아쉽지만 어쩌면 영영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두 곡으로 신촌블루스 아니 엄인호와 박완규의 또 다른 음악세계를 접할 수 있어 무척 다행이다. 앞으로의 활동으로 이어지긴 다소 힘들겠지만, 공연에서의 이벤트 성 콜라보 무대는 한 번쯤 기다려봄직 하지 않을까.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신촌블루스 기획’의 다음 작업은 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글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Guitar 엄인호
Bass 이경남
Drums 신석철
Piano & Organ 안정현
Percussions 김정균
Chorus 강성희, Janis
Recording Studio at 예음스튜디오, 에반스스튜디오, 사운드코리아
Recording Engineer 김용식
Assistant Engineer 임광덕
Mix engineer 김용식
Mastering Studio 사운드맥스
Mastering Engineer 도정회 &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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