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마지막 싱글 보라(Purple)와 무지개에 관하여

무엇이든 마지막이 마지막처럼 마무리되면 진부하다고 생각해 마지막 엔딩 곡이 엔딩 같은 느낌이 아닌, 다시 시작하는 듯 한 곡을 만들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막상 완성된 음악이 결국 내용은 마지막에 관해 담겨 있다는 걸 알고 코웃음이 났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고 한다
'나 이제 네가 더는 궁금하지 않아'
'나도 그러던 참이었어'
'그래 안녕'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과 이별로 모든 관계가 마무리 지어지면 좋으련만
실은 대개 건강하게 매듭진 관계보단 진흙탕에서 뒹군 것보다 더욱 지저분하게 얼룩지고 평생을 잔상에 남을 만 한 상처를 남긴 마지막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너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너도 평행 된 선상에서 같은 무게를 지니고 동일한 속도록 전진해서 중간 지점에서 적당한 강도로 붙어있다가 그것이 들어맞아 퍼즐처럼 완전히 하나가 돼 평생을 하나가 되어 살든지, 아니라면 설설 그 점도가 약해서 자연스럽게 또 비슷한 속도로 천천히 멀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불가능한 사실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나는 무턱대고 믿고 싶다
아니 믿고 있다
어딘가에 분명 내가 나를 바꾸고 포장하지 않아도 그냥 부족한 나의 모습조차 사랑해주고 나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또 그의 완벽하지 않고, 분명 나의 성에 차지 않을 법한 사람임에도 끝없이 내 눈에 사랑스러울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고
그렇기에 나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부딪히고, 아프고,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등지고 살려는 마음이 든대도 나는 끝까지 부딪힐 것이다

그게 내가 배운 사항이니까
이 모든 게 다 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었던 것 같다

Written by 김예지
Produced by 김예지
Mixed by 김예지
Mastered by 김예지
Album Artwork by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