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오후
김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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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33명
  • 발매일 : 2022.08.08
  • 발매사 : 미러볼뮤직
  • 기획사 : 미러볼뮤직, 레이블임
김현창 [오후]


미러볼뮤직, 레이블임이 서점 리스본과 손을 잡고 진행하는 <언어 그 이상>은, 뮤지션 본인의 인생책 또는 서점 리스본에서 추천하는 여러 권의 책 중에서 뮤지션이 1권을 선택. 그를 읽고 영감을 받아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인디 출판사와 인디 뮤지션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며, 인디 컬쳐 간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더 큰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이름처럼 활자에 기반을 두었던 이야기들이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김현창-곡소개]
동경 (憧憬)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함.

[정현주작가-곡소개]
“불행해져서는 안 된다. 아주 많이 해보았다. 새로운 사랑은 우리를 꽉 채우는 그런 사랑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사랑이다.”
허수경 유고집 <가기 전에 쓰는 글들> 9페이지에 적힌 글입니다. 2011년 4월 17일 일기였습니다.
그러나 허수경은 우리 청춘의 시절에 불행을 담당하던 시인이었습니다. 불행이라기보다는 슬픔이 맞을까요.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을 닳도록 읽으며 우리는 슬픔이거나 불행이거나 아픔을 꽃으로 피어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 법도 함께요.

<가기 전에 쓰는 글들>을 건네며 ‘음악이 된다면’ 하고 상상해보았습니다. 책의 표지처럼 보랏빛일까요. 슬픔과 기쁨, 불행과 행복, 차가움과 따뜻함 중간 어디쯤 있는 색 말입니다. 뜻밖에도 저에게는 살구빛이었습니다. 벚꽃이 지는 봄날이고 서쪽에서는 노을이 물드는. 허수경 시인이 세상을 떠난 것은 10월 3일 가을이 한창일 때였습니다만, 노래를 듣고 있으니 구름 위에서 그녀가 봄을 살고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종종 그녀의 눈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허수경 시인은 1992년 독일로 떠나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고고학을 공부하여 발굴 현장을 다녔습니다. 눈에 폐허를 담던 사람. 만약 그녀가 우리를 바라본다면, 눈길이 우리에게 머무른다면 우리에겐 무엇이 와서 닿아 일렁일까요. 분명히 슬픔이겠거니 했습니다만, 3분 34초의 노래가 이제는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사랑 안에 있습니다. 그녀는 사랑이 되었습니다. 노래가 그녀를 소녀로 만들어주어 고맙습니다. 한 번 더 청춘을 살게 될 시인은 다시 길 잃은 사람으로 살아갈까요. 사랑을 동경하는 사람으로 살아갈까요. 길 잃어도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녀가 사실은 이미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앞으로 그러할 것처럼요.

[Credit]

Written by 김현창
Arranged by 김현창, 허은지
Vocal 김현창
Classic guitar 김현창
Piano 허은지
Recored At DBG
Mixed by 주대건
Mastered by 전훈 at SONICKOREA (Assist. 신수민)
Artwork by 한차연
M/V 유지인(@mayinyou)
A&R Management by 박지영
Executive Producer 미러볼뮤직, 레이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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