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나태한 극장
뮤라드 (Mul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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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매일 : 2023.04.28
  • 발매사 : 주식회사 블렌딩
  • 기획사 : Dramatic UNION
소설 속 돈키호테. 그의 마음속에 열리는 극장을표현해 봤습니다.
머리는 아는데 마음과 몸이 쉽사리 따라주지 않는 나태한 우리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의 찬란했던 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물론 허풍이지만요.

옆에서 장단을 맞추며 연주하던 관객들은 찬란한 시간에 갇힌 극장을 사랑했지만
꺼져가는 이야깃 불의 온기는 점차 작아져가고 결국 사라져버렸죠.

찬란하고 소중한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나태한 극장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뮤라드 [나태한 극장(LAZY THEATER)]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라만차의 돈키호테’는 현대 예술을 하는 이들이 유독 사랑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스스로 방랑 기사가 된 한 사나이가 말뿐인 기사도를 조롱하며 세상과 몸을 부딪쳐 깨달아가는 생의 이치를 재치 있게 그린 작품은 겉으로 보기엔 온통 익살스럽지만, 그 안에는 세상만사에 대한 갖은 풍자가 난무하는 비유와 묘사의 문학적 전장(戰場)이 펼쳐진다. 해학의 칼날이 비단 상대에게만 향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필요하다면 자신마저 이야기의 제물로 내던져질 모든 준비가 갖춰진 소설과 주인공은 수 세기에 걸쳐 예술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오래도록 다시 새롭게 쓰이고 있다.

뮤라드의 새 싱글 ‘나태한 극장’ 역시 ‘돈키호테’의 영향 아래를 자처한 무수한 노래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노래의 조금 다른 결은, 소설 속 돈키호테의 여정을 따라가거나 결정적 장면을 재연하는 것이 아닌, 주인공의 태도를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용맹한 무용담을 꿈꾸며 쉬지 않고 싸워온 곡의 화자는 이제 아무도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초라한 극장 빈 터에 앉아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찬란한 미래를 반복해 중얼거린다. 뮤라드는 여기에 머리로는 알지만, 몸이 쉽게 따르지 않는 나태한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한다. 눈앞에서 무슨 일이라도 당장 벌어질 것 같은 의뭉스러운 연주로 시작해 블루스와 전통 장단 사이 그 어딘가에 놓인 리듬을 따라 흘러가다 풀 밴드 연주와 호쾌한 코러스가 드라마틱한 후반까지 좀처럼 쉬지 않는 노래는 무려 6분 가까운 시간 동안 기세 좋게 휘몰아친다. 되새김질할 것이 과거의 유산뿐이래도 내 알 바냐는 듯,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어서 오라고 이리 오라고 넉살 좋게 손짓한다.

밴드 이름 뮤라드(Mullad)는 뮤지컬과 발라드라는 두 장르명을 섞어 만든 합성어다. 적어도 ‘나태한 극장’에서의 발라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국형’ 발라드가 아닌 중세 시대 음유시인들이 불렀던 시와 노래의 형식을 뜻하는 발라드(Ballad)의 본뜻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익숙한 고전의 힘을 빌려 더 힘찬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바탕 늘어놓는 패기가 예사롭지 않다. 뮤라드의 이름으로 상상할 수 있는 음악의 장이 한 페이지 더 펼쳐졌다.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Composed 김찬수 김유정
Lyrics 김찬수

Vocal 김찬수
Piano 김유정
Guitar 지도현
Drum 이범희
Bass 선다빈
Sytnthsizer 이효진
Alto Saxophone 양현욱(Yangbro)
Trumpet 한동호
Trombone 김민수
Chrous 김동준 신채희 정수인 전효섭
Art Work Design : oyat_li
Recording : 인천음악창작소
Mixing : 인천음악창작소, Link Lab studio
Mastering : Sonority Mastering (소너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
production/Support 인천음악창작소

Thanks to. 임동윤,기찬진, 최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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