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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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rything is alive
- Slowdive
- 앨범 평점 4.5/ 9명
- 발매일 : 2023.09.01
- 발매사 : 리플레이뮤직
- 기획사 : Dead Oceans
90년대 오리지널 슈게이저 시대를 이끈 드림팝/슈게이징의 거인, slowdive
1989년 결성 후, 인디 명문 크리에이션과 계약해 1990년 [Slowdive] EP로 데뷔, 이후 [Just for a Day], [Souvlaki]라는 걸작을 차례대로 내놓았다. 1995년 새로운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드러머 사이먼 스콧이 떠나고 완성된 [Pygmalion] 발매 후 밴드 역시 해체를 하게 된다.
슈게이즈 붐이 끝났음에도 슬로우다이브의 음악은 다양한 곳에 영향을 끼치면서 클래식으로 분류됐고, 오히려 활동 당시보다 더욱 고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불현듯 밴드의 트위터가 개설되고 재결성이 발표되며 투어 일정이 잡힌다. 슬로우다이브에 앞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 Valentine)이 먼저 재결성을 했고, 이후에는 라이드(Ride) 또한 재결성하게 됐다. 2017년, 22년 만의 앨범 [Slowdive]를 발매했고, 이는 UK 차트 16위, 그리고 빌보드 차트 50위를 기록하면서 기념비적인 복귀작이 됐다. 2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런 소리를 다시금 체험할 수 있는 것은 팬들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감개무량한 일이었다.
현역 슈게이즈 아이콘이 들려주는 위대한 떨림 [Everything Is Alive]
2017년 성공적인 컴백 이후 슬로우다이브는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다. 그 사이 한국의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기도 했는데, 긴 공백기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성공적인 투어 활동 또한 진행해갔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우리 앞에 또 다른 신작이 도착하게 됐다.
재결성 이후 두 번째 앨범인 [Everything Is Alive]는 2020년 사망한 레이첼 고스웰의 어머니와 사이먼 스콧의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작품이 됐다. 레이첼 고스웰은 앨범 발매에 앞서 자신 중 일부에게 개인적으로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언급한 바 있다. 스튜디오에서 모듈식 신시사이저로 다양한 실험을 했던 닐 할스티드는 이번 앨범이 보다 미니멀한 전자 음악 레코드가 될 것이라 예고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리버브로 가득한 기타들을 쌓아 올려 나가는 밴드의 기존 개념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밴드 구성원들은 모두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좋은 부분은 모두가 중간에서 만나는 지점이라 말했는데 이번 앨범 또한 바로 그런 조건을 충족하는 작품이 됐다.
첫 싱글 'Kisses'는 그 어느 때보다 몰입감 있는 소리로 완성됐다. 코러스와 리버브로 무장한 아르페지오와 미들 템포의 구성은 가장 확실한 팝의 순간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닐 할스티드는 지금은 어두운 레코드를 만드는 것이 맞지 않다면서 절충적이면서 희망적인 작품을 만들려 했다 언급했다. 그리고 'Kisses'는 슬로우다이브와 드림팝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두 번째로 공개된 싱글 'Skin in the Game'에서 닐 할스티드의 숭고하면서도 쓸쓸한 보컬이 안개 속에서 눈부시게 비집고 흘러나온다. 슬로우다이브 특유의 은은한 사운드의 벽과 리버브 가득한 드럼 위에 떠 있는 목소리 사이 악기들의 반짝이는 레이어가 아름답고 다이나믹하게 층을 이뤄낸다. 90년대 슬로우다이브에서 우리가 좋아했던 요소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트랙이다.
신시사이저로 시작해 서서히 노이즈의 층을 늘려가는 'Shanty'나 'Alife' 같은 트랙들의 경우 오히려 슬로우다이브에게서 영향받았던 뮤(Mew)나 후기 켄트(Kent) 같은 북유럽권 밴드들의 뉘앙스가 감지되는 것이 흥미롭다. 신시사이저의 경우에는 'Chained to a Cloud' 같은 트랙에서도 두드러지는데 [Pygmalion] 시기와는 차이가 있는 접근방식이라 하겠다. 평화롭게 침잠하는 연주 곡 'Prayer Remembered', 느리게 무중력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Andalucia Plays'의 경우 어쿠스틱 기타의 활용이 목가적인 분위기 또한 제공해내고 있지만 앨범의 대부분의 트랙들은 비교적 빠른 BPM의 곡들을 다뤄내고 있다. 마지막 트랙 'The Slab'에서도 중독성 있는 기타 아르페지오와 풍부한 공간계 사운드 사이 급박한 드럼이 곡의 흐름을 끌어 올려낸다.
재결성 이후에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밴드 활동은 새로운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여전히 또 다른 훌륭한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미 고전이 된 밴드가 계속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팬 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상황들이 흥미롭다. 기존 자신들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몰입감 있는 작품을 완수해냈고 여기에는 회고적인 면들 보다는 새로운 발견들이 다수 존재한다. 무거운 음과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만 필연적으로 희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작품이 됐고 "모든 것이 살아있다"는 앨범의 제목에서 유추 가능하듯 빛나는 삶의 본질과 그 안에 있는 보편적인 접점을 밴드는 주의 깊게 탐구하고 있다.
슬로우다이브는 아름답고 압도적인 소리의 벽을 통해 슈게이징이라는 장르의 주인으로서 자신만의 방식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감정적인 카타르시스로 무장한 안온한 떨림이 존재한다. 부드럽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노이즈는 흐릿한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며 섬세한 우아함과 숨이 멎을 듯한 반짝임을 바탕으로 슬로우다이브는 미묘하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노래는 어둠 속에서 시작하지만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고, 이 빛은 무척이나 오랜 시간동안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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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결성 후, 인디 명문 크리에이션과 계약해 1990년 [Slowdive] EP로 데뷔, 이후 [Just for a Day], [Souvlaki]라는 걸작을 차례대로 내놓았다. 1995년 새로운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드러머 사이먼 스콧이 떠나고 완성된 [Pygmalion] 발매 후 밴드 역시 해체를 하게 된다.
슈게이즈 붐이 끝났음에도 슬로우다이브의 음악은 다양한 곳에 영향을 끼치면서 클래식으로 분류됐고, 오히려 활동 당시보다 더욱 고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불현듯 밴드의 트위터가 개설되고 재결성이 발표되며 투어 일정이 잡힌다. 슬로우다이브에 앞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 Valentine)이 먼저 재결성을 했고, 이후에는 라이드(Ride) 또한 재결성하게 됐다. 2017년, 22년 만의 앨범 [Slowdive]를 발매했고, 이는 UK 차트 16위, 그리고 빌보드 차트 50위를 기록하면서 기념비적인 복귀작이 됐다. 2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런 소리를 다시금 체험할 수 있는 것은 팬들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감개무량한 일이었다.
현역 슈게이즈 아이콘이 들려주는 위대한 떨림 [Everything Is Alive]
2017년 성공적인 컴백 이후 슬로우다이브는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다. 그 사이 한국의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기도 했는데, 긴 공백기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성공적인 투어 활동 또한 진행해갔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우리 앞에 또 다른 신작이 도착하게 됐다.
재결성 이후 두 번째 앨범인 [Everything Is Alive]는 2020년 사망한 레이첼 고스웰의 어머니와 사이먼 스콧의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작품이 됐다. 레이첼 고스웰은 앨범 발매에 앞서 자신 중 일부에게 개인적으로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언급한 바 있다. 스튜디오에서 모듈식 신시사이저로 다양한 실험을 했던 닐 할스티드는 이번 앨범이 보다 미니멀한 전자 음악 레코드가 될 것이라 예고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리버브로 가득한 기타들을 쌓아 올려 나가는 밴드의 기존 개념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밴드 구성원들은 모두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좋은 부분은 모두가 중간에서 만나는 지점이라 말했는데 이번 앨범 또한 바로 그런 조건을 충족하는 작품이 됐다.
첫 싱글 'Kisses'는 그 어느 때보다 몰입감 있는 소리로 완성됐다. 코러스와 리버브로 무장한 아르페지오와 미들 템포의 구성은 가장 확실한 팝의 순간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닐 할스티드는 지금은 어두운 레코드를 만드는 것이 맞지 않다면서 절충적이면서 희망적인 작품을 만들려 했다 언급했다. 그리고 'Kisses'는 슬로우다이브와 드림팝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두 번째로 공개된 싱글 'Skin in the Game'에서 닐 할스티드의 숭고하면서도 쓸쓸한 보컬이 안개 속에서 눈부시게 비집고 흘러나온다. 슬로우다이브 특유의 은은한 사운드의 벽과 리버브 가득한 드럼 위에 떠 있는 목소리 사이 악기들의 반짝이는 레이어가 아름답고 다이나믹하게 층을 이뤄낸다. 90년대 슬로우다이브에서 우리가 좋아했던 요소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트랙이다.
신시사이저로 시작해 서서히 노이즈의 층을 늘려가는 'Shanty'나 'Alife' 같은 트랙들의 경우 오히려 슬로우다이브에게서 영향받았던 뮤(Mew)나 후기 켄트(Kent) 같은 북유럽권 밴드들의 뉘앙스가 감지되는 것이 흥미롭다. 신시사이저의 경우에는 'Chained to a Cloud' 같은 트랙에서도 두드러지는데 [Pygmalion] 시기와는 차이가 있는 접근방식이라 하겠다. 평화롭게 침잠하는 연주 곡 'Prayer Remembered', 느리게 무중력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Andalucia Plays'의 경우 어쿠스틱 기타의 활용이 목가적인 분위기 또한 제공해내고 있지만 앨범의 대부분의 트랙들은 비교적 빠른 BPM의 곡들을 다뤄내고 있다. 마지막 트랙 'The Slab'에서도 중독성 있는 기타 아르페지오와 풍부한 공간계 사운드 사이 급박한 드럼이 곡의 흐름을 끌어 올려낸다.
재결성 이후에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밴드 활동은 새로운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여전히 또 다른 훌륭한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미 고전이 된 밴드가 계속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팬 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상황들이 흥미롭다. 기존 자신들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몰입감 있는 작품을 완수해냈고 여기에는 회고적인 면들 보다는 새로운 발견들이 다수 존재한다. 무거운 음과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만 필연적으로 희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작품이 됐고 "모든 것이 살아있다"는 앨범의 제목에서 유추 가능하듯 빛나는 삶의 본질과 그 안에 있는 보편적인 접점을 밴드는 주의 깊게 탐구하고 있다.
슬로우다이브는 아름답고 압도적인 소리의 벽을 통해 슈게이징이라는 장르의 주인으로서 자신만의 방식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감정적인 카타르시스로 무장한 안온한 떨림이 존재한다. 부드럽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노이즈는 흐릿한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며 섬세한 우아함과 숨이 멎을 듯한 반짝임을 바탕으로 슬로우다이브는 미묘하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노래는 어둠 속에서 시작하지만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고, 이 빛은 무척이나 오랜 시간동안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