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설산처럼
송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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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매일 : 2024.01.23
  • 발매사 : (주)뮤직몬스터
  • 기획사 : 큐오뮤직
내 앞에는 항상 산이 있었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고, 능선의 생김새가 무엇을 닮았는가 상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 산꼭대기에 오르겠노라고 했지만, 나는 여태껏 저 산꼭대기에 오르지 못했다.

언젠가, 나는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아버지는 설산에 오르려다가 어느 마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재작년 여름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는 유언을 남기셨는데, 유언 중 하나가 히말라야 설산이 보이는 ‘문시아리’라는 어느 마을의 언덕에서 당신의 유골 중 일부를 바람에 날리라는 것이었다. 나와 내 동생은 아버지의 유골을 모시러 그렇게 히말라야 설산으로 향했다.

그 길에 잊지 못할 감사한 여러 인연을 만났다. 낯선 두 사내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방을 내어주고 먹거리를 내어주는 이들이 있었고, 우리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공감해 주는 이들도 있었다.

히말라야 깊은 설산 속에 자리한 라다크라는 곳에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나고 자란 어느 영화감독을 만났었는데, 그는 자신의 주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있었다, 그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인데,

2010년. 라다크에 갑작스러운 폭우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집을 잃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재난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막과 눈길에 온몸을 엎드려 절하는 오체투지(gotchak)를 했다고 한다.

그런 그들에게 그저 미안했다.



저 산에 오르려 저 산을 노려 보고만 있는 나에게, 이제는 바람이 되신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온 세상에 온몸으로 엎드려 절하며 아주 느리게 한 고개 고개를 가고 있는 저들을 보라.'



통기타를 기반으로 만든 노래에 벤디르(Bendir) 라는 중동의 타악기와 인도의 하모니엄(Harmonium) 을 연주하여 과거 실크로드의 경로이기도 했던 라다크의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

설산이 보이는 민주지산자락의 겨울. 아버지의 49재를 지냈던 보리도원에서 ‘설산처럼’을 녹음했다.







Write a song, Vocal, Instruments, Mix, Album Artwork by 송인효

Mastered by 강경덕 (lamp sound)

Album Photo by 환타 전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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