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 속절없이 떠나가는 별들은 야속하게도 안녕을 기했다
- SOHA
- 앨범 평점 0/ 0명
- 발매일 : 2024.08.15
- 발매사 : 주식회사 블렌딩
- 기획사 : SOHA
어쩌면 시간이 멈춰버렸는지도 모른다. 갈색 커튼은 창문을 완벽히 가려뒀고 굳고 단단한 문은 공기의 흐름조차 막아버렸다. 작은 방에는 째깍거리는 시계도 없었고 아주 희미하게 울리는 둔탁한 건물의 흔들림만이 조용하게 울렸다.
노을 같은 빛의 전등이 은은하게 사방을 밝혔다. 오래된 지구본, 낡은 악기, 조금 먼지가 쌓인 여행지의 기념품들, 즐겨 읽는 소설책들, 나란히 걸려있는 옷, 푸근한 이불이 놓인 침대. 몇 년째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정체된 공간에 분명 시간은 멈췄을 테다.
그 얼어붙었던 공간을 깨고 네가 들어왔다.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조용히 호흡하며 나의 책장을 들여다보는 네가 여기 있다. 새근거리는 소리에 건물의 울림은 전부 지워지고 작은 손짓에 홀연히 바람이 일었다. 너라는 한 사람이 나의 시간을 밀어 넘기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내가 내어준 따뜻한 찻잔을 양손에 쥔 너를 바라보았다. 흥미롭게 앞을 주시하는 그 순진한 눈동자는 수많은 질문을 품고 있었다. 천천히 그리고 덤덤히 너의 질문에 답하고, 함께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을 읽고, 삐걱거리는 지구본을 돌려보며 세계여행을 떠나고, 졸업앨범 속 추억을 풀어나갔다.
어느새 달은 빌려 입은 옷을 벗고 태양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다. 나는 사라지는 별들에 처음으로 빌었다. 다시 한번, 시간을 멈춰주세요. 영원히 이 방에서 단둘이 지내게 해주세요. 속절없이 떠나가는 별들은 야속하게도 안녕을 기했다.
[CREDIT]
Written by SOHA
Composed by SOHA
Arranged by SOHA
Piano, Orchestrated by SOHA
Mixed by SOHA
Mastered by 권남우 @821sound
앨범 전체 앱에서 듣기
노을 같은 빛의 전등이 은은하게 사방을 밝혔다. 오래된 지구본, 낡은 악기, 조금 먼지가 쌓인 여행지의 기념품들, 즐겨 읽는 소설책들, 나란히 걸려있는 옷, 푸근한 이불이 놓인 침대. 몇 년째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정체된 공간에 분명 시간은 멈췄을 테다.
그 얼어붙었던 공간을 깨고 네가 들어왔다.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조용히 호흡하며 나의 책장을 들여다보는 네가 여기 있다. 새근거리는 소리에 건물의 울림은 전부 지워지고 작은 손짓에 홀연히 바람이 일었다. 너라는 한 사람이 나의 시간을 밀어 넘기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내가 내어준 따뜻한 찻잔을 양손에 쥔 너를 바라보았다. 흥미롭게 앞을 주시하는 그 순진한 눈동자는 수많은 질문을 품고 있었다. 천천히 그리고 덤덤히 너의 질문에 답하고, 함께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을 읽고, 삐걱거리는 지구본을 돌려보며 세계여행을 떠나고, 졸업앨범 속 추억을 풀어나갔다.
어느새 달은 빌려 입은 옷을 벗고 태양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다. 나는 사라지는 별들에 처음으로 빌었다. 다시 한번, 시간을 멈춰주세요. 영원히 이 방에서 단둘이 지내게 해주세요. 속절없이 떠나가는 별들은 야속하게도 안녕을 기했다.
[CREDIT]
Written by SOHA
Composed by SOHA
Arranged by SOHA
Piano, Orchestrated by SOHA
Mixed by SOHA
Mastered by 권남우 @821s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