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This Is Why We Are Falling For Each Other
트램폴린 (Trampau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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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26명
  • 발매일 : 2011.08.18
  • 발매사 : NHN벅스
  • 기획사 : 파스텔뮤직
신스팝의 뉴웨이브 그 중심에 서 있는 트램폴린 정규 2집 [THIS IS WHY WE ARE FALLING FOR EACH OTHER]
유쾌하고도 섬세한 멜로디, 가벼운 춤을 이끌어 내는 해변 일몰 간지 사운드
 
모두들 이제는 공중에서 가볍게 춤추리라. 새로운 리듬과 사운드가 이곳에 피어났다.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지금 이곳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이곳은 10년 전 인디씬이 태동했을 때와 비슷한 뜨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장소들이 난데없이 출몰한다. 그건 얼마 전까지 방치되었던 상가 건물일 수도 있고, 해밀턴 호텔 건물의 빈 공간일 수도, 서교지하보도일 수도 있다. 팬들은 묻힌 보석을 캐러 유목민들처럼 장소들을 이동한다. 그리고 날 것 그대로의 장소들에서 한 점 부끄럼 없는 태도를 가진 뮤지션들의 새로운 시도와 제대로의 음악을 만나게 된다. 보석을 발견한 사람들 사이에 밀담처럼 이야기가 오간다. 이곳에 새로운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고. 트램폴린은 이들 사이에 오가는 이름이며 이 음악씬의 뉴웨이브이다. 독특한 리듬과 오묘한 분위기를 가진 트램폴린은 지금 이 음악적 시공간에서'쿨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혹자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가벼이 몸을 끄는 리듬을'테니스를 칠 때 공과 호흡하며 밟는 스텝의 리듬'이라 얘기하고, 신스 팝이면서도 자연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들의 사운드는'해변 일몰 간지 사운드'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공연 때 차효선이 추는'형언할 수 없는 춤사위'와 김나은의 화려한SG 기타 플레이의 앙상블은 화제가 된 지 오래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뜨거운 열기와 쿨한 태도를 잡고 싶은 갈증이 솟는 당신에게 트램폴린이 'Anthropology'에서 노래한다. '나를 따라와! 나도 널 따라갈게! ('You follow me! I follow you!')'라고.
 
신기루로 변하는 도심의 밤 - 2010년 9월 라이브 음악 블로그 렉앤플레이(recandplay.net)에는 세 편의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국내에 흔치 않은 여성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트램폴린이 동십자각 지하보도와 한밤의 택시정거장에서 라이브를 하는 영상이었다. 빈티지 신스와 샘플러를 연주하며 춤추는 차효선과 묵묵히 기타를 연주하는 김나은의 대조적인 모습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지만, 이 영상들이 특별히 화제가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도심의 공간들은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이어진 촬영에 의해 평소 감춰져 있던 비현실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트램폴린의 모습은 그 신기루 같은 공간이 그들을 위해 준비되기라도 한 것처럼 어울렸다. 튀기는 테니스 공의 리듬 같은 음악 - 2008년 발매돼 세련되고도 이색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던 1집 [트램폴린] 이후 3년, 차효선은 역동적인 리듬감과 아름다운 멜로디 감각을 함께 지닌 기타리스트 김나은을 만나 듀오의 형태를 꾸리게 되었고, 김나은의 때로 글래머러스하고 때로 청명한 연주로 한층 매력을 더하게 되었다. 또한 서울 패션위크 mvio 컬렉션의 음악 감독으로도 익히 알려진 DJ 은천이 프로듀서로 합류하면서 몽롱하고 은은하던 트램폴린의 음악은 더욱 탄탄한 비트와 섹시한 사운드로 힘을 얻었다. 또한 탄탄한 음악성을 지닌 다양한 뮤지션들이 가세, 트램폴린의 2집 앨범 수록곡들을 해석해내고 리믹스한 트랙들이 전무후무하게 아티스틱한 리믹스 앨범으로 만들어져 초도 한정으로 보여지게 된다.
 
트램폴린의 두 번째 정규앨범 [THIS IS WHY WE ARE FALLING FOR EACH OTHER]는 시작부터 통통 튀는 비트가 유쾌하게 흐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가벼운 춤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무작정 밝기만 한 음악은 아니다. 트램폴린의 가사는 '악마에게 심장을 가져가 달라고 빌어'야 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린 마음에서 시작되거나 ('Little Animal'), 급작스러운 사랑이 시작하자마자 어긋나며 혼란스러워 하기도 하고('D.B.R.'), "물러날 수 없는 복싱 링 위에 선' 듯한 사랑의 후일담('History Of Love')을 노래하기도 한다. 팬들에겐 이미 라이브를 통해 익숙해진 "Be My Mom's Lover"도 연인이 아닌 가족이라면 사랑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랑의 허무함을 이야기한다. 멜로디와 연주도 앨범 전체에 걸쳐 미묘한 우수를 섬세하게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램폴린의 음악은 즐겁다. '네가 자전거를 훔쳐본 적이 있다는 걸 알지만 비밀로 해줄 테니 오늘밤 나를 집에 데려다 달라'는 유쾌한 유혹('Bike'), 서로의 다름에 호기심을 느끼는 사랑을 문화인류학에 비유하여 '나는 인류학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학생이라네, 너도 날 따라오렴!'이라 외치는 'Anthropology' 등 곳곳에 위트가 넘친다. 자기 선언적인 첫 트랙 "Little Animal"에서'작은 동물이 거리를 걸어가며' 바라보는 세상은 그런 유머의 창을 거치고 있다. 그런 삶에 대한 긍정이 안타까운 순간에도 트로피컬한 기타나 짓궂은 신스 등의 사운드를 양념으로 하여, 더없이 유려한 팝으로 정제돼 흘러나온다. 신기한 일들이 잔뜩 일어나는 세상처럼 곡들을 둘러싸는 독특하고 다채로운 사운드의 신스. 그 속에서 차효선의 목소리는 우아하고 김나은의 기타는 침착하다. 차라리 중성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과장이 없고 담담하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삶과 사랑, 갈망과 희망의 이야기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어우러진 기타와 보컬처럼 지극히 인간적인 색채로 반짝인다. 진실한 이야기를 과장되지 않게 긍정을 담아 할 수 있는 것이 트램폴린이 가진 쿨한 매력의 정체가 아닐까? 사람들과 각자의 이야기들로 뜨겁게 메워져 있던 도심. 그곳에 서늘한 밤공기가 내려앉을 무렵, 덤덤한 표정으로 작은 동물이 걸어간다. 사뿐사뿐, 춤추는 듯한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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