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Fantasy Film
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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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13명
  • 발매일 : 2013.03.21
  • 발매사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 기획사 : Documents Inevitable

관록과 싱그러움을 고루 갖춘 특별한 보컬리스트 유하라가 들려주는 한 편의 동화, 가슴 한 켠의 추억 [Fantasy Film]

재즈와 라틴 음악 분야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온 보컬리스트 유하라는, '코바나(Orquesta Cobana)', '로스 아미고스(Los Amigos)' 등 여러 밴드의 일원으로서 음반과 라이브 활동을 통해 그간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동시에 다양한 드라마 작품의 사운드 트랙을 빛내며 보다 폭넓은 대중에게도 자신의 매력을 각인시켜 왔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뿐 아니라 미국, 콜롬비아, 중국, 일본 등지의 수많은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전 세계로부터 갈채를 받았으며, 몇몇 음악대학을 비롯한 다수의 교육기관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봄 햇살처럼 싱그러운 로맨티시즘이 반짝이는 싱글 "Fantasy Film"은, 동화 속 유쾌한 세상을 그린 한 편의 판타지 영화처럼 시종 기분 좋은 몽유가 가득한 곡이다. 꿈꾸듯 신비한 상상의 나래를, 꿈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유하라는 나긋이, 그러나 흥미진진하게 노래하고 있다. 단정한 리듬의 기타와 생기발랄한 터치의 피아노 위로 유하라의 노래, 실존하는 이 소리는, 단지 허구의 노랫말 속 환상의 세계보다도 어쩌면 더 동화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멀리 남국에서 온 다채로운 타악기들은 저마다 독특한 음색으로, 때로는 어깨 위의 파랑새처럼 귓가를 간지럽히고 또 때로는 바다를 가르는 흰고래처럼 자유로이 부유하며, 마법의 문 저쪽 미지의 장소를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듯 입체적으로 윤색해 듣는 이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노래는 물론이거니와 작사와 작곡 그리고 편곡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부분 아쉬울 것 없이 수려한, 유하라의 고른 음악성을 엿볼 수 있다.

커플링된 "그 말, 내게만 했던" 역시 유하라 오리지널의 발라드 넘버로, 이별을 얘기하고 있음에도 결코 넘치는 법 없이 진솔하게 옛 추억을 더듬어 나가는 화자의 담담한 태도가 이별의 비감을 도리어 배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누구라도 가슴 한 켠에 묻어 뒀을 '그 말'들을 스스로 들추어 곱씹기에 충분할, 마음의 여백을 선사해 준다. 가수로서, 또 창작자로서, 유하라의 원숙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한 조각 쓸쓸한 바람에도 이내 바스러질 듯 섬세한 화성 운용에 따라 소복이 쌓여 흐르는 코러스는 빛 바랜 이별의 정서에 신비로움을 더하는데, 순간, 애틋한 선율 너머 노랫말과 편곡의 조화가 이보다 적절할 수 없다. 세월을 겪으며 추억은 차츰, 흐려지되, 신비로운 울림을 머금기 마련이니까. 바로 그 세월 저 편의 연인이 되어 함께 노래하는 이는 작사가이자 음악 교육가로도 잘 알려진 기타리스트 김정배다. 문득 들려오는 이 남자의 독백이며 회상은 흡사 아득한 추억 속 못내 그립던 그 음성인 듯 먼 곳에서 아련히 다가와, 짧은 이 곡에 한결 긴 여운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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