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세기말 반동자
포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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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60명
  • 발매일 : 2013.06.19
  • 발매사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 기획사 : 카바레사운드

세기말 반동자여! 시든 이 땅에 꽃을 피우자! '20세기 말에 태어나 21세기를 살아가며 변화되는 시대 적응과 함께 지켜야할 20세기의 어떤 것들, 우리는 그것들을 지키고 대변하는 세기말 반동자이다.' _ 포브라더스!

멋진 공연을 해냈지만 다 뿜어내지 못한 열정을 아쉬워하며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포브라더스. 2011년 카바레사운드와 만나 앨범을 제작하게 되었고 2년 동안의 작업을 마치고 2013년 뜨거울 여름에 첫 번째 앨범 [세기말 반동자]를 발매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며 과거를 지키고 대변하는 '세기말 반동자'라 칭하는 것처럼 이번 첫 번째 앨범에선 초기 로큰롤과 로큰롤이 진화되는 과정의 분위기를 함축시켜 포브라더스만의 스타일을 들려주고 있다. 포브라더스의 라이브에서 거친 노이즈와 열광적인 무대를 경험했다면 이번 앨범에선 경쾌한 리듬과 빈티지함으로 포브라더스가 전하는 이유 없는 반항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금쪽같은 멘트처럼 아마도 우리는 전세계의 모든 인디 뮤지션과 인디 뮤직 비즈니스 관련 인물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실제로 그 본인은 'I Know Everyon In The Global Indie Business'라고 했었다.) 실제로 그렇다. 힘들다 앓는 소리해도 줄기차게 쏟아지는 신보와 새로운 이름은 얼마나 많던가? 그 와중에 포브라더스도 그 줄기차게 쏟아지는 백가쟁명의 장에 발을 내딛었다. 레이블측에서 기본 정보라고 A4 두줄 (두 장은커녕 두 문단도 아니다) 정도의 정보를 보내왔는데 일단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정통적인 4인조 구성의 밴드다. 염승민 (Vocal & Guitar), 문경보 (Guitar), 김진성 (Bass), 박종현 (Drum)으로 이뤄진 포브라더스는 동갑내기들로 60년대 말 런던의 유행사조였던 모드와 역시 당시 유행사조였던 싸이키델릭의 영향하에서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한다고 한다.

사실 좋은 식당은 메뉴가 의외로 적다.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이 메뉴 저 메뉴 건드리는 식당보단 잘하는 거 몇 개의 메뉴로 승부를 보는 식당이 맛있지 않던가? 이 앨범은 선택의 문제를 간소화했다. 사실 공연 몇 번의 공연에서 본 포브라더스의 인상은 '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상을 앨범 안에서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다. 시종일관 아주 강력하고 또한 야시꾸리하다. 록큰롤이란 단어 자체가 남녀의 성기가 굴러다니는 모습이라 하니 리비도가 터지는 이 전개는 오히려 장르의 관점에서 건전하고 훌륭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12곡이 담긴 이 앨범은 상당히 인상깊다. 제법 무겁게 굉음으로 치닫는다. 그 굉음이 슈게이져들의 내성적인 노이즈가 아니라 그 좋았던 시절의 수컷들이 뿜던 그 굉음을 닮아있다. 게다가 그 와중에 적당히 애잔하게 접근하는 법도 안다. 더 후를 필두로 스몰 페이시즈, 뎀, 언젠가의 킹크스까지 다양하고 무척 좋은 이름들이 떠오른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전세계의 모든 인디 밴드와 인디 비즈니스 관련 인물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포브라더스라면 알아두기에 썩 훌륭한 하나의 이름이 될 것이다. 밍밍하고 재미없는 시간에 제법 뜨겁고 맵고 무게를 갖고 다가오기 때문이다.

1. "사랑" - 밴드 후 (The Who) 의 영향이 느껴진다. 거친 노이즈와 함께 시작되는 곡은 앨범 전체의 시작을 알리는 느낌을 준다. 사랑과 인간들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담고 있으며, 수 많은 이별 속에서 이제 다 끝났다라고 말하지만 항상 다시 시작하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용기 내어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건 모두 거짓말! 다시 또 사랑할래'라고 말하며.

2. "Get away" - 가사의 라임을 맞춰서 부르다가 반복적인 멜로디로 거칠게 곡의 제목을 내지른다. 여기에 살짝 귀엽기까지 한 멜로디의 코러스. 그와 더불어 킨크스 (Kinks)를 연상시키는 이 곡의 핵심인 기타 사운드 등 다양한 매력을 담고 있는 굉장히 섹시한 곡이다.

3. "여기는 아닌 것 같아" - 20세기 음악뿐 만이 아닌 2000년대 로큰롤, 개러지 리바이벌 밴드들의 영향까지 느껴진다. 2000년대 이후 인디 록 음악에 대한 이해도 보이며 젊은 밴드이기에 가능한 치기어린 청춘의 감성이 느껴진다. 여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벗어나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4. "잊혀진 아침" - 마치 벤처스 (Ventures)를 연상케 하는 빈티지한 기타 리프와 함께 시작되는 곡은 전체 트랙 중 밴드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굉장히 직선적인 로큰롤 넘버들을 담고 있으며 빈티지한 사운드와 함께 거칠게 내지르는 보컬의 조화가 돋보인다.

5. "비밀" - 앨범 전체에서 가장 무거운 스타일이다. 브릿지 부분에서 반전되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매력 있다.

6. "멍청이" - '우린 아무 것도 알 수 없어 우린 아무 것도 알 필요 없어' 이 시대의 밴드 혹은 젊은이들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애도 아닌 것이 어른은 더욱 아닌 모습으로. 단순한 로큰롤 리듬에 세련된 멜로디가 더해져 현 시대와 어울리는 로큰롤 음악을 만들어 냈다.

7. "세기말 반동자" - 이번 앨범에 타이틀인 "세기말 반동자". 밴드 멤버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신조어로 본인들이 탄생시킨 스스로의 자아라고 할 수도 있다. 단순하지만 가볍지 않은 리프와 리듬, 멜로디 그리고 가사의 반복으로 중독성을 이끌어 낸다.

8. "취" - 제목만을 들었을 때는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곡을 다 듣고 나면 "취"의 의도를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취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고 "취"에 대한 이유와 방식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 곡의 핵심은 코러스 부분에서 알 수 있다.

9. "우산" - 슬픈 가사와는 반대로 경쾌한 리듬의 곡은 과거 비틀즈 (The Beatles)의 음악을 연상시킨다. 앨범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밴드의 자랑인 멤버들의 보컬 하모니가 돋보이는 곡이다.

10. "따뜻한 외로움" - 앨범에 수록된 12트랙 중 유일한 발라드이다. 록음악 팬이 아닌 사람들의 귀까지도 사로잡는 트랙으로 앨범의 스타일을 보았을 때 밴드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나, 나름 자신들과 어울리는 발라드를 만들어 냈단 생각이 든다. 외로움을 따뜻하다 말하며 '외로워 줘요. 외롭고 싶어요' 라고 노래하는 가사는 묘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11. "다다다" - 오아시스 (Oasis), 버브 (The Verve)와 같은 영국 브릿팝 밴드들의 음악이 떠오른다. 30초 미리듣기로 음악을 평가하는 성질 급한 사회에서 7분이 넘는 러닝타임은 다소 미련해 보이지만 동시에 밴드의 고집과 자신감이 엿 보인다. 비틀즈의 "Hey Jude" 처럼 록밴드라면 이 정도의 긴 곡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12. "완벽한 하루" - 라이브에서 관객들을 열광의 분위기로 몰아넣는 곡으로 관객들 사이에서는 포브라더스의 타이틀로 통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루 리드 (Lou Reed)의 "Perfect Day"라는 곡의 제목만 보고 영감을 받아 "완벽한 하루"라는 제목과 함께 가사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완벽한 3화음을 구상하는 코러스에서의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를 교묘하게 오가는 점을 보면 작곡에 대한 얕지 않은 이해와 센스가 돋보인다. 곡의 중간에 들려오는 하모니카 연주 또한 곡을 더 다채롭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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