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키스 자렛이 트리오 라인업을 처음 구성한 것은 1983년이었고, 이를 먼저 제안한 것은 레이블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였다. 아마도 그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접근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둔 피아노 트리오를 원했을 테지만, 이런 연주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진 못했을 것이다. 재즈에서 익숙하다 못해 가장 식상한 편성인 피아노 트리오를 들고 나온 키스 자렛은, 허나 그 식상함을 넘어 어마어마하고 장대한 아름다움이 가득담긴 비경으로 재창조해내었다.

이는 전적으로 그의 음악성과 종잡을 수 없이 전개하는 솔로 어프로치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에 스윙 리듬만으로도 충분히 모던하고 세련된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게리 피콕, 잭 디조넷 두 리듬 파트 주자들의 도움도 커다란 역할을 해주었음은 물론이고. 스탠더드 곡들에 대한 키스 자렛의 커다란 애정, 이를 장대하게 확장시키고 그 안에 미처 발견되지 못했던 선율의 풍부함을 끄집어낸 세 명의 거장들이 남긴 80년대 대표작이자, 걸작. 필자는 아직도 올뮤직 가이드의 평점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는 최소 별 넷 반은 줘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