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낙성
강감찬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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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1/ 85명
  • 발매일 : 2016.06.27
  • 발매사 : 사운드펍
  • 기획사 : 비손콘텐츠
장군의 터를 지키는 낙성대 메탈 양아치, '강감찬밴드' - EP 1집 [낙성]
 
'강감찬밴드' 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낙성대를 기점으로 2012년 결성된 메탈 / 하드락 밴드다. (강감찬 장군이 태어날 적에 그곳에 별이 떨어졌다 하여, 그의 생가 지역을 낙성대라 이름붙였다.) 그들이 처음 만나고 뭉친 지역인 낙성대에 대한 애착은, 밴드 이름을 아예 '강감찬밴드' 라 내세운 네이밍부터 여실히 드러난다.
 
그들의 음악 역시 지역적이다. 물론, 이것은 시애틀, 캘리포니아, 뉴올리언스처럼 낙성대가 특유의 지역 색깔을 가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시적이지 않다는 의미에서, 지역적이고 친숙한 음악이다. 그들이 메탈 음악을 한다는 사실과는 어쩐지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강감찬밴드' 는 주다스 프리스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밴드였던만큼 분명히 그 뿌리를 메탈에 두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을 메탈이라고만 단정짓기에는 분명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과감하게 가사에서 메탈 음악이 주는 특유의 엄숙함을 덜어낸다. ("씨발개같은년아" 라는 제목을 보고 당연히 마초 음악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해다.) 광활한 세계관도 없다. 대신 그들은 낙성대길 골목골목마다 있을 법한 주택가에서, 전봇대에서, 쓰레기통 앞에서, 술집에서 들려오는 듯한 질감의 친숙한 메탈을 선보인다. 섹스, 악마, 지옥, 아포칼립스와 같은 마초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이 익숙하던 기존 메탈과는 달리 그들은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다. 애인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은 뒤의 술 한 잔, 담배 한 개비. 찌질하게 퍼붓던 원망의 욕설들, 취한 채로 어질어질 걸어오던 골목길의 불빛들과 쓰레기 냄새에 대해 노래한다.
 
강렬한 리프, 친숙하고 일반적인 가사. 지금까지 들으면 하드코어 펑크가 아닌가 싶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하드코어 펑크와는 다르다. 그들의 음악에는 펑크의 직선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서정과 서사 구조, 그리고 우리를 압도하는 헤비니스가 늘 존재한다. "Starfall" 의 장대한 기타 솔로, "가면" 에서 여러겹 덧씌운 코러스, 각 곡마다 특색이 살아있는 클래식한 기타 솔로들은 단순한 펑크적 진행과 분명 선을 긋는다.
 
리드 기타리스트 '차용욱' 을 중심으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멤버교체를 거듭하며 5년째 꾸준히 본인들의 음악을 해 온 '강감찬밴드' 는, 신인이라고 부르기에는 꽤 단단하다. 별 수 없이 오래된 신인이라는 클리셰를 가져올 수밖에. 여러 차례의 재정비를 통해 더욱 여문, 그들의 늦은 첫 작품에 주목하라.
 
1. "Starfall"
Composed by '박수호', '이은동', '차용욱' / Lyrics by '박수호' / Arranged by '강감찬밴드'
 
그들의 다른 곡보다 조금은 더 숙연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가사에서는 술 취하고 비틀거리며 올라가다 쳐다본 밤하늘에 대해 노래한다. 후렴마다 쭉 뻗는 '박수호' 의 고음은 락 음악을 듣는 이유 그 자체다. 'Metallica' 의 "Master of Puppets" 를 연상시키는 서사 구조도 일품이다. 곡 중간에 분위기가 잦아들다가 클린톤으로 시작되는 4~50초의 긴 기타 솔로는, 솔로를 위한 솔로가 아니라 곡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부분이다.
 
2. "가면 (Masks)"
Composed by '차용욱' / Lyrics by '차용욱' / Arranged by '강감찬밴드'
 밴드 특유의 감성이 가장 잘 녹아 있는 곡이다. 보컬과 코러스가 주고 받는 후크, 곡 중간에서 드럼 킥 위에만 얹는 보컬의 샤우팅이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낙성대 양아치’ ‘씨발개같은년아’ 와 같은 다른 곡들에 비해 조금은 무겁고 철학적인 가사를 노래하고 있기도 하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웃는 사람들의 위선을 이야기한다.
 
3. "낙성대양아치 (Hungover)"
Composed by '이은동', '차용욱' / Lyrics by '이은동' / Arranged by '강감찬밴드'
밴드의 자기소개를 멋들어지게 곡으로 풀어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전날 술자리의 숙취와 해장, 또 이어지는 술자리. "낙성대 양아치" 의 소소한 일상을 풀어낸다. 태핑과 스윕피킹을 앞세운 현란한 기교가 곡의 주요 포인트다. 곡이 단조롭게 같은 구조로 흘러가지 않도록 중간중간 리프를 바꿈으로써 서사성을 배가시키는 이들의 능력 또한 어김없이 드러난다.
 
4. "씨발개같은년아 (Baby Don`t Leave Me Now)" 
Composed by '차용욱' / Lyrics by '차용욱' / Arranged by '강감찬밴드'
 
밴드의 시그니쳐 송. 공연 시 모든 관객들이 처음 듣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단체 떼창을 선보이는 기염을 토한다.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와, 굉장히 마초스러울 것만 같은 노래 제목과는 달리 떠나간 그녀를 잊지 못해 구구절절 푸념을 늘어놓는 찌질한 남자의 한탄을 담아냈다. 그들 특유의 친숙한 메탈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 아마 한번만 들어도 공연에 와서 함께 따라 부르고 싶어질 것이다.
 
Mixing/Mastering by '이준 (Nujeel)' / Album Cover Art by '김기태 (Gim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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