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Hue
- 정지찬
- 앨범 평점 4.5/ 127명
- 발매일 : 2003.09.27
- 발매사 : (주)지니뮤직
- 기획사 : (주)구름물고기
1989년 시작된 실력 있는 아티스트 발굴의 장,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가 배출한 수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은 90년대를 시작으로 가요의 품격을 한층 높인 장본인들이다. 정지찬은 1996년 치뤄진 제8회 경연에서 "네가 날 볼 수 있게"로 대상을 수상하며 의미있는 첫 걸음을 디뎠다. 그 이후 같은 대회 출신인 나원주와 팀을 이뤄 '자화상'으로 활동했으며, 전람회와 함께 90년대를 빛낸 남성듀오로 그 이름을 남겼다. 두 장의 정규앨범을 끝으로 팀 활동을 마무리하고 솔로로 전향한 그가 2003년 발매한 본작은, 자화상 시절을 잇는 발라드부터 모던록까지 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다양한 장르로 맘껏 펼쳐 보였다. 뿐만 아니라 세련된 편곡과 다양한 악기연주까지 훌륭히 해내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의 놀라운 음악성을 담아냈는데, 다만 보컬만큼은 본인의 목소리 외에 이소라, 이적, 하림, 이승환 등 동료 뮤지션들의 목소리를 빌려 다양성을 꾀했다.
본명 대신 Hue라는 예명으로 앨범을 발매하며 가을의 휴식 같은 기억들을 노래로 담았다는 그의 말처럼, 앨범의 첫인상은 편안한 휴식과 닮았다. 전형적인 팝 발라드 곡 "힘내요"는 그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기분 좋은 출발점이다. 객원가수 조대연의 보컬과 현악기를 적극 활용한 편곡이 애절함을 극대화하는 타이틀곡 "기억이... 눈물이..."는 자화상의 감성을 재현한다. 이소라의 목소리로 듣는 "그네"는 신비하면서 이국적인 향기가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그대를 사랑하는"은 하림 특유의 담담하면서 쓸쓸한 보컬이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앨범 내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다양한 작법으로 펼쳐낸 웰메이드 발라드의 향연 뒤 "안녕"에서 그는 모던록의 옷을 입고 변주를 시도한다. 뒤이어 "Majic", "King OF The Kick"을 각각 이적과 이승환의 목소리로 들려주며 3곡의 록넘버를 남기고 마지막은 단출한 발라드 "꿈에서 만나다"로 끝을 맺는다. 본작은 발라드 앨범이기에 후반부의 록넘버 3곡은 앨범 구성상 없어도 무방한 트랙일 터다. 그에게서 과거의 자화상과 같은 발라드곡을 기대했던 청자 역시 그렇게 여길 테지만, 사실 그가 가진 음악의 뿌리에는 록에 대한 갈망이 크게 자리했다. 이 세 곡이 전조가 되어 2006년 발매한 그의 두 번째 정규작에서는 더욱 짙어진 록 성향을 느낄 수 있다. 발라드에서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아티스트 정지찬의 새로운 행보 [H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