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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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e Table
- 토마스쿡 (thomascook)
- 앨범 평점 4.5/ 90명
- 발매일 : 2000.12.31
- 발매사 :
- 기획사 : 드림비트
관록의 모던록밴드 마이앤트메리의 보컬 정순용의 솔로 프로젝트 토마스쿡의 첫번째 정규앨범. 밴드 사운드를 걷어내고 어쿠스틱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솔로작인만큼 보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노랫말을 채웠다.
그룹의 프로트맨이자 보컬로써 보여준 예쁜 멜로디와 코드를 바탕으로 한 송라이팅 감각은 본 작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지만, 아날로그적인 가사가 밴드 속의 그와 확실한 차이점이 된다. 이를 테면 4번트랙 "내모습" 속 "나에 살던 동네엔 아이들 뛰놀던 놀이터엔 국민학교 옆 문방구에는 어린 내 모습 그 어디에도 없네' 와 같은 가사에서 배어나오는 순수한 감성과 자전적인 모습의 투영은 본 작에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다.
이런 순수한 소년의 노래가 있는가하면 "다시 비가 내리네" 의 쓸쓸한 기타사운드에 얹은 자조적인 노랫말은 지독하게 고독한 그의 모습이 있다. 이어지는 "파도타기"는 밝은 모던록 넘버지만 '우린 언제로 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딘가에 우리가 내려질 곳은 있겠지' 를 보며 느껴지듯 이것은 방황하는 청년의 이야기다. 소년과 어른의 시선을 오가는 노랫말은 앨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큰 역할을 하고있지만 "내려오는 길", "홍대로 가는 택시" 이 두 곡의 연주곡은 가사 없이도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웰메이드 트랙이다.
본 작은 총 16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엄밀히 말해 온전한 그의 노래는 8번트랙까지다. 홀로 자아를 찾아 떠난 그의 여행은 "홍대로 가는 택시"를 타고 돌아오며 끝이 난다. 뒤를 잇는 트랙은 그가 이닌 다른 동료 뮤지션들의 목소리로 채워져있다. 마이앤트메리의 데뷔작에 수록된 "강릉에서"를 델리스파이스 김민규의 목소리로 실었으며, 라이너스 담요의 연진은 "Pinky Girl", 이한철은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로 참여했다.
이른바 토마스쿡과 그의 친구들이랄까... 꽤 독특한 구성인데, 이게 끝이 아니다. 마지막 트랙을 장식한 "Maze Dream"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뉴에이지 연주곡이다. 어떤 의도로 이런 엔딩을 정한건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그가 자기만의 음악적 색채를 보여주기 위해 숱한 고민을 했고 그 결과가 이 앨범에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Time Table]은 베테랑 밴드 마이앤트메리의 리더 정순용의 또다른 자아가 담긴 수작으로, 그의 팬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청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