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Children Of Men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Various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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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 8명
  • 발매일 : 2006.01.01
  • 발매사 : Universal Music Group
  • 기획사 : Varese Sarabande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이미지의 조각을 각인시킨다. John Tavener의 [칠드런 오브 맨 (Children Of Men)].

[Children of Men]은 일련의 포스트-종말론적 스릴러물 Blade Runner를 위시해 Minority Report, Mad Max 등의 종전(從前)의 명화들에 비견할만한 작품이다. 동시에 필연적으로 일련의 유사 명작들과 외견상 일정부분 유사점을 내포한다. 과연 자본주의체제에 의한 규모의 성장과 고도의 기술적 발전이 인류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할 것인가. 이에 대해 반이상향의 견지에서 지옥도와 같이 그려낸다는 점에서 상통하지만 또 다른 접근법이다. 경악을 금치 못할 신세계 교향악과 같은 근 미래를 배경으로 버림받은 인류문명의 몰락을 암울하게 보여준다. 공중에 뜬 돼지모양의 풍선처럼 겉보기는 비대하고 기름져졌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성은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다 못해 그야말로 기약 없는 공멸의 끝을 향해 퇴행한다. 무대는 2027년 영국의 런던, 여성들은 후천적 불임으로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지 오래다. 불법이민자들을 격리수용하며 잔인한 파시스트적 포식자로 군림하는 영국정부와 반군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자살을 허용할 뿐 아니라 권장하는 정부와 인간애 회복을 위해 정부 전복을 꾀하는 반정부세력 간의 대치정국. 하지만 단순한 흑백논리로 볼 순 없다. 반정부세력마저 부패정권에 필적할 만큼 퇴폐해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덕적 가치도 져버린다. 옮고 그름, 좌와 우의 차원을 떠나 인간성이 소멸된 아비규환의 폐허 속에서 후대를 위한 영혼의 곳간마저 텅 비어버린 말세다.
감독 Alfonso Cuaron과 그의 촬영기사 Emmanuel Lubezki는 관객에게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것 이상의 시각적 심상을 준다. 중심인물들을 주체로 인류를 구원할 새 생명을 안식처로 데려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에 카메라의 초점이 집중되지만 배후에서 고통 받고 괴로워하며 저항하는 군중들의 다양한 면모들과 황폐화된 도시와 외곽의 전경을 포착한다. 극도로 억제된 분위기의 연장 속에서 포착된 영상의 편린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지는 모르나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이미지의 조각들은 John Tavener의 음악에 의해 강조된다. 영국작곡가인 타브너의 음악스타일은 다수의 종교 연구학문에서 축적한 다년간의 신비주의의 소산이다. 그는 다른 영적 길을 탐구하기 전 수년 간 러시아 정교회의 일원이었다. 그 모든 것들은 그 이후로 그의 음악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장례식에서 연주된 ‘Song for Athene’의 작자로 특별히 인정받았고 스코어사운드트랙앨범에 실린 ‘Eternity’s Sunrise’ 또한 다이애나 비를 애도하기 위해 나중에 작곡되고 헌정된 음악이다. 영화를 위해 명확하게 작곡된 15분여의 악곡 ‘Fragments of a Prayer’는 타이틀에 매우 유효 적절하다. 작업의 작은 부분들은 영화의 몇몇 중요 지점에 삽입되었다. 실낱 같은 희망 속에 지난할 정도로 고요하게 지속되는 성서적 아우라 내에서 비통한 장면들에 애도의 분위기를 불어 넣는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의 영화사운드트랙 설정에 상응하는 쿠아론의 영화는 보기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해석들이 나올 수 있다. 정치적인 메시지로 보일 수 있을 것이고, 다른 한 편으로 쿠아론 감독의 단순히 포스트-묵시적 영화의 야심찬 시도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견 이야기의 우의적 측면에서 테오와 키 그리고 후세의 아이를 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예수에 비춰 흡사 성서적 견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미래를 보는 비상한 관점에서 나온 매우 재능 있는 감독의 뛰어난 시도임에는 틀림없다. 잔인한 공정함과 연약한 인간애를 동등한 판단으로 이야기 한 잠재적 미래의 심도 깊은 관찰은 그 해의 최우수 영화 중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음악 또한 그에 필적한다. 영화의 폭력적인 마지막을 포함, 다른 시퀀스들은 침묵의 힘을 증명한다. 영화의 암울한 시공간적 성향 안에서 음악은 삽입노래나 영화적 스코어 또는 고전음악의 양식으로 곳곳에서 흐른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시종 대단히 억제된 톤으로 일관하는 분위기를 내고 주입하는 음악적이 주는 영감은 실로 독특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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