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릴렉스
- 코코어
- 앨범 평점 4.5/ 19명
- 발매일 : 2009.09.11
- 발매사 : NHN벅스
- 기획사 : 컵뮤직
해변에 앉아서 태평양으로 날려 보내는 한편의 연애편지 [릴렉스 (Relax)]
‘지난 밤 우리는 환호하며 술을 진창으로 마셔댔고, 다음날 새벽, 술이 깼을 때, 우린 어디 가야 하노? 서로에게 묻고 있었고, 누군가 대답했다. 해변으로 가요. 그래서 우리는 해변으로 갔다. 가다가 몇 명은 토했다. 가다가 몇 명은 돌아갔고, 가다가 몇 명은 다른 길로 빠졌다. 계속 갔던 우리는 해변에 주르륵 앉아서 섬(일본)에 가로막힌 태평양을 바라보았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우리가 오랫동안 바라본 바다는 ‘동해’였겠지만, 나는 꿋꿋이 이 바다는 ‘분명히 태평양’이라고 말한다. 거기 간다. 거기서 한잔 더 한다. 우리는 숙취에 고향에 돌아왔음을 느낀다. 이제 다시 도시로 돌아가면 또 다시 록큰롤(록앤롤)의 밤이 시작되고 우리는 다시 술을 진창으로 마셔대겠지만 그때의 우리는 어제의 우리와는 다를 것이다.’ [로큰롤의 밤에서 태평양의 새벽으로] 中에서 by 한 받
필자와 Taipei 혹은 대만과 필자는 운명적인 관계다. 그 운명에 관해서는 사적인 이야기라 추후에 밝히기로 하고 각설하여 코코어의 이번 음반을 들어보고 이 운명을 실감했다. 코코어의 이번 앨범에서 Taipei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의 노래가 있음을 보고 놀랐다. 공교롭게도 시디를 플레이시키고 나서 주의 깊게 듣지 않았는데도 필자의 귀에 이 트랙이 가장 잘 달라 붙어주었다. 그 이유는 무얼까, 대만과 나의 운명적인 관계도 한 몫 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이 노래가 듣는 사람을 깊게 생각하게 만들기보다는 Relax하게 해주고 어깨를 들썩이게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 아니 북한을 포함하거나 제외하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가 섬나라라는 것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고 마는 ‘사실’이다. 섬이 꼭 바다로 둘러싸여야만 섬은 아니듯이. 또한 꼭 섬에 가야만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코코어의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쉼(RELAX)의 정서가 곧,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휴양지, 섬에서의 휴양의 정서라기 보다는 반도-곧, 대륙의 끄트머리 일부인줄로 알고 살아왔었는데 결국은 섬나라와 마찬가지였더라는 대륙출신 청년들의 인식-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노래들로 표현되는 ‘어떤 정서’라고 추측해 본다.
앨범을 들으면 필자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뭔가? 우선, 습한 공기 가득한 섬나라의 국도를 걷고 있는 형님들이 떠오른다. 맏형(이 우성)은 맏이답게 말 그대로 아방가르드(전위대)해서 해변 가에서 하와이안 기타를 치며 놀러온 여성들에게 술 한 잔하자고 하고(작업?), 뱃놀이하자고 하고(배를 타자고?), 같이 놀자고 하고(결국 엔조이?), 엉덩이를 흔들어! 라고 ‘대담하게’ 주문한다. 다른 형(황 명수)은 다소 엉뚱하고도 진지한데, 난데없이 풍년과 가을 들놀이를 예찬하다고도 사랑을 황홀경이라 하며 자신의 감정에 도취하시기도 하다가 난중에는 폼 잡고 기독교를 포함한 현실의 세력을 거머쥔 자들을 비판하기도 하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이 형은 월남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되었거나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최근까지 열람-열심히 관람-했던 것 같다. 게다가 말없는 한 형(김 재권)이 뿜어내는 일렉트로닉 음악은 주위의 사람들의 지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위의 두형들의 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보이지 않게 걸음걸이를 뽐내며 형들의 걸음을 보조해주는 막내 형(정 지완)도 지긋이 미소 지어주고 있다.
이쯤에서 내가 생각해 본 본 앨범의 구성은 첫째. 이국적인 리듬의 전형적인 혹은 전통적인 휴양지 사운드가 코코어식으로 해석되어 초반부를 이룬다. 둘째. 좀 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코코어 표 록 사운드가 허리를 묵직하게 동여맨다. 셋째. 일렉트로닉 사운드로의 전이가 중 후반부를 빛내고 있다. (어쩌면 허벅지에서 장딴지까지?) 넷째, 진지해진 록과 가볍지만 우직한 컨트리음악으로 맺고 있다. 그러면 이제부터 각 트랙별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자. 필자의 부족한 언변과 필치가 코코어의 트랙에 누가 되지나 않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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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우리는 환호하며 술을 진창으로 마셔댔고, 다음날 새벽, 술이 깼을 때, 우린 어디 가야 하노? 서로에게 묻고 있었고, 누군가 대답했다. 해변으로 가요. 그래서 우리는 해변으로 갔다. 가다가 몇 명은 토했다. 가다가 몇 명은 돌아갔고, 가다가 몇 명은 다른 길로 빠졌다. 계속 갔던 우리는 해변에 주르륵 앉아서 섬(일본)에 가로막힌 태평양을 바라보았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우리가 오랫동안 바라본 바다는 ‘동해’였겠지만, 나는 꿋꿋이 이 바다는 ‘분명히 태평양’이라고 말한다. 거기 간다. 거기서 한잔 더 한다. 우리는 숙취에 고향에 돌아왔음을 느낀다. 이제 다시 도시로 돌아가면 또 다시 록큰롤(록앤롤)의 밤이 시작되고 우리는 다시 술을 진창으로 마셔대겠지만 그때의 우리는 어제의 우리와는 다를 것이다.’ [로큰롤의 밤에서 태평양의 새벽으로] 中에서 by 한 받
필자와 Taipei 혹은 대만과 필자는 운명적인 관계다. 그 운명에 관해서는 사적인 이야기라 추후에 밝히기로 하고 각설하여 코코어의 이번 음반을 들어보고 이 운명을 실감했다. 코코어의 이번 앨범에서 Taipei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의 노래가 있음을 보고 놀랐다. 공교롭게도 시디를 플레이시키고 나서 주의 깊게 듣지 않았는데도 필자의 귀에 이 트랙이 가장 잘 달라 붙어주었다. 그 이유는 무얼까, 대만과 나의 운명적인 관계도 한 몫 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이 노래가 듣는 사람을 깊게 생각하게 만들기보다는 Relax하게 해주고 어깨를 들썩이게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 아니 북한을 포함하거나 제외하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가 섬나라라는 것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고 마는 ‘사실’이다. 섬이 꼭 바다로 둘러싸여야만 섬은 아니듯이. 또한 꼭 섬에 가야만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코코어의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쉼(RELAX)의 정서가 곧,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휴양지, 섬에서의 휴양의 정서라기 보다는 반도-곧, 대륙의 끄트머리 일부인줄로 알고 살아왔었는데 결국은 섬나라와 마찬가지였더라는 대륙출신 청년들의 인식-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노래들로 표현되는 ‘어떤 정서’라고 추측해 본다.
앨범을 들으면 필자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뭔가? 우선, 습한 공기 가득한 섬나라의 국도를 걷고 있는 형님들이 떠오른다. 맏형(이 우성)은 맏이답게 말 그대로 아방가르드(전위대)해서 해변 가에서 하와이안 기타를 치며 놀러온 여성들에게 술 한 잔하자고 하고(작업?), 뱃놀이하자고 하고(배를 타자고?), 같이 놀자고 하고(결국 엔조이?), 엉덩이를 흔들어! 라고 ‘대담하게’ 주문한다. 다른 형(황 명수)은 다소 엉뚱하고도 진지한데, 난데없이 풍년과 가을 들놀이를 예찬하다고도 사랑을 황홀경이라 하며 자신의 감정에 도취하시기도 하다가 난중에는 폼 잡고 기독교를 포함한 현실의 세력을 거머쥔 자들을 비판하기도 하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이 형은 월남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되었거나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최근까지 열람-열심히 관람-했던 것 같다. 게다가 말없는 한 형(김 재권)이 뿜어내는 일렉트로닉 음악은 주위의 사람들의 지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위의 두형들의 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보이지 않게 걸음걸이를 뽐내며 형들의 걸음을 보조해주는 막내 형(정 지완)도 지긋이 미소 지어주고 있다.
이쯤에서 내가 생각해 본 본 앨범의 구성은 첫째. 이국적인 리듬의 전형적인 혹은 전통적인 휴양지 사운드가 코코어식으로 해석되어 초반부를 이룬다. 둘째. 좀 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코코어 표 록 사운드가 허리를 묵직하게 동여맨다. 셋째. 일렉트로닉 사운드로의 전이가 중 후반부를 빛내고 있다. (어쩌면 허벅지에서 장딴지까지?) 넷째, 진지해진 록과 가볍지만 우직한 컨트리음악으로 맺고 있다. 그러면 이제부터 각 트랙별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자. 필자의 부족한 언변과 필치가 코코어의 트랙에 누가 되지나 않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