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늘 내곁에 용우
김혁건(The Cross)
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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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용우와 쌍문 중학교 10명의 친구들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초등학교 때 동네 오락실에서 매일 만나던 꼬마친구 용우는 나와 인생을 함께한 가족과도 같은
친구다. 피아노와 성악, 골프에 수영까지. 그는 뭐든지 잘하는 친구였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내게 록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함께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
함께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보다가 밖으로 뛰어나가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농구도 하고, 독서실에서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하다 몰래 나와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밤새도록 락 음악
이야기를 나눴던 나의 친구 용우.
“커서 성공 못하면 무조건 택시 한 대씩 사주기다.”
우리는 훌쩍 어른이 되었다. 용우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나는 가수로 데뷔를 했다. 사회에 막 발을 내디딘 우리는 정신없이 바빴고 각자의 자리에서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도록 우리는 서로 만나지 못했었다. 6년이 지난 어느 날, “어이~ 친구” 새하얀 치아를 보이며 용우가 나를 찾아왔다. 당시 나는 군 복무 중이었는데, 까맣게 타버린
까까머리 김혁건이 궁금해서 미국에서 여기까지 면회를 왔단다.
“힘들 텐데 왜 특전사 지원했어?”
“나도 후회하는 중이다.”
우리는 미친놈들처럼 껄껄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긴 시간 만나지 못했는데도 꼭 어제도 만났던 것처럼 편안했다. 친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고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친 나는 사회로 복귀했다
그리고 내게 사고가 일어났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걸까?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한참이나 미뤄졌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전화를 했다.
“나 아파서 그 동안 연락을 못 했어.”
“뭐?”
“목이 부러져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어.”
우린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었다. 잠시 후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몇 달을 참아왔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참아왔던 슬픔이 터져버렸다.
누가 들을까 봐 한밤 중에 홀로 깨어나, 내 귀에도 들리지 않게 조심히 울었던 나인데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치며 울었었다. …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눈물로 이야기를 나눴다.
내 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귀국한 용우는 나의 손과 다리가 되어주었다. 주일이면 집에 찾아와 나를 일으켜 세우고 휠체어에 태워 교회에 데려간다. 차에 한 번 태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지치지도 않는지 주일이면 잊지도 않고 나와 함께 교회에 간다. 어린 시절부터 늘 내게 용기를 주던 친구는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였다. 미국에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휠체어를 구해
친구들과 휠체어를 선물해주고, 해외의 휠체어 회사를 초청하여 한국에서 휠체어 쇼 케이스를 추진하기도 하고… 가끔 생각해 본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는 친구를 위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그에게 해 준 것도 없는데 그는 언제나 나를 떠올리고 내 일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행동한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다고 항상 힘과 용기를 전해 주는 내 친구 용우. 고맙다. 내 곁에 있어줘서.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