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 로커 성악을 배우다
- 김혁건(The Cross)
- 넌 할 수 있어
대상을 받고 나니 노래에 대한 갈증이 더 깊어졌다. 대회 때 받은 상금으로 연습실을 구했다. 보일러도 안 돌아가는 지하실이었지만 연습실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다. 연습실이 떠나갈 듯 마음껏 노래하고 음악 작업도 언제든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다니. 집에 있는 시간보다 연습실에서의 시간이 많아졌고 매일이 꿈속에 있는 것처럼 행복했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씩 음악적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음악의 이론적 체계나 소리의 이해… 나는 음악을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졌다. 오랜 고민 끝에 성악을 선택했다.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차이가 궁금하기도 했고, 어릴 적부터 형의 어깨너머로 들었었던 음악들이 마음에 남아있었기에.
먼저 성악을 전공하는 음대 학생을 찾았다. 레슨을 받으면서 확실히 발성이며 호흡법이 다른 걸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걸 알면 알수록 나는 더 배우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독일, 이태리에 다녀온 유학파, 국내 유명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고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으며 나는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성악을 전공하신 선생님께서는 내 고민을 들으시고는 선뜻 음악 지도를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목소리나 음역대가 나와 같았던 선생님은 나의 노래를 더 깊이 있고 풍부하게 만들어주셨다. 선생님은 음악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힘이 되어주셨는데, 내 어깨가 조금이라도 지쳐있는 날이면 늘 아무 말 없이 나의 손을 잡아주곤 하셨다. 삶의 이야기를 담아 노래하는 선생님은 지금도 나의 거울이 되어주신다. 그렇게 나는 긴 시간 성악을 배웠고, 이는 사고 이 후 다시 노래를 부를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 나의 소리에는 아름답고 뛰어난 선생님들이 함께 하신다. 과거 록을 했던 내가 창법이 전혀 다른 성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선생님들의 힘이다.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와 조용히 손을 잡아 주시던 선생님. 음악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절망의 끝에 선 나의 손을 놓지 않은 선생님.
지금 나의 노래는 변화된 몸으로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소리를 찾는 중이다. 내 속에 있던 수많은 가르침들이 하나하나씩 깨어나며 내게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지금도 성장하는 과정 안에 있으니, 10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을까? 매일 새로운 하루를 사는 것처럼 음악 또한 매일 새로운 깨달음을 전해준다. 긴 시간 노래를 해온 나지만 이제야 나의 삶을 노래하기 시작한 기분이다. 오늘도 난, 세월과 함께 더 깊어질 나의 노래를 기대하며 배우고 또 배우려 한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