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김혁건(The Cross)
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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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혁건이의 할아버지는 늘 사진기를 지니고 다니셨다.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기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에, 역시 그런 아버지가 되는 것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성인이 된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가난 때문에 중학교도 마치지 못했지만 스튜디오에 취직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곳에서 기술을 배웠다.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는 힘든 하루의 연속이었다. 청소에 허드렛일은 기본이었고, 선배들의 구두를 닦고 험한 말도 견뎌야 했다. 먹는 것을 아끼고 사고 싶은 걸 참아가며 월급을 모았다. 갖은 고생 끝에 나는 당당히 내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그리고 중단했었던 학업을 다시 시작했다.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사진학을 전공한 후 대학에서 강의도 하게 되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했기에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를 했다. 사진이론과 기술들을 배우다보니 내 직업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단단해져갔다. 나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빨간 동백꽃으로 장식한 꽃가마를 타고 시집가던 신부의 모습을 스냅사진으로 남기곤 하셨는데, 문득 결혼하는 신랑 신부의 웨딩 사진을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명작> 웨딩 전문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그 시절에는 웨딩 스튜디오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 커플이나 웨딩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었다.
모두가 그렇듯 나 또한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었다. 그때마다 깨달은 건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길은 열린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면, 생업이 어렵다고 공부를 중단했다면 웨딩 스튜디오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았기에 사진예술가에서 웨딩 사진 촬영을 보급시킨 대중문화 사업가로의 도약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도 받을 수 있었고 안정적인 가정도 꾸릴 수 있었다.

아들이 병원에 있을 때 우울증으로 입을 닫은 적이 있었다. 굳게 닫힌 입은 밥도 밀어내고,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질문을 해도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아들은 모든 걸 다 포기한 사람처럼 보였다.
“치워 주세요.”
아들은 머리맡에 틀어 둔 음악을 치워달라고 했지만, 나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자신이 불렀던 <넌 할 수 있어>의 노랫말을 듣고 아들도 아픔을 이겨내기를 바랐다. 매일 실랑이를 벌여야 했지만 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노래를 틀었고, 아들은 조금씩 노래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들은 <넌 할 수 있어>를 듣기 싫어했지만,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넌 할 수 있어>를 노래한다. 이 모든 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애가 있다 해도 자신이 바라고, 행할 수 있는 것들은 누리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봄이 오면 꽃길도 산책하고 여름엔 바다의 향기도 맡고 쓸쓸한 가을엔 영화 한 편, 눈 내리는 겨울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까지. 꼭 이러한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을 행복으로 채워주는 건 무수히 많다. 그러니 삶이 아픈 그대들도 포기 대신 행복을 찾길 바란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