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인생은 서바이벌
김혁건(The Cross)
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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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을 겪고 한 가지 깨달은 점은, 무엇이든 끝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도 찾아온다는 것이다. 사고 후 많은 분들이 내 곁을 떠났지만, 사고를 계기로 새로운 인연도 맺을 수 있었다. 모두가 소중한 인연이지만,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두 사람을 만난 건 내겐 정말 큰 행운이었다. 이일세 선생님과 성빈이 형. 이 두 분은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나눠주는 아주 특별한 분들이다.
30년이 넘도록 ‘불가능은 없다!’를 몸소 보여주고 계신 이일세 선생님은, 30여 년 전 사고로 인해 지체장애인이 되셨다. 사고 후 욕창과 방광의 염증, 기립성 저혈압까지. 나의 상황과 너무도 닮은 그 시간을 선생님은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셨다고 했다. 당시의 나는 쳐다보는 시선이 두려워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던 상태
였기에,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늘 당당한 선생님을 마냥 부러워하곤 했었다. 선생님은 알면 알수록 놀라운 분이셨다. 장애에도 좌절하지 않고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 입학해, 최초로 케네디 스쿨 중앙 출입문을 자동문으로 개조시킨 주인공이 되셨고, 졸업장을 손에 쥐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장애인에게 불합리했던 법이나 제도, 편의시설을 관철시키기도 하셨다. 늘 에너지가 넘치고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선생님을 볼 때면, 장애가 결코 장애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사회 재활 교육을 받을 때 사회복지사님이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내게 많은 도움이 될 거라며 <희망방송>을 추천해 주었다. 그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이나 소외된 곳을 찾아가는 콘서트, 소아암 어린이 돕기 사업 등의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유쾌 통쾌! 성빈이 형을 만났다. 형은 그 특유의 발랄함으로 주변의 공기까지 밝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었다. 병으로 척수장애를 갖게 되었는데, 형의 아버님께서도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고 했다.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던 형이었기에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하지만 형은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말들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곤 했었다.
“인생은 서바이벌이야. 우린 이겨낼 수 있어!”
형이 늘 내게 하는 말이다. 그 선한 미소를 보면 정말 모든 아픔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형이 말한 서바이벌은 누군가를 밀쳐내고 나 혼자 살아남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 정신적인 치유는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나를 이렇게 변화시킨 두 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고 있다. 이제는 내 차례인 것 같다. 부족할 수도 있지만, 나의 용기와 나의 노래가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
인생은 서바이벌이지만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