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재능기부
김혁건(The Cross)
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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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애협회에서 강연 섭외가 들어왔는데 강연료로 7만원을 주시겠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고 하니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거만하시네요.”라고 하셨다. 좋은 취지의 무대라면 대부분 거절하지 않고 가는 편이지만, 모든 섭외에 무조건 응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함께 공연 하는 소프라노 분의 출연료에 이동경비, 식대까지…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과 수고도 만만치 않고 내 몸도 돌봐야 하는데, 대뜸 출연료 흥정부터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언젠가 지방 공연 섭외가 들어왔었는데 밤 10시쯤 끝나는 공연이었다. 이동 수단이 없어 못 갈 것 같다고 했더니, 장애인 콜택시 불러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거나 내려서 지하철 타고 오면 되는데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고 하셨다. 공연 영상을 함부로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면 “비싸게 구네.”라는 말이 돌아오고, “장애인이니깐 저렴한 출연료에도 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방송 몇 번 탔다고 잘났다는 거예요?” …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전동 휠체어를 타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내가 팔을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이스틱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조정 할 수는 있지만 내 힘으로 수동 휠체어를 미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휠체어에 한번 앉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아달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노력과 시간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정의 대가는 돈이 될 수도 있지만, 감사한 마음이나 위로, 믿음이 될 수도 있다. 일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당연한 권리이다. 상대가 장애인이든 아니든 서로 정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부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고, 강압적이어도 안 되는 것인데 ‘재능기부’라는 명목 하에 일어나는 강제적 행동들을 보게 되면 모든 게 허무해진다. 나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희망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이지, 누군가의 권위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나를 공감하거나 배려해주지 않아도 되지만, 상처는 이제 그만 받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내가 받은 사랑을 노래로 보답하는 것뿐이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