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자화상
퍼트 (PERHT)
자화상 (Self-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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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백지 위에 그려지는 꿈
골방에 갇힌 화가는 빛이
그리워지는 듯
물감을 묻힌 채로
휘두르는 붓에 담긴 꿈들은
늘어난 획수에 비례해서
부풀려지는 중
햇살이 밝은 아침을
맞이하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한결같은
내 만족에 머물고
망설임 없는 손길에 담긴 자신감과
돌아선 뒷모습을 담은 건
바로 달빛이 저문 거울
단 한 번도 그는 억지로
그림을 그린 적 없기에
현실을 깨닫지 못한 욕망을
짊어진 건 어깨
그 덕택에 그의 모습에
지친 이들이 여태껏 옆에 있었지만
결코 붙잡을 수 없지
그의 길을 걸었기에
문밖을 나선 이의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사라진 그의 공간에
홀로 남겨진 자화상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은
시간 지날수록
표정이 바뀌는 듯 했지 밤마다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간
그가 마주한 건
다름 아닌 걸음마를
막 떼어낸 듯한 어린아이
그의 부담감을 떨쳐내 주기라도 하듯
그 아이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에게 자연스레 나오는 안도의 한숨
뒤쳐진 아이에 대한 걱정과
동정심 같은 것보단
우선시 되는 건 받은 것들에
빚 갚을 더 큰 나야
나태해진 마음가짐 덕분에
믿었던 쌓은 실력까지
남기지 않고 가득 찬 오만함
결국 물거품만
절대로 그 아이에게서
안심을 얻으면 안 돼
내 주변 모두에게서 계속해
받았던 퍼붓는 반대에도
끊임없이 믿고 달렸던 건
바로 어느 것 하나 깨닫지 못하고
주변을 살피지 못한 채
썼던 어두운 안대
허나 그 아이에게서
내 모습이 보이는 건 또 왜일까
골방에 갇혀있었던
지난 시간들과 혹 매일 밤
붓을 쥔 손가락 굳은살 박힌 손바닥
맞아 이건 매일같이 봐왔던 나
눈앞의 거울을 깬다
초췌해진 모습에 다물지 못하는
입과 흘러내리는 눈물
부정해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현실은 buried in 꿈
꿀 때마다 밀려오는 자신감
같은 거에 사로잡힌 채로
튀는 물감 한 번의 붓질 따위에
생긴 실수 따위는 이대로
환상에 갇혀 지낸 지난 날은
벌거벗은 기분
자신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순식간에 거둔 기준
쉽사리 가시지 않는 기분
눈앞에 놓인 길을
다시금 걷고 있는 내 앞엔
계속해서 어둠뿐임을
그 어둠을 헤쳐나가야만 해
지금의 나에게 당한 나와 만에 하나
벽에 부딪힌다는 걸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나이기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로 걷는 것
또한 제자리걸음
허나 시작과 마찬가지로
끝맺음도 그의 마음이거든
돌아가기엔 멀리 왔음을
일찍부터 깨닫고
어쩔 수 없이 가진 걸
전부 쏟아부어야 된다고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닥쳐온 시련은 내게 있어
그저 시작과 같았을 뿐이야
빛은 이 길의 끝에 있어
앞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거울에 비친 그 아이는 지금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 기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눈을 감았다 뜨니
눈 앞을 가리고 있는 천장과
목까지 꼭 덮은 이불
한구석에 놓여있는
그의 자신을 그린 자화상
얼마 안 가 그에게서 사라져버린
꿈속의 나약한 모습
정신을 차리고 걸어간
그의 앞에 놓인 이젤
붓을 쥔 채로 의자에 앉아
가다듬은 마음이 놓이니 이젠
새하얀 백지 위에 그려지는 꿈
골방에 갇힌 화가는
빛이 그리워지는 듯
물감을 묻힌 채로 휘두르는
붓에 담긴 꿈들은
늘어난 획수에 비례해서
부풀려지는 중
햇살이 밝은 아침을
맞이하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한결같은
내 만족에 머물고
망설임 없는 손길에 담긴 자신감과
돌아선 뒷모습을 담은 건
바로 달빛이 저문 거울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