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나는 알겠네, 나는 알겠네
최윤정
이종록 가곡 Vol.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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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숲 안으로, 안으로.. 좀 더 천천히 깊이 들어가 보라 앙상한 뼈로 남았어도
부끄럽지 않았던 모든 나무들의 그 지난 겨울의 여윈 잠의 헐벗음에서 땅속 깊이,
뿌리 깊이 간직한 물소리, 물소리만 아득하게 보듬고.. 넓고 넓은 땅속의, 땅위의
어디쯤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네, 알고 있었네
그러나 무겁게 입을 닫고, 헐벗은 가지들끼리, 끼리 서로 흔들리고 있었던
그 모진 추위 속에서 큰 가지는 큰 가지대로 센 바람의 강풍(强風)을 견디었고,
가는 가지는 가는 가지대로 지나가는 바람에도 가늘게 흐느끼면서
제 몸 크기만큼 소리 내고 있었다네 그렇게 보낸 그 못 견디게 괴롭던 추위와,
아픔을 소리 낸 모든 나무들이 땅속에선 뿌리끼리 발가벗고 서로 만나고
있었음을 나는 알겠네, 알겠네..
그러나, 봄의 숲 안으로, 안으로.. 좀 더 깊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튼튼한 몸으로 버티고 섰는 그 나무들의 무거운 입 그 입 안에서 작은 물줄기
끼리, 끼리 서로 몸을 비비고-어루만지며, 사랑하며 하늘로, 땅으로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오고 있음을 나는 알겠네,
나는 알겠네, 알고 있었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