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외연도에서
정태춘
사람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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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람들처럼 나도 뒷짐을 지고
새벽 물 빠지는 작은 포구를
바라보았다 교장이
오늘은 파도가
너무도 잔잔하군요라고
말하기도 전
그들은 벌써 그들의 바다로 나갔다
남은 것은 그저
서너척 폐선들만이 아니요
섬 꼭대기의 뿔난
흑염소들만은 아니다
뽀얀 안개는 산 언덕을 쓸어내리고
술깬 서울민박의 고주사가
아침 밥상을 차린다
뾰족한 뱃머리
출렁거리는 나무 난간을 딛고
사람들이 내리고 또 오른 뒤
훼리는 바로 떠났다
이 동네는 그래두 고소득이여유
되풀이하던 젊은 이장은
아직 그의 주낙을 모두
물에 내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둔 동백 숲
그늘의 당집은 보이지 않고
늙은 팽나무들만
습한 바람을 마신다
평화수퍼 중년 부부가
나란히 팔짱을 끼고
합장하는 허문도씨
초파일 테레비를 본다
방파제 위로 올망 졸망
섬 애들이 뛰어가고
그들 뒤로 찢어진
부표 깃발들이 나부낀다
외연 훼리는 저들의
깊고 푸른 바다를 가르며
대천항으로 대천항으로 내달렸다
꼬질꼬질한
저들의 태극기를 휘날리며
아침 바다를 바다를 내달렸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