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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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정제 춘향가 중 '어사출두'대목
- 조수황
- 악상 樂嘗 (SCMP)
그때여 어사또는 춘향과 이별 후에
한양으로 올라가서
과거에 급제한 후의
춘향을 살리려고
남원으로 급히 내려 왔겄다
본관 사또 생신 잔치에 참석하여
글 한 수 얼른 지어 운봉을 주며
과객의 글이 오즉 하오리까마는
운봉은 조용한 틈을 타서
이 글을 떼여보시오
그 글에 하였으되
고금을 막론하고
위정자는
이 글의 뜻을 자세히 살펴 볼
여지가 있는 것이었다
금준미주 金樽美酒 는
천인혈 千人血 이요
옥반가효 玉盤佳肴 는
만성고 萬姓膏 라
촉루락시 燭淚落時
민루낙 民淚落 이요
가성고처 歌聲高處 에
원성고 怨聲高 라
동헌이 들썩들썩 각청이 뒤놓을제
본부수리행 각창색 本部首吏各倉色
진휼감색 賑恤監色
착하뇌수 捉下牢囚 허고
거행형리 성명을 보한 연후
삼행수 부르고 삼공형을 불러라
위선 爲先 고량 庫粮 을
신칙 申飭 하고
동헌에 수례차 受禮次 로
감색을 차정 次定 하라
공형을 불러서
각고하기 各庫下記 재촉
도서원 都書員 을 불러서
결총 結總 이 옳으냐
전대동색 錢貸同色 불러
수미가 需米價 줄이고
군색을 불러서 군목가 軍牧價 감허고
육직 肉直 이 불러서 큰 소를 잡히고
공방을 불러서 음식을 단속
수노 首奴 를 불러서
거회 巨會 도 신칙
사정이 불러서 옥쇄를 단속
예방을 불러 공인을 단속
행수를 불러 기생을 단속하라
그저 우군우군 남원성중이 뒤넘는구나
좌상의 수령네는
혼불부신 魂不付身 하야
서로 귀에 대고 속작속작
남원은 절단이요 우리가 여기 있다
초서리 맞기가 정녕하니 곧 떠납시다
운봉이 일어서며
여보시오 본관장 나는 곧 떠나야겄소
본관이 겁을 내며 운봉을 부여잡고
조금만 더 지체하옵시오
아니요 나는 오날이
우리 장모님 기고일이라
불참하면 큰 야단이 날 것이니
곧 떠나야겠소
곡성이 일어서며 나도 떠나야겠소
아니 곡성은 또 웬일이시오
나는 초악 疾 이 들어
오늘이 직 첫 날인데
어찌 떨리는지 시방 떠나야겠소
그때여 어사또는 기지개를 불끈
어허 잘 먹었다 여보시오 본관사또
잘 얻어먹고 잘 놀고 잘 가오마는
선뜻허니 낙흥 落興 이요
본관이 화를 내여
잘 가든지 마든지 허지
분주한 통에 수인사라니
그럴일이요
우리 인연있으면 또 만납시다
어사또 일어서서 좌우를 살펴보니
청패역졸 靑牌驛卒 수십명이
구경꾼같이 드문 듬성 늘어서
어사또 눈치를 살필적의
청패역졸 바라보고 뜰아래로 내려서며
눈한번 꿈쩍 발 한번 툭 구르고
부채짓 까딱허니
사면의 역졸들이
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
달같은 마패를 해같이 들어메고
사면에서 우루루루 삼문을 후닥딱
암행어사 출두야
암행어사 출두허옵신다
두세번 외는 소리 하늘이 담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백일벽력 白日霹靂 이 진동허고
여름날이 불이 붙어 가삼이 다 타는구나
각읍수령이 겁을 내여
탕건 宕巾 바람 버선발로
대숲으로 달아나며
통인아 공사궤 公事櫃
급창아 탕건 줏어라
대도 집어 내던지고
병부 입으로 물고 힐근 실근 달아날제
본관이 겁을 내어 골방으로 달아나며
통인의 목을 부여안고
날 살려라 날 살려라 통인아 날 살려라
혼불부신이 될 적의 역졸이 장난한다
이방 딱 공방 형방 후닥 딱
아이고 아이고 나는 삼대독신이요
살려주오
어따 이 몹쓸 아전놈들아
좋은 벼슬은 저희가 다 허고
천하 몹쓸 공방시켜 이 형벌이 웬일이냐
공형 아전 갓철대가 부러지고
직령동이 떠나갈제
관청색은 발로 채여 발목 삐고
팔 상헌채 허둥지둥 달어날제
불쌍하다 관노사령
눈빠지고 코떨어지고
귀떨어지고 덜미치여
엎더지고 상투지고 달아나며 난리났네
깨지나니 북 장고요
둥구나니 술병이라
춤추든 기생들은 팔벌린채 달어나고
관비는 밥상잃고 물통 이고 들어오며
사또님 세수 잡수시오
공방은 자리잃고 멍석말아 옆에 끼고
멍석인 줄은 모르고
어따 이 제기럴 자리가
어찌 이리 무거우냐
사령은 나발 잃고 주먹 쥐고
홍앵홍앵
운봉은 넋을 잃고 말을 거꾸로 타고 가며
어따 이 놈의 말이 운봉으로는 아니 가고
남원성중으로만
부두둥 부두둥 들어가니
암행어사가
축천축지법 縮天縮地法 을 허나 부다
훤화 喧譁 금 하랍신다 쉬 이
객사에 연명하고 동헌에 좌정하야
수형리 불러 각각 옥중 죄인 경중 헤아려
처결 방송하신 후 옥죄인 춘향 올려라
영이 나니
사정이 옥쇠를 물와들고
삼문밖을 썩나서서
옥문앞을 당도허여
용서 없이 잠긴 열쇠를
땡그렁청 열다리고
나오너라 춘향아
수의사또 출도후의
너를 올리라고 영 내렸으니
어서 급히 나오너라
춘향이 기가 막혀
아이고 여보 사정번수 司丁番手
삼문밖에나 옥문밖에나
추포 도포 헌 파립 破笠 의
과객 過客 하나 못 보았소
아 이 사람아 이 난리통에
누가 누군 줄 안단 말인가
아이고 이게 웬일이고
아이고 이게 웬일이여
갈매기는 어데가고
물 드는 줄을 모르고
사공은 어데가고
배 떠난 줄 몰랐으며
우리 서방님은 어디 가시고
내가 죽는 줄을 모르신가
울며 불며 쩌 붙들고 관문앞을 당도허니
벌떼같은 군로사령 와르르르 달려들어
옥죄인 춘향 대령하였소
해칼허여라 해칼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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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으로 올라가서
과거에 급제한 후의
춘향을 살리려고
남원으로 급히 내려 왔겄다
본관 사또 생신 잔치에 참석하여
글 한 수 얼른 지어 운봉을 주며
과객의 글이 오즉 하오리까마는
운봉은 조용한 틈을 타서
이 글을 떼여보시오
그 글에 하였으되
고금을 막론하고
위정자는
이 글의 뜻을 자세히 살펴 볼
여지가 있는 것이었다
금준미주 金樽美酒 는
천인혈 千人血 이요
옥반가효 玉盤佳肴 는
만성고 萬姓膏 라
촉루락시 燭淚落時
민루낙 民淚落 이요
가성고처 歌聲高處 에
원성고 怨聲高 라
동헌이 들썩들썩 각청이 뒤놓을제
본부수리행 각창색 本部首吏各倉色
진휼감색 賑恤監色
착하뇌수 捉下牢囚 허고
거행형리 성명을 보한 연후
삼행수 부르고 삼공형을 불러라
위선 爲先 고량 庫粮 을
신칙 申飭 하고
동헌에 수례차 受禮次 로
감색을 차정 次定 하라
공형을 불러서
각고하기 各庫下記 재촉
도서원 都書員 을 불러서
결총 結總 이 옳으냐
전대동색 錢貸同色 불러
수미가 需米價 줄이고
군색을 불러서 군목가 軍牧價 감허고
육직 肉直 이 불러서 큰 소를 잡히고
공방을 불러서 음식을 단속
수노 首奴 를 불러서
거회 巨會 도 신칙
사정이 불러서 옥쇄를 단속
예방을 불러 공인을 단속
행수를 불러 기생을 단속하라
그저 우군우군 남원성중이 뒤넘는구나
좌상의 수령네는
혼불부신 魂不付身 하야
서로 귀에 대고 속작속작
남원은 절단이요 우리가 여기 있다
초서리 맞기가 정녕하니 곧 떠납시다
운봉이 일어서며
여보시오 본관장 나는 곧 떠나야겄소
본관이 겁을 내며 운봉을 부여잡고
조금만 더 지체하옵시오
아니요 나는 오날이
우리 장모님 기고일이라
불참하면 큰 야단이 날 것이니
곧 떠나야겠소
곡성이 일어서며 나도 떠나야겠소
아니 곡성은 또 웬일이시오
나는 초악 疾 이 들어
오늘이 직 첫 날인데
어찌 떨리는지 시방 떠나야겠소
그때여 어사또는 기지개를 불끈
어허 잘 먹었다 여보시오 본관사또
잘 얻어먹고 잘 놀고 잘 가오마는
선뜻허니 낙흥 落興 이요
본관이 화를 내여
잘 가든지 마든지 허지
분주한 통에 수인사라니
그럴일이요
우리 인연있으면 또 만납시다
어사또 일어서서 좌우를 살펴보니
청패역졸 靑牌驛卒 수십명이
구경꾼같이 드문 듬성 늘어서
어사또 눈치를 살필적의
청패역졸 바라보고 뜰아래로 내려서며
눈한번 꿈쩍 발 한번 툭 구르고
부채짓 까딱허니
사면의 역졸들이
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
달같은 마패를 해같이 들어메고
사면에서 우루루루 삼문을 후닥딱
암행어사 출두야
암행어사 출두허옵신다
두세번 외는 소리 하늘이 담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백일벽력 白日霹靂 이 진동허고
여름날이 불이 붙어 가삼이 다 타는구나
각읍수령이 겁을 내여
탕건 宕巾 바람 버선발로
대숲으로 달아나며
통인아 공사궤 公事櫃
급창아 탕건 줏어라
대도 집어 내던지고
병부 입으로 물고 힐근 실근 달아날제
본관이 겁을 내어 골방으로 달아나며
통인의 목을 부여안고
날 살려라 날 살려라 통인아 날 살려라
혼불부신이 될 적의 역졸이 장난한다
이방 딱 공방 형방 후닥 딱
아이고 아이고 나는 삼대독신이요
살려주오
어따 이 몹쓸 아전놈들아
좋은 벼슬은 저희가 다 허고
천하 몹쓸 공방시켜 이 형벌이 웬일이냐
공형 아전 갓철대가 부러지고
직령동이 떠나갈제
관청색은 발로 채여 발목 삐고
팔 상헌채 허둥지둥 달어날제
불쌍하다 관노사령
눈빠지고 코떨어지고
귀떨어지고 덜미치여
엎더지고 상투지고 달아나며 난리났네
깨지나니 북 장고요
둥구나니 술병이라
춤추든 기생들은 팔벌린채 달어나고
관비는 밥상잃고 물통 이고 들어오며
사또님 세수 잡수시오
공방은 자리잃고 멍석말아 옆에 끼고
멍석인 줄은 모르고
어따 이 제기럴 자리가
어찌 이리 무거우냐
사령은 나발 잃고 주먹 쥐고
홍앵홍앵
운봉은 넋을 잃고 말을 거꾸로 타고 가며
어따 이 놈의 말이 운봉으로는 아니 가고
남원성중으로만
부두둥 부두둥 들어가니
암행어사가
축천축지법 縮天縮地法 을 허나 부다
훤화 喧譁 금 하랍신다 쉬 이
객사에 연명하고 동헌에 좌정하야
수형리 불러 각각 옥중 죄인 경중 헤아려
처결 방송하신 후 옥죄인 춘향 올려라
영이 나니
사정이 옥쇠를 물와들고
삼문밖을 썩나서서
옥문앞을 당도허여
용서 없이 잠긴 열쇠를
땡그렁청 열다리고
나오너라 춘향아
수의사또 출도후의
너를 올리라고 영 내렸으니
어서 급히 나오너라
춘향이 기가 막혀
아이고 여보 사정번수 司丁番手
삼문밖에나 옥문밖에나
추포 도포 헌 파립 破笠 의
과객 過客 하나 못 보았소
아 이 사람아 이 난리통에
누가 누군 줄 안단 말인가
아이고 이게 웬일이고
아이고 이게 웬일이여
갈매기는 어데가고
물 드는 줄을 모르고
사공은 어데가고
배 떠난 줄 몰랐으며
우리 서방님은 어디 가시고
내가 죽는 줄을 모르신가
울며 불며 쩌 붙들고 관문앞을 당도허니
벌떼같은 군로사령 와르르르 달려들어
옥죄인 춘향 대령하였소
해칼허여라 해칼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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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q9936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