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흥보가 중 '구만리'
전해옥
전해옥가야금병창 '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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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난 제비 한 쌍이 날아들거날
흥보가 좋아라고 반갑구나
저 제비야 고루거각 다 버리고
궁벽강촌 박흥보 움막을 찾아주니
어찌 아니 반가우랴
흘지함지하야 새끼 세 마리를 깠것다
먼저 깐 새끼는 날아가고
나중 깐 새끼가 날개공부 힘쓰다
거중에 뚝 떨어져 다리가 잘칵 불어지니
흥보가 보고 명태껍질을 얻고
당사실을 구하여 부러진 다리를
칭칭 동여매주며 죽지 말고
멀고 먼 만리 강남 부디 평안히 잘 가거라
미물의 짐생일지라도
흥보씨 은혜를 갚을 제비여든
죽을리가 있것느냐
수십일을 지난 후에 부러진 다리가
다 나아 날개공부 힘을 한 번 써보는디

구만리 창공우어 높이 높이 날아도 보고
일대장강 맑은 물에 배로 쓱 씻어도 보고
평탄한 너른 뜰에 아장아장 걸어도 보고
길게 매인 빨래줄에 한들한들 놀아도 보고
세우에 젖은 날개 실근실근 짓도 다듬어 보니
흥보가 보고 좋아라고 나갔다가
들어와 제비집을 만져보고
집안에 있을 적에는 제비허고 소일을 헐제
칠월유하 팔월한어 이슬이 서리되고
그 아픔이 삽삽허여 수이수이 돌아오니
섭섭타 내 제비야 고향 강남을 가랴느냐
명춘에 나오거든 부디 내 집을 찾어오너라
제비 저도 섭섭하여 나갔다가
들어오며 이별을 남기는디
흥보는 본이 설움이 많은 사람이라
제비허고 무엇이라고
이별시 슬픈 눈물을 흘리며
잘가거라 내 제비야 만리
강남을 훨훨 날아 들어간다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