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재담소리 변강쇠타령
전병훈
전병훈의 경기잡가 전집 (京畿雜歌 全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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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자 여봐라, 이건 뭔고하니 천하잡놈 변강수타령이라는 거였다.

(노래) 강수 심사를 보량이면 저 강수 심사를 보량이면
자라는 호박에다 말뚝박기 불붙는데 가면 키질하기 물에 빠진 놈의 덜미 짚기 잦힌 밥에다가 돌 퍼붓기 우물길에다가 똥싸기요 정절 과부를 모함하기 활쏘는 놈보면 줌팔치기 옹기장사놈 자빠트리기

(아니리) 심술이 이만큼 못되었단 말이지. 그런데 저희 색시는 천하일색이라 두 양주 노는 길이렸다

(노래) 얼둥둥 내사랑아 얼럴럴 상사디여 너 생겨 나구서 나 생겨나니 진아 장삼은 준륙이요 아삼백사에 오륙이로다 얼럴럴 어화둥둥 어화둥둥 상사디야 너도나 젊고서 나도 젊어 우리나 두양주 저젊어 노자 늙어지면 못논다누다 어 둥둥 내사랑아

(아니리) 한참 놀았겄다. 그런데 때는 어느땐고 하니 동지 섣달 설한풍을 당하여 이 변강쇠란 놈이 나무를 하러 가는게야.

(노래) 강수란 놈 거동 봐라 변강수란 놈의 거동 봐라 삼십명 나무꾼 앞세우고 납작지겔 걸머지고 도끼를 갈아서 꽁무니에 차고 우줄우줄이 넘어 간다. 거들 거리구 넘어가. 이산을 넘고 저산 넘어 감돌아 들고 풀돌아 들어 죽림 심처 돌아 들어 원근산천을 바라보니 오색초목이 무성하다. 마주 섰다고 향자목 입 맞추면 쪽나무 방귀 뀌면 뽕나무 일편단심 노간주며 부처님 전에는 고양목 양반은 죽어서 괴목나무 상놈 불러라 상나무 십리절반에 오리목 한다리 절뚝 전나무, 솔은 기르니 정자로다. 원산은 첩첩 근산은 중중 기암은 주춤에 간수는 잔잔 이골 물이 출렁 저골 물이 콸콸 열의 열골 물이 합수하야 저 건너 병풍석 마주치니 흐르나니 물결이요 뛰노나니 고기로구나 백구편편 강상비 장송낙락이 벽상취라

(아니리)아 여봐라 변강쇠란 놈이 나무를 갔다가 나무를 못하고 돌아댕기다 길가에 붙은 장승을 패다 불을 땟더니 이 장승이 무슨 죄로 남의 집 아궁이 귀신이 되겠느냐 말이지 그 생각 다허고 기가 막혀 변강쇠네 아궁이 앞에 엎드려 자기 신세자탄 탄식을 헌다.

(노래) 아이고 답답 내 신세야 아이고 답답 내 팔자야, 어드런 나무는 팔자 좋아 오동의 복판에 거문고 되어 어여쁜 기지배들 무릎에다 놓고 징둥당 덩실 놀아 있고, 또 어드런 나무는 팔자 좋아 이층 들미장 삼층 탁자 괴목 뒤주가 반다지가 방물치레로 놓여 있고, 또 어드런 나무는 팔자 좋아 대성거족의 신주 되어 사시절이 될량이면 만반진수를 진설하고 분향재배 고축을 하니 긴들 아니가 소중한가. 이내 팔자 왼 팔자로 산중 호품을 벗어나서 나무중에도 천목되니 뭇 잡놈이 날 베어다 뒷간 봇장 대문 중방 마판재로 다 쓰다가 남은 가지가 점점 자라 대부동을 바랬더니 그 몹쓸 놈들이 날 베어다 윗동 잘라서 개밥통 파고 아랫동 잘라다 쇠 귀영 파 가운데 동으로다 장승을 만들어 되놈의 한애비 기생처럼 몸과 눈이 주토로다. 삼각수 팔척 키에 팔자에 없는 사모품대를 완연하게 날 씌워서 노상행인 거리노중에 홀로 우뚝 세웠으니 다리 있으니 달아나며 입이 있으니 말을 하랴. 죽도 사도 못하여서 불피풍우 우뚝 서서 진퇴유곡 이내 몸을 저 몹쓸 변강수 말 놀음 끝에 아궁이 귀신이 웬 말이냐 아이구 답답 내 신세야.
멜론 님께서 등록해 주신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