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Tyhjyys
- Kalmankanta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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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 2017.03.14
- 발매사 : (주)디지탈레코드
- 기획사 : Fallen-Angels Productions
'Kalmankantaja' [Tyhjyys]
'Kalmankantaja'는 2011년 핀란드에서 결성된 앳모스페릭/디프레시브 블랙메탈 밴드로써 실제로는 'Grim666' (Lathspell, Wyrd등의 밴드에서 활약하고 있다.)의 원맨밴드로 모든 작업을 손수 해오는데, 2016년도에 한명의 보컬을 영입했을 정도이니 그의 개인 프로젝트라 보아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현재 블랙메탈이라는 거대한(?)씬 내에서 주류로 여겨지는 큰 사운드의 갈래 중 하나가 바로 엣모스페릭/디프레시브 블랙메탈이다. 극단적 염세주의, 허무주의와 더불어 자기비하의 극단적 모습을 그려내는 이 사운드는 기존의 몽환적이면서도 공간감 있는 사운드 속에서의 어둠을 담고 있는 엣모스페릭 블랙메탈의 자양분을 그대로 흡수한 괴물이다.
이들의 사운드 역시 그러한 DSBM의 교과서적인 흐름을 그대로 채택하고 있으며, 'Xasthur'나 'Drowning the Light', 'Benighted In Sodom' 등 수많은 밴드들이 2000년도부터 닦아온 그런 탄탄한 대로를 걷고 있으며 사운드에서도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 높은 수준으로 청자의 귀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물론 이 고통스러움은 DSBM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며 포인트이다.
[Ikuinen Taival] 앨범의 "Unien Mustat Urut"같은 경우가 바로 장르에 대한 모범 답안이라 할 수 있는 사운드이며, 풀렝스 앨범중 제일 어둡고 비참함을 드러낸 [Waldeinsamkeit]의 "Hautamaa"에서는 잠시 숨을 가다듬어야 할 정도. 전체적인 몽환감이 최고로 이르는 앨범인 [Tyhjyys] 앨범에서의 키보드 스트링의 능란한 사용은 '정말로 이런 음악을 꾸준히 만든다는 것은 어떤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일까?'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자신의 삶이 매우 지치고 고단하다, 그리고 어떤 나아질 희망도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감성일 것이다. 다만 그안에서 이런 절망적인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일종의 자학적 쾌감이 아닌, 그러한 감성의 동질성을 느끼면서 받는 자기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장르의 주제를 거스르는 '역기능'을 통해 이 음악을 듣는 청자들이 음악에 대한 만족과 더불어 현실의 우울함을 쏟고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음악평론가 장재원
LABEL : Fallen-Angels Produ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