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The Hex
- Richard Swift
- 앨범 평점 5/ 3명
- 발매일 : 2018.09.21
- 발매사 : 리플레이뮤직
- 기획사 : Secretly Canadian
인디 록 씬의 레전드로 영원히 기억될 싱어송라이터 Richard Swift
그의 마지막 앨범 [The Hex]
아메리칸 포크뮤직과 블루스에 기반하여 블루-아이드 소울의 애잔한 음색으로 고독함과 로맨스를 노래하던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리차드 스위프트(Richard Swift)가 2018년 7월, 41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멀티 연주자이면서 프로듀서이며, 미국 오레곤 주에 위치한 내셔널 프리덤(National Freedom) 스튜디오의 창업자이면서 엔지니어이기도 했다. 많은 동료 아티스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였던 그는 생전에 더 신스(The Shins), 데미안 쥬라도(Damien Jurado), 팍시젠(Foxygen), 스테레오랩(Stereolab)의 앨범에 협업과 프로듀서로 참여해왔고, 더 블랙 키즈(The Black Keys)의 투어 공연에서는 베이시스트와 백업 싱어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리차드 스위프트는 첫 스튜디오 앨범 [The Novelist](2003)로 솔로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정규 앨범 [Dressed Up for the Letdown](2007)과 [Richard Swift As Onasis](2008)를 통해 인디 뮤직 씬의 유일무이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아왔다. 2013년에는 동료 아티스트이면서 친우로 거듭난 아티스트 데미안 쥬라도(Damien Jurado)와 함께 한 커버 송 앨범 [Other People’s Songs, Vol.1]으로 이색적인 결과물을 공개하기도 하였다. 그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The Atlantic Ocean](2009)의 수록곡 ‘Lady Luck’은 안나 켄드릭(Anna Kendrick)과 제이크 존슨(Jake Johnson)이 주연을 맡았던 로맨틱 코메디 영화 ‘Drinking Buddies’에 사용되면서 많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피치포크(Pitchfork) 미디어는 리차드 스위프트의 사망 직후, ‘인디 록의 보물(Indie Rock Treasure)’이라는 제목으로 그를 애도하는 특별 기사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The Hex]는 리차드 스위프트가 세상을 떠난 후 공개된 그의 유작 앨범이다. ‘나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생전에 밝혔듯이 [The Hex]는 리차드 스위프트 자신에게 커다란 의미를 지닌 앨범이면서 동시에 그의 디스코그래피 사상 가장 강인하면서도 강렬한 사운드를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그의 가족, 어머니에게 헌정하는 ‘Nancy’와 그의 누이에게 바치는 ‘Sister Song’에서 깊은 상처와 고독감을 그려내면서도, 사이키델릭 인디 팝 싱글 ‘Broken Figure Blues’와 경쾌한 얼터너티브 싱글 ‘Dity Jim’에서는 변함없이 클래식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그의 기개가 전해진다. 비장미가 느껴지는 연주곡 ‘Hzlwd’에서는 살아 생전 음악 산업계의 부조리함과 불합리함에 타협하지 않으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던 그의 고독함이 전해진다. 앨범의 엔딩 트랙인 아련한 피아노 발라드 싱글 ‘Sept20’는 리차드 스위프트가 그의 아내와의 곧 다가올 결혼 2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곡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결국 그 날을 맞이하지 못했다. ‘죽음이 우리는 갈라놓을 지라도/천사들은 노래하고 우리 삶은 여전히 이어가겠지요(Death do us part / All the angels sing / Que sera, sera’)’라고 그는 노래하고 있다. 그리 길진 않았지만 깊고 그윽한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리차드 스위프트의 음악 세계를 특별한 방식으로 조망하는 앨범이 [The Hex]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