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들숲날숨 Vol.9 도도
좋아서하는밴드
앱에서 듣기
  • 앨범 평점 3.5/ 69명
  • 발매일 : 2019.04.10
  • 발매사 : 주식회사 사운드리퍼블리카
  • 기획사 : 서울환경연합
서울환경연합 X  뮤지션들의 환경음악 릴레이 음반 [들숲날숨]
그 아홉번째 노래, 좋아서하는밴드의 [도도]
 
 
2018년 7월, 저는 일본 아키타현 숲속 갤러리 프로젝트에서 김선우 작가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도도새에 대해 들었습니다. 도도새는 300여년 전에 멸종해버린 새라고 합니다.
도도가 살던 모리셔스 섬은 먹을 것도 넘쳐나고 천적도 없었기에 도도는 나는 법을 잊어버리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1507년, 한 탐험가가 이 섬을 발견한 이후
도도는 손쉬운 사냥감이 되었고,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도도를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1681년 들린 총소리를 마지막으로 도도는 지금껏 목격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발견되고 180년도 되지 않아 하나의 종이 완전히 사라진 겁니다.
 
김선우 작가는 현대인들이 일상의 편안함에 안주하다 보면 자신의 본성을 잃고 자멸할 거라는 메시지를 도도새 그림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그 메시지에 마음이 동한 저 또한 처음에는 그 내용을 가사로 써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쉽게 써지지는 않았습니다.
도도가 멸종한 것이 나는 법을 잊어버린 도도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도도새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찾아보던 중 저는 '카바리아 나무'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 모리셔스 섬 가득하던 그 나무는 사람들의 무자비한 벌목으로 이제는 개체 수가 13그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나무들을 조사해본 학자들은 가장 어린나무의 나이가 300살 정도라는 것을 알고
혹시 카바리아 나무의 탄생에 도도가 연관된 게 아닌지 조사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도도새는 카바리아 나무 열매를 먹는 유일한 종이었고
카바리아 나무의 씨앗은 도도새의 소화기관을 통과한 후에만 싹이 났던 것입니다.
 
한 종의 사라짐이 또 다른 종의 사라짐으로 연결된다는 절대적이고 숙명적인 사실이 오히려 제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도도새가 사라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아야 했을 카바리아 나무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신이 사라지게 될 것을 알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복잡하게 연결된 운명공동체가 아닐까요.
도도새와 카바리아나무가 운명공동체였다는 것은 이렇게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생태계의 끈이 끊어졌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서울환경연합으로 부터 그린뮤직챌린지에 대한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구상하고 있던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그 덕에 이 노래는 이렇게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300년 전에 멸종한 도도새의 울음소리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제 그 누구의 기억 속에도 남아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아마도 지금 남아있는 카바리아 나무들은 도도새의 울음소리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 아이디어가 이 노래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에서 '나'는 카바리아 나무입니다.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모리셔스 섬을 발견했을 때,
날지 못하는 뒤뚱거리는 새를 보고 바보 같다는 뜻의 '도도'를 이 새의 이름으로 지어줬다고 합니다.
저는 이 노래의 제목을 '도도새'가 아니라 그냥 '도도'로 지었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은 한 종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어리석다'라는 탄식입니다.
 
 - 글. 조준호 -
 
'도도' 표지 이미지에 대하여.
 
잎사귀 조각들이 모여 나무이자 섬이 되는 이미지입니다.
색이 짙을수록 많이 쌓여있는 것, 색이 옅어져서 하얗게 될수록 사라지는 것입니다.
 
지금은 몇 개 없는 조각이지만 곧 모든 조각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담았습니다.
조각마다 다른 색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수채화 작업을 하며 한 색깔로 색을 여러 겹 쌓아 가면서 작업했습니다.
 
하얗게 보이는 조각의 선들은 
나뭇잎의 잎새이자
나무의 가지이자
섬의 균열일 수도 있습니다.
 
 - 글. 안민진 -
 
 
 
도도(Dodo) Credits
 
Lyrics : 조준호(Zozno)
Compose : 조준호(Zozno)
Arrange : 좋아서하는밴드(Joa band)
 
Vocal : 조준호(Zozno), 안복진(An Bokjin)
Ukulele : 조준호(Zozno)
Guitar : 손현(Son Hyun)
Accordion : 안복진(An Bokjin)
Bass : 김성수(Kim Seongsu)
 
Mix : 허정욱(Heo Jungwook) @스튜디오 기록(Studio Girok)
Master : Miles Showell @Abbey Road Studio
 
Artwork : 안민진(An Minjin)
앨범 전체 앱에서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