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부평사운드vol.1
- 최선배,하헌진 밴드,소울트레인
- 앨범 평점 3.5/ 22명
- 발매일 : 2020.11.10
- 발매사 : Mirrorball Music(미러볼뮤직)
- 기획사 : 부평구문화재단
최선배, 하헌진밴드, 소울트레인 [부평사운드vol.1]
VOL.1_SIDE A ‘어두운 골목길’ 최선배X하헌진밴드
한국 재즈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시작이다. 그 출발은 1920년대부터였고, 해방 이후 1960년대까지 미8군 무대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발전을 거듭해왔다. 창조보다 모사의 역사였지만 김준, 김수열, 신관웅, 정성조, 최선배와 같은 연주자를 통해서 ‘한국만의 정통 재즈’를 현재까지 이어왔다. 1970년대 활발하게 활동한 ‘정성조와 메신저스’는 색소폰 연주가로 대중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정성조의 ‘재즈 그룹사운드’다. 당대 저명한 음악 감독이기도 했던 그는 소설가 최인호의 원작인 이장호 감독의 1975년 영화 ‘어제 내린 비’에서 13곡의 사운드트랙을 진두지휘한다. 15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흥행에 힘입어 이 OST 앨범 역시 괄목할만한 판매고를 올렸다.
소위 인천,부평발(發) 숨겨진 명곡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부평 사운드(Bupyeong Sound)’ 프로젝트는 ‘신구의 조화’라는 아름다운 과업도 수행한다. ‘부평 사운드’에서 선곡된 ‘어제 내린 비’의 수록곡 ‘어두운 골목길’은 재즈 작품은 아니지만, 정통 블루스를 표방하는 하헌진밴드와 한국 재즈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최선배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합을 기대할 수 있다. 최선배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음악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몇 안 되는 1세대 재즈 음악가이며, 하헌진밴드는 한국에 정통 블루스의 멋을 전하고자 하는 진정성 넘치는 블루스 밴드다.
편곡을 진행한 하헌진은 곡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원곡의 복잡한 구성과 많은 악기의 조합은 걷어냈다. 최대한 심플하고 모던하게,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며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랐다. 그 의도대로 주니어 킴브루(Junior Kimbrough)와 알엘 번사이드(R.L. Burnside) 풍의 1980년대 주크 조인트 스타일, 단순 반복의 델타 블루스를 ‘어두운 골목길’에 절묘하게 이입했다. 원곡의 브라스 섹션을 대체한 하모니카 연주는 곡 전체를 지배하지만 튀지 않고, 최선배의 자유로운 솔로 라인은 유려하게 밴드와 화합해내며 작품을 경이로 이끈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전해지는 묵직한 울림은 원곡에 대한 헌사 그 이상의 가치로 남는다.
신현태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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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_SIDE B ‘사랑한다면’ 소울 트레인
소울 트레인이 부른 ‘사랑한다면’은 데블스가 1974년 발표한 공식 두 번째 음반에 담긴 곡이다. 데블스는 1967년 김명길이 조직한 앰비션스가 1968년 개명한 그룹으로, 이듬해인 1969년 연석원을 비롯한 앤젤스의 멤버들과 합쳐지며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2008년 영화 ‘고고 70’은 바로 데블스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결성당시 데블스의 주 활동무대는 기지촌이 있는 왜관이었지만 밴드의 리더 김명길(기타, 보컬)과 명곡 ‘그리운 건 너’에서 보컬을 담당했던 채완식(베이스, 보컬)은 인천 토박이 뮤지션이다.
데블스는 동시대 활동했던 많은 밴드가 록/사이키델릭 밴드와 달리 호쾌한 브라스 파트를 앞세운 본격 솔/펑크(Soul/Funk)음악을 표방했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성은 독자적인 활동을 벌였던 1970년대 초반보다 오히려 1970년대 중후반 불어 닥친 디스코의 열풍과 함께 인기 여가수와의 협업을 통해 뒤늦은 인정을 받은 바 있다. 김명길이 직접 보컬까지 담당한 ‘사랑한다면’은 같은 음반에 담긴 한탄조의 ‘그리운 건 너’와는 상반된 가사를 가진 곡으로, 솔 풍 코러스와 다소 퇴폐적인 오르간 연주,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브라스파트가 매력적이다.
이쪽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현재 솔 풍 코러스, 퇴폐적인 오르간 연주와 브라스파트라는 데블스의 매력과 공통분모로 소울 트레인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소울 트레인의 ‘사랑한다면’으로 이 곡을 처음 듣는다면 마치 그들의 원곡인 양 생각될 만큼 어색함이 전혀 없다. 원곡에 충실한 진행을 보이다가 후반부 돌연 레게로 돌변하며 주위를 환기시키는 편곡으로 이루어진 재해석은 브라스파트가 빠진 대신 중반부 귀에 쏘옥 들어오는 기타 사운드로 거장의 유산을 보듬는다.
‘사랑한다면’은 원래 김명길이 이번 프로젝트 작업에도 동참할 계획으로 있던 곡이다. 하지만 김명길은 지난 5월 17일, 지병인 전립선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가 영화 ‘고고 70’ 개봉을 전후하여 음반과 공연을 통해 후배 뮤지션과 했던 여러 활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번 작업 이후의 활동 역시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소울 트레인과의 협업은 계획으로만 그치고 이 곡은 그에게 바치는 헌정곡으로 남게 됐다. 다시 한번 고운 노래 부르는 새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Credit]
‘하헌진밴드 x 최선배’
하헌진 - 기타, 보컬
김지인 - 베이스
우상석 - 하모니카
김건재 - 드럼
최선배 - 트럼펫
‘소울트레인’
곽경묵 - 기타, 보컬
임윤정 - 보컬
김광훈 - 베이스
이정학 - 드럼
윤희나 - 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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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_SIDE A ‘어두운 골목길’ 최선배X하헌진밴드
한국 재즈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시작이다. 그 출발은 1920년대부터였고, 해방 이후 1960년대까지 미8군 무대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발전을 거듭해왔다. 창조보다 모사의 역사였지만 김준, 김수열, 신관웅, 정성조, 최선배와 같은 연주자를 통해서 ‘한국만의 정통 재즈’를 현재까지 이어왔다. 1970년대 활발하게 활동한 ‘정성조와 메신저스’는 색소폰 연주가로 대중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정성조의 ‘재즈 그룹사운드’다. 당대 저명한 음악 감독이기도 했던 그는 소설가 최인호의 원작인 이장호 감독의 1975년 영화 ‘어제 내린 비’에서 13곡의 사운드트랙을 진두지휘한다. 15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흥행에 힘입어 이 OST 앨범 역시 괄목할만한 판매고를 올렸다.
소위 인천,부평발(發) 숨겨진 명곡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부평 사운드(Bupyeong Sound)’ 프로젝트는 ‘신구의 조화’라는 아름다운 과업도 수행한다. ‘부평 사운드’에서 선곡된 ‘어제 내린 비’의 수록곡 ‘어두운 골목길’은 재즈 작품은 아니지만, 정통 블루스를 표방하는 하헌진밴드와 한국 재즈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최선배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합을 기대할 수 있다. 최선배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음악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몇 안 되는 1세대 재즈 음악가이며, 하헌진밴드는 한국에 정통 블루스의 멋을 전하고자 하는 진정성 넘치는 블루스 밴드다.
편곡을 진행한 하헌진은 곡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원곡의 복잡한 구성과 많은 악기의 조합은 걷어냈다. 최대한 심플하고 모던하게,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며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랐다. 그 의도대로 주니어 킴브루(Junior Kimbrough)와 알엘 번사이드(R.L. Burnside) 풍의 1980년대 주크 조인트 스타일, 단순 반복의 델타 블루스를 ‘어두운 골목길’에 절묘하게 이입했다. 원곡의 브라스 섹션을 대체한 하모니카 연주는 곡 전체를 지배하지만 튀지 않고, 최선배의 자유로운 솔로 라인은 유려하게 밴드와 화합해내며 작품을 경이로 이끈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전해지는 묵직한 울림은 원곡에 대한 헌사 그 이상의 가치로 남는다.
신현태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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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_SIDE B ‘사랑한다면’ 소울 트레인
소울 트레인이 부른 ‘사랑한다면’은 데블스가 1974년 발표한 공식 두 번째 음반에 담긴 곡이다. 데블스는 1967년 김명길이 조직한 앰비션스가 1968년 개명한 그룹으로, 이듬해인 1969년 연석원을 비롯한 앤젤스의 멤버들과 합쳐지며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2008년 영화 ‘고고 70’은 바로 데블스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결성당시 데블스의 주 활동무대는 기지촌이 있는 왜관이었지만 밴드의 리더 김명길(기타, 보컬)과 명곡 ‘그리운 건 너’에서 보컬을 담당했던 채완식(베이스, 보컬)은 인천 토박이 뮤지션이다.
데블스는 동시대 활동했던 많은 밴드가 록/사이키델릭 밴드와 달리 호쾌한 브라스 파트를 앞세운 본격 솔/펑크(Soul/Funk)음악을 표방했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성은 독자적인 활동을 벌였던 1970년대 초반보다 오히려 1970년대 중후반 불어 닥친 디스코의 열풍과 함께 인기 여가수와의 협업을 통해 뒤늦은 인정을 받은 바 있다. 김명길이 직접 보컬까지 담당한 ‘사랑한다면’은 같은 음반에 담긴 한탄조의 ‘그리운 건 너’와는 상반된 가사를 가진 곡으로, 솔 풍 코러스와 다소 퇴폐적인 오르간 연주,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브라스파트가 매력적이다.
이쪽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현재 솔 풍 코러스, 퇴폐적인 오르간 연주와 브라스파트라는 데블스의 매력과 공통분모로 소울 트레인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소울 트레인의 ‘사랑한다면’으로 이 곡을 처음 듣는다면 마치 그들의 원곡인 양 생각될 만큼 어색함이 전혀 없다. 원곡에 충실한 진행을 보이다가 후반부 돌연 레게로 돌변하며 주위를 환기시키는 편곡으로 이루어진 재해석은 브라스파트가 빠진 대신 중반부 귀에 쏘옥 들어오는 기타 사운드로 거장의 유산을 보듬는다.
‘사랑한다면’은 원래 김명길이 이번 프로젝트 작업에도 동참할 계획으로 있던 곡이다. 하지만 김명길은 지난 5월 17일, 지병인 전립선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가 영화 ‘고고 70’ 개봉을 전후하여 음반과 공연을 통해 후배 뮤지션과 했던 여러 활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번 작업 이후의 활동 역시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소울 트레인과의 협업은 계획으로만 그치고 이 곡은 그에게 바치는 헌정곡으로 남게 됐다. 다시 한번 고운 노래 부르는 새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Credit]
‘하헌진밴드 x 최선배’
하헌진 - 기타, 보컬
김지인 - 베이스
우상석 - 하모니카
김건재 - 드럼
최선배 - 트럼펫
‘소울트레인’
곽경묵 - 기타, 보컬
임윤정 - 보컬
김광훈 - 베이스
이정학 - 드럼
윤희나 - 건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