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보즈 오브 캐나다가 8년이라는 공백 이후 내놓은 정규 앨범으로 지금까지의 경력 중 가장 어둡고 예민한 작업물이다. 앨범 발매 이전 새로운 음원을 담은 수수께끼 12인치가 뉴욕과 영국의 레코드 샵에서 한 장씩 발견됐고 이는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무려 5700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6자리 숫자 6개를 구석구석에 수수께끼처럼 뿌려 놓았고 이 숫자들을 모두 찾은 팬이 보즈 오브 캐나다의 홈페이지 공란에 적어 넣으면서 비로소 새 앨범에 대한 정보가 공개된다. 아름답게 흔들리는 신디사이저 멜로디, 미니멀한 리듬이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듯한 거친 소리 입자들과 함께 희미하게 울린다. 이전 작의 어쿠스틱 악기들, 그리고 비트는 거의 사라졌지만 'Sick Times' 같은 트랙에서 확실히 과거의 모습을 감지해낼 수 있다. 커버 속 황야의 이미지처럼 건조하면서도 장대한 에픽의 지평선이 앨범 내내 펼쳐진다. 8년이라는 공백 사이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칠웨이브나 덥스텝 군에 포함된 새로운 전자음악가들의 작품에는 보즈 오브 캐나다의 유전자가 숨쉬고 있었고, 이 낯선 향수는 다시금 세상에 요구되어졌다. 우리의 의식을 역류시키는 초월적 음향은 결국 스스로의 위치를 알 수 없게끔 만들곤 한다. 이를 두고 '타임리스'라는 진부한 표현 따위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