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PLUR, Love Edition 2021
Various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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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5/ 1명
  • 발매일 : 2021.08.20
  • 발매사 : 뮤직카로마
  • 기획사 : DJKOREA RECORDS
PLUR, Love Edition 2021: Korean Electronic Music DJ/Producer 컴필레이션 앨범

■ Description

세계적으로 디제이 장비의 패권은 파이오니어가 쥐고 있다. 다른 장비로 디제잉을 배운 사람도 현역으로 뛰려면 파이오니어로 다시 배워야 할 정도로 클럽과 페스티벌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디제이코리아는 파이오니어 디제이 장비의 국내 총판이다. 디제이 장비에 있어 한국을 리드하는 회사다.

디제이코리아 레코드는 바로 이 디제이코리아가 설립한 음악 레이블이다. 한국의 디제이들이 만든 음악을 발매하고 홍보를 돕는다. 안 그래도 언더그라운드의 자립이 어려운 한국에서 일렉트로닉 댄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디제이코리아는 레이블 운영을 통해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씬의 약한 고리를 서포트해 활성화를 돕는다. 차준호 대표는 2020년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들의 자생이 전체 씬을 살찌게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활동할 터전이 없는 음악계는 성장할 수 없다. 디제이 중심의 댄스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고 서포트하는 레이블의 존재는 이 분야 디제이 및 프로듀서들에게 안정감과 희망을 줄 수 있다.

상생과 지원 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레이블의 음악적 성향도 그것과 맞닿아있다. 특정 장르나 흐름에 집중하기보다는 국내 디제이 씬 전반을 포괄하는 넓은 장르를 아우른다. 2020년에 발표된 Vol.1만하더라도 대중적인 EDM부터 언더그라운드 장르까지 폭넓게 아울렀다. 이번에도 강력한 드럼앤베이스부터 앰비언트 퓨전의 테크노까지 한 클럽과 크루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다양한 장르가 한 데에 담겼다. 특정 지역이나 (강남 or 이태원) 장르 구분 없이 한국 디제이 전반의 성향을 조망하고 싶다면 이 앨범을 들으라고 권하고 싶다.

앨범 제목으로 쓰인 'PLUR'는 평화, 사랑, 화합, 존중의 이니셜을 따온 합성어다. 히피들에게 '사랑과 평화'가 있다면 레이버들에겐 'PLUR'가 있다. 이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춤 추고 노는 데에 무슨 정신이 필요하냐고 하겠지만 레이버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음악 파티가 추구해야 할 몇 가지의 가치를 정리해놓았다. 그게 평화, 사랑, 화합, 존중이다. 낯선 사람들과 대규모로 모여 파티를 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음악을 즐겨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레이버들의 이상적 가치를 소환했다는 점에서 이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의 진정성 있는 음악이란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닐까.

앨범의 발매 시점 또한 과하지 않은 선에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2020년의 디제이 씬은 사실상 초토화되었다. 페스티벌들이 일제히 취소되고 클럽들도 가혹한 영업 정지에 시달려야 했다. 백신 접종 비율이 높아지며 파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와중에 앨범이 발매되었다. 비록 4차 대유행으로 잠시 움츠러들긴 했지만 조금씩 공연과 파티가 재개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상황을 보면 우리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앨범의 발매를 디제이 씬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신호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1. Calfskin 'Too High'
카프스킨은 테크 하우스, 베이스 하우스, 브라질리언 베이스 등의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듀서다. 고등학교 때부터 재즈 피아노를 익혀 이를 일렉트로닉 음악과 연결해보고자 시도한다고 한다. 'Too High'에서는 퓨처 레이브와 브라질리언 베이스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색다른 시도를 해봤다고 한다.

2. Quadrosix 'Zetabolism'
드럼앤베이스 기반의 베이스 뮤직 프로듀서 콰드로식스의 데뷔 싱글이다. 드럼앤베이스 특유의 빠르고 파워풀한 비트와 강렬한 리즈 베이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특히 베이스 사운드는 웅장한 공간감과 공격적인 텍스처는 물론이고 세련된 모듈레이션까지 갖추고 있어 멜로디 변화가 거의 없음에도 역동적이고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한다.

3. Glaspaser 'Money Boy'
글라스파져는 아마먼트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테크노 프로듀서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자신 만의 소리를 표현하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전자 음악이라고 한다. 'Money Boy'에서는 드럼과 스피치 사운드에 중점을 두고 심플하면서도 그루비한 음악을 만들었다. 리듬감 있고 심플하며 단단한 사운드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4. VoidRover 'The Blue Light'
보이드로버는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피에르 블랑쉐 등과 함께 다보탑 레이블을 대표하는 프로듀서다. 단단한 킥 드럼, 빠르게 펌핑하는 베이스라인, 시원한 하이햇의 조화를 통해 테크노 특유의 직선적인 그루브를 멋지게 표현했다. 브레이크다운 이후의 시네마틱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아르페지오에서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나 트랜스의 서정성이 느껴진다.

5. Morhyp 'Damp'
몰입은 제주도에서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베뉴 선셋 클리프의 음악 감독이다. ‘Damp’ 역시 석양을 바라보며 스케치한 곡이라고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듯 먼 곳에 시선을 두게 되는 몽환적 소리들이 감성과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해외에선 안쥬나딥 등의 레이블을 중심으로 이렇게 치유하는 듯한 하우스 음악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음악적 계보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6. Soseol, Leedongki 'Strange Occult Fantasia'
소설은 아마먼트 레이블을 이끄는 디제이 겸 프로듀서다. 'Strange Occult Fantasia'는 그동안 소설이 발표해온 곡들과 다르게 앰비언트 성향이 짙다. 타악기를 닮은 짧은 신스가 아닌 천천히 움직이며 넓게 공간을 쓰는 웅장한 사운드가 메인으로 나선다. 여러 겹의 소리들이 쌓여 만들어내는 다층적인 텍스처와 몽환적 질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7. Moota 'Taste You on My Lip'
무타는 파티 애니멀 소속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다. 마리나 호텔의 뮤직 디렉터를 맡고 있다. 담담하고 담백한 사운드 연출 뒤에 자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8. Ation 'Yeaeet!'
디제이 에이션은 베라, 아레나, 엠투 같은 서울을 대표하는 클럽들에서 레지던트 디제이를 해왔다. 아레나의 음악 감독이었던 패럴라이즈 아이디어가 이끄는 이니셜 뮤직에 소속되어 있기도 하다. 가장 커머셜한 클럽들에서 음악을 틀어왔지만 음악은 올드스쿨을 지향한다. 'Yeaeet!'는 옛날 시카고 하우스에서 들을 수 있던 심플한 베이스라인이 특징이다. 시원한 909 하이햇에서도 올드스쿨 바이브를 느낄 수 있다. 트랩으로 반전되는 구성으로 모던한 색깔을 심은 부분도 인상적이다. 그는 다프트 펑크, 케미컬 브라더스 등을 들으며 전자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9. Nght Vision, Minimonster 'Energy'
나이트 비전은 리딤 덥스텝을 주 장르로 하는 프로듀서이자 디제이다. 위키드 레코즈, 고블린스 러 등 다양한 해외 레이블에서도 곡을 발매해왔다. 미니몬스터 역시 덥스텝 사운드를 기반으로 여러 장르의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 겸 디제이다. 최근에 SM 엔터테인먼트의 EDM 레이블인 스크림 레코즈에서 NCT 드림의 '맛' 리믹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Energy'는 둘의 콜라보 트랙이다. 나이트 비전과 미니몬스터의 파트를 순차적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마지막 파트는 두 프로듀서의 소리를 혼합해 구성했다고. 관객들이 헤드뱅잉을 할 것 같은 헤비한 트랙이다. 덥스텝 특유의 강렬한 소리들을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10. BASSKRAP 'Blue Valentine'
베이스크랩은 하드스타일을 기반으로 하드코어까지 넘나드는 디제이 겸 프로듀서다. 하드스타일과 베이스 뮤직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파티 브랜드 맥시멈 베이스의 파운더이며, 국내 최초의 하드스타일 클럽 행오버, 이태원 베이스 뮤직의 성지 래빗 홀의 디렉터 및 CEO를 거쳤다. 현재 국내 유일의 하드스타일 레이블인 아워글랙스 레코즈의 공동설립자 겸 소속 아티스트다. 이번 컴필레이션의 주제인 'Love'에 대해 고민하다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쓰게된 곡이라고 한다. 하드스타일 장르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도록 초반부를 밴드 구성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글 - 음악 저널리스트 이대화

A&R - Edgar Sound
Design - Limzi

© DJKOREA RECORDS Co, Ltd. All Rights Reserved.

Release Date: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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