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MAHAL
Toro y M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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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5/ 4명
  • 발매일 : 2022.04.29
  • 발매사 : 리플레이뮤직
  • 기획사 : Dead Oceans
다양한 장르를 횡단하는, 뮤지션들이 사랑하는 아티스트 Toro y Moi [MAHAL]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기반으로 시작된 토로 이 모아(Toro y Moi)는 채즈 베어(Chaz Bear: Chaz Bundick)의 프로젝트 명이다. 그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주제를 다층적인 음악으로 풀어내면서 사운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변주시켜왔다. 애초에 디스코와 훵크, 재즈, 사이키델릭 록 등 그가 공공연하게 밝혀온 취향들은 마치 DNA처럼 고스란히 그의 음악에 드러나고 있다. 주변의 아티스트들이 그와의 작업을 원했고,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 하임(HAIM), 그리고 아발란치스(The Avalanches) 등의 곡에서 토로 이 모아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캘리포니아 버클리 시에서는 6월 27일을 "채즈 번딕의 날"로 정하기까지 했는데 확실히 토로 이 모아는 근 10년 사이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토로 이 모아의 야심이 한데 어우러진 앨범 [MAHAL]은 레이블을 데드 오션스(Dead Oceans)로 옮긴 후 공개하는 첫 정규 앨범이다. 앨범 발매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다른 어느 앨범들 보다도 많은 뮤지션을 피쳐링시킨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 설명하기도 했는데 언노운 모탈 오케스트라(Unknown Mortal Orchestra), 네온 인디안(Neon Indian) 등 다른 참여진들 또한 구석구석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앨범의 레코딩은 2021년 채즈 베어의 오클랜드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으며, 토로 이 모아는 이전에는 가사를 먼저 쓰고 거기에 음악을 맞추는 방식의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 앨범의 경우 가사를 완성하기 전에 앨범의 프로듀스를 완료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과거와는 다른 제작 방식의 결과물이었다.

앨범의 첫 싱글 'Postman'은 마치 안정제를 흡입한 오하이오 플레이어스(Ohio Players)의 'Love Rollercoaster'처럼 들린다. 훵키한 드럼 루프 위에 꿈꾸는 듯한 분위기를 얹어낸 'Magazine' 또한 기존 토로 이 모아의 바이브가 고스란히 감지된다. 브레인피더(Brainfeeder) 소속의 살라미 로즈 조 루이스(Salami Rose Joe Louis)가 보컬 피쳐링을 참여하고 있는데, 다채로운 그래픽과 장난기 넘치는 편집의 비디오가 곡의 기이한 생동감을 더한다. 확실히 처음 공개된 두 싱글들은 70년대 싸이키델리아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상냥하면서 여유로운 훵크 트랙 'The Loop'에서도 훨씬 느긋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90년대 힙합 비디오의 무드가 연상되는 비디오 또한 이런 생동감 넘치는 느슨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백워드 되는 기타가 곡 내내 전개되는 'Déjà Vu'는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싸이키델릭 팝 트랙이다. 이 곡을 비롯해 'Days in Love', 'Last Year', 'Way too Hot' 등의 곡 들에서는 확실히 [Revolver] 시기의 비틀즈(The Beatles)를 연상시킬 만한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게스트들의 활약 또한 흥미로운데, 스톤스 쓰로(Stones Throw) 소속의 소피(Sofie)가 투명한 보컬을 들려주는 'Clarity', 옛 모타운 소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조립해낸 맷슨 2(The Mattson 2)이 함께한 'Millennium' 또한 인상적인 지점을 만든다. 프리재즈 같은 전개에 색소폰이 어지럽게 흔들리는 'Goes by So Fast', 느리게 침잠해가는 슬로우 잼 트랙 'Mississippi' 등이 현기증 나게 전개되며, 'Foreplay'의 경우에는 [Odelay] 시절의 벡(Beck)과도 겹쳐진다.

거친 질감의 6,70년대 싸이키델릭 록과 어지러운 알앤비/소울, 그리고 현대적인 전자음악을 망라하며 장르의 울타리를 넘어선 앨범은 토로 이 모아 다운 작품임에 동시에 독자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른 아티스트들 과의 협업 또한 안정적이기에 어떤 절충주의 적 면모 또한 두드러진다. 13곡이 마치 최면에 홀린 듯 지나가는 가운데 토로 이 모아, 그리고 채즈 베어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진정한 작가로서의 위상 또한 더욱 공고히 해내고 있다. 그의 커리어에 있어 성공적인 터닝포인트다. 무드는 한없이 느긋하지만 그럼에도 [MAHAL]은 토로 이 모아의 가장 대담한 작품으로써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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