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문진오 독립운동가의 노래 2집 "결"
문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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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5/ 3명
  • 발매일 : 2023.01.25
  • 발매사 : 미러볼뮤직
  • 기획사 : 걷는사람
문진오 [문진오 독립운동가의 노래 2집 “결”]


예술적 기억운동의 아름다운 정화(精華)

시는 역사와 노래 사이에 있다. 아니, 역사와 노래를 동시에 품고 결속한다. 이 음반은 일제강점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독립운동이나 민족정신 발양에 헌신해온 분들의 내면과 목소리를 담은 시편들에 곡을 입힌 가수 문진오의 두 번째 예술적 기억운동의 결실이다. 따라서 이 음반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역사와 노래가 한 몸이 되는 순간을 실감 있게 경험하게끔 해줄 것이다. 역사와 노래가 만나 이루는 이러한 예술적 승화 과정은 민족정신의 발원과 승화에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 활동했던 가수 문진오는 이렇듯 역사를 온몸으로 기억하려는 이들에게 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간절하게 선사한다.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정신을 호소하기도 하고, 고난의 시대를 살아간 이름 없는 이들의 소망을 처연하게 들려주기도 한다.
이상화, 정지용, 이육사, 윤동주, 신동엽, 김남주의 시편은 저마다 당대 식민권력이나 독재체제의 폭력성에 저항한 사례로서 빛을 발한다.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식민 침탈 상황에 대항하는 민족정서의 시적 실현을 소망했다. 정지용의 ‘고향’은 벌교 출신 채동선이 작곡하여 1930~40년대 최고 인기곡으로 불렸는데, 식민지시대 고향상실감이 짙게 울려나오는 서정적 명편이다. 이육사의 ‘광야’나 윤동주의 ‘서시’는 준열한 시대의식과 내면적 성찰로 어두운 역사에 대응한 첨예한 목소리들이다.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는 알맹이를 품으면서 외세의 폭력성을 거부한 빼어난 절창이며, 김남주의 ‘죽창가’는 일제에 의한 최초 제노사이드가 동학에서 발원했음을 실증하는 돌올한 목소리이다. “껍데기는 가라”고 외치고 “죽창이 되자”고 다짐했던 그날의 함성은 지금도 쟁쟁한 역사적 현재형으로 살아있다. 이분들이 보여준 ‘저항’이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유형무형의 폭력에 대항하여 자신의 존재값을 지키려는 일련의 사유와 행동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시편들은 한결같이 그러한 저항의 순금으로 우리의 귀를 울릴 것이다.
신채원의 시 ‘천명, 수운 최제우’는 동학 창시자 수운 선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한 몸 꽃 피워 세상이 봄이라고 말한 선생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고, ‘빛이 된 사람 해월 최시형’에서도 다음 세대까지 그 ‘빛’이 전해짐을 노래하고 있다. 수운에서 해월로 이어져간 동학이 민족사에서 항구적 ‘빛’이 되었음을 증언하고 있다. 나아가 ‘겨레의 가슴 손병희’에 이어지는 “겨레의 가슴에/꺼지지 않는 불꽃”이야말로 연면한 동학사와 민족사가 서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박학봉의 시 ‘최운산 장군’에서는 봉오동전투의 숨은 주역 최운산 장군이 등장하고, 신채원의 시 ‘조선인의 발’에서는 백 년 전 관동대지진 사진첩에서 본 억울한 죽음들을 소환하여 그분들의 “하얀 발”을 “뜨겁게 뜨겁게 뜨겁게 안고” 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김일영의 시 ‘귀향’에서는 끌려간 소녀들의 비극성이 만져지는 듯하다.
우리는 이 음반이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100주년을 맞이하여 많은 분들에게 널리 다가가기를 바란다. 30년 음악인생을 넘어서고 있는 가수 문진오 스스로에게도 예술적 기억운동의 아름다운 정화(精華)로 남기를 기대한다. 이처럼 다양하고 아름답고 견결한 시와 역사와 노래가, 퇴행과 반동의 우리 시대에, 모두의 잠든 혼을 깨워 일으켜 세우리라 또한 소망해본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인문대학 학장)

[Credit]
Executive Producer 신채원
Producer 권오준
Arrange 권오준
Instrumental Recording & Mixing 김지민 Gloryagain Studio
Vox Recording & Editing 문진오 걷는사람 Studio
Chorus Recording & Editing 송순규 Acacia Studio
Mastering 이재수 Sonority Mastering
글씨 : 솔뫼 이희영
디자인 : 무송
제작 : 걷는사람, 프로믹스, 비영리법인 결잇다

Piano 권오준
Guitar 유웅렬
Bass 이상진
Drum 조규원
Percussions 정병학
Trumpet Konstantin Drovitko
국악타악 장재효
대금 & 소금 한충은
장새납 이영훈
해금 홍다솔
피리 & 태평소 한지수

Strings
1st Violin 김홍연
2st Violin 김민경
Viola 전혜성
Cello 김영민

타악사물
꽹과리 장재효
장구 류승표
북 신은경
징 박나리

Chorus
아카펠라그룹 “아카시아”
Soprano 김영
Alto 구예니
Tenor 홍원표
Baritone 송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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