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다시 부르는 노래
케비놀로지 (Kevi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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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매일 : 2024.04.30
  • 발매사 : RIAK
  • 기획사 : -
[다시 부르는 노래]


어른이 되어 다시 부르는, 찬란했던 그 시절 우리들의 노래.





[Liner Notes]

2024년은 대한민국 최초의 창작 동요라 할 수 있는 ‘반달'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 짝꿍의 손을 마주 잡고 “푸른 하늘 은하수~”를 부르며 손 놀이를 하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동요의 영향력은 꽤나 지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반 친구 중 한 명쯤은 합창부에서 노래했을 것이고, 방송국 동요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 카메라 앞에 선 경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다시 부르는 노래] 프로젝트를 제작하고 지휘한 케비놀로지는 고등학교 때부터 창작 동요제에 자신의 곡을 공모했던 동요 작곡가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프로듀서로 음악가의 길을 걷고 있던 그는 동요에 온 정성을 쏟았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고, 그 시절 무대에서 만난 동료들의 목소리를 새로이 담아낼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참여자들 모두의 추억을 다시금 회상케 할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선 40여 명에 이르는 멤버들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했습니다. 성악가, 정가 보컬리스트, 아이돌, 지휘자, 보컬트레이너, 뮤지컬 배우, 아나운서 등 예능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이 있는가 하면, 회사원, 군무원, 의료계, 법조계 등 다양한 직종에서 자기 삶을 이어가는 친구들도 있었기에, 23년 5월에 시작된 첫 녹음은 24년 2월이 되어서야 끝이 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지난한 과정은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설렘과 행복 앞에선 짧은 순간일 뿐이었고, 아무 욕심 없이 노래한 것에 대한 수익금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첫 트랙인 ‘다시 부르는 노래'는 20여 년 전 무대 위에서 꼬까옷을 입고 노래했던 각자의 곡들을 오마주한 가사들로 이루어졌습니다. <나의 소원>(작사/곡 유재봉)에 담긴 “바다야 나의 소원 이루어주렴”은 “바다에 빌던 소원 열세 살 날 기억해"라는 가사로, <가랑잎 엽서>(작사 신현득, 작곡 홍재근)에 담긴 “가을이 가면서 찬바람에 빨간 엽서 띄운다"는 “엽서에 맘을 띄운 그 시절 내 이야기"로 재탄생되어 노래의 주인공을 찾아갔죠. 그러다 보니 가사에서 운율을 느끼거나 중독성 있는 소절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어린 시절 자신이 불렀던 가사를 다시 마주한 이들이 얼마나 반가운 심정으로 노래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옷을 입었지만, 여전히 순수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벅찬 감동을 꾹꾹 눌러 담아낸 파트들을 지나고 나면 “우리가 다시 부르는 노래,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며 모두가 한목소리로 화답하는 하이라이트에 도달합니다. 

작곡가 케비놀로지는 합창에 어울리는 12/8박 멜로디에 밴드 사운드를 입혔는데, 이는 동요의 신비롭고 산뜻한 분위기를 계승하는 것으로 와닿습니다. 마치 물병 안에 든 물이 병과 함께 성장하듯이 그 안의 내용물은 어린 날의 심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주죠. 목소리 대신 피아노로 인터루드에 즉흥 연주를 담은 것도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틀로 변화된 자기 모습을 투영한 위트있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트랙 ‘나의 무대에서'는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클래식 전공자들의 목소리를 피아노 반주만으로 담아낸 곡입니다. 수많은 동요를 작사한 이수영 작사가의 시에 케비놀로지가 곡을 붙였고, 20여 명의 따뜻하고 풍부한 성량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조율했습니다. 불안감을 안고 무대 위에 섰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가사들은 지금 우리의 삶에 빗대어 보아도 충분히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매일의 무대를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만족하지 못한 채 내려왔는지 모르지만 ‘지나온 나를 안아줄 거야, 지금의 나를 사랑할 거야, 나의 노랠 시작할 거야'라고 다짐하는 것. 어쩌면 아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필요한 노랫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라이너 노트를 작성하면서 과거에 방영되었던 창작 동요 프로그램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뚱뚱한 브라운관 TV로 송출되던 프로그램들을 이제 1cm도 안 되는 노트북 모니터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다가왔죠.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동요제의 존속보다 인상적인 것은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의 표정이었습니다. 일말의 고민 없이 웃고있는 아이들, 자신의 소리로 꽉 채운 자신감 넘치는 표정들... 아마 노래와 하나가 되라는 스승들의 말은 ‘아이처럼 노래하라'는 말로 치환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동요를 부르던 멤버들의 얼굴에선 아직도 그 웃음과 순수함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이 사실을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역대 최저라는 출산율 소식으로 어두운 전망이 가득한 시대입니다. 이제 아이들도 방과 후 합창단 활동보다는 사교육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고, 동요보다는 가요를 접하는 시간이 월등히 많아지는 환경으로 변화하였죠.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동요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아름다운 소리와 노랫말은 우리의 삶을 여전히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부르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글 김효진 (재즈도슨트, 재즈에비뉴 대표)





[CREDIT]

Music Producer | Kevinology (황성빈)
M/V Producer | STELLiNA
Sound Director | 정현민 @ K-STUDIO
Art Director | KATSUMI MORIAKI
Special Thanks To | 김효진, 박성혜, 박후락, 방희정, 신호, 안혜수, 이수영, 조성재



Track #1 다시 부르는 노래 (Sing Again With You)

All Music & Words | Kevinology
Co-Producer | 정현민

Vocals | 사공빈, 황현한, 신정민, 남윤지, 윤나효, 홍예나 (홍수연), 김하린 (김효진), 신유섭, 김수진, 김재원, 박은우, 박한샘, 송다원, 유서영, 류진, 서재희, 주세은, 원세령 (원유리), 이규빈, 김규연, 최여완, 최창환, 문지현, 권유빈, 박연우, 성태현, 강윤, 박민선
Backing Vocal | 류진

All Keys | Kevinology
E. Bass, Cb. & Synth Bass | Cleancha
Drum Sets & Perc. | Tino
A. Gtr. & E. Gtr. | ALCAR
Orchestrator | Kevinology
Rhythm Programmer | Tino



Track #2 나의 무대에서 (This is My Stage)

Composer | Kevinology
Lyricist | 이수영

Sop. | 이동원, 이소윤, 유서영, 한승연, 주세은, 문지현, 강윤, 박민선
Alto | 김하린, 최서윤, 박서경, 서재희, 성민희, 권유빈
Ten. | 황현한, 박한샘, 최창환

Pf. | Edwin Kim (김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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