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불효자는 놉니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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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3.5/ 36명
  • 발매일 : 2013.05.08
  • 발매사 : 주식회사 블렌딩
  • 기획사 : 붕가붕가레코드

씨 없는 수박 김대중 [불효자는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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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수박 김대중' 은 블루스 싱어송라이터 김대중의 '블루스 이름'이다. 블루스 이름이란 블루스 아티스트들이 갖고 있는 예명 같은 것으로, 관습적으로 신체의 불구를 의미하는 첫 번째 단어 + 과일 이름에서 따 온 두 번째 단어 +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차용한 세 번째 단어로 이뤄져 있다. 그의 경우에는 '씨 없는'(불구) + '수박'(과일) + '김대중'(전직 대통령)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전직 대통령을 의미하는 김대중은 부모님이 지어주신 그의 본명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애초부터 그와 블루스 사이의 인연은 정해져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인연이 구체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동안 영화 배우, 밴드 매니저, 피자 배달에 이르는 여러 가지 직업을 거치는 동안 아직 블루스는 그에겐 그저 좋아하는 음악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30대 중반이 된 어느 날, 그는 술을 마시고 카페에서 자기 노래를 한 자락 뽑아 올린 것을 계기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홍대로 와서 본격적인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여러 블루스 스타일 중에서도 평소 좋아하던 1930~40년대의 미국 고전 블루스를 파고드는 한편 거기에 한국의 오래된 포크와 뽕짝의 느낌을 가미하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잘 맞는 옷이었다.

이때부터 블루스는 그에게 삶이 되었다. 두 명 밖에 없는 까페부터 50명이 모인 행사장까지 그를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이 무렵 홍대 인디 음악판에서 조차 비주류였던 블루스를 지향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하나 둘씩 등장했고, 그들과 함께 활동하며 그의 이름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인디 음반사 붕가붕가레코드가 제작한 블루스 컴필레이션 [블루스 더, Blues]에 그의 노래 "300/30"을 수록하면서 '조금 더' 이름이 알려졌다. 보증금 300에 월세 30으로 살만한 곳을 찾아 서울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이의 사연을 위트 있게 담아내어 한국 최초의 부동산 블루스라 일컬을만한 이 노래는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 후보에도 오르게 되었다. (수상은 못했다.)

그리하여 2013년, 데뷔하기에는 꽤나 늦은 서른 여섯이라는 나이에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다. 블루스 컴필레이션을 작업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붕가붕가레코드와 함께 몇 년 동안 만들어온 노래를 차곡차곡 실어낸 이 앨범의 제목은 그의 블루스 이름과 같은 '씨 없는 수박'. 그가 살면서 경험해 온 적잖은 곡절들이 때로는 자조 섞인 위트로, 때로는 절절한 신파로, 때로는 따뜻한 로망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는 씨 없는 수박 김대중식 블루스 앨범이다. 특히 텁텁하면서도 애처로운,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구석이 있는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 포인트.

그리고 본격적인 앨범 발매에 앞서, 5월8일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1집 수록곡 중 "불효자는 놉니다"를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한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자식 된 입장에서도 꽤나 얄밉게 느껴지는(특히 마지막 대목에서는 더더욱) '몹쓸 자식'의 사연을 '명랑하게' 담은 이 노래를 어버이날에 공개한다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굳이 갖다 붙이자면 아주 적나라한 표현 앞에서 자신이 평소 불효했던 면을 뜨끔하게 되돌이키게 된다는 교훈적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음. 더 이상의 의미를 찾는 것은 듣는 이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저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이 대중 여러분들께 드리는 유머러스하면서 약간은 발칙한 첫 인사 정도라면 족할 지도.

5월8일 디지털 싱글 발매에 이어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1집 [씨 없는 수박] 은5월20일(월)에 정식으로 발매된다. 그리고 연이어 5월25일(토)에는 그의 1집 발매 기념 공연 '김대중 선생님의 입신양명 블루스 쇼'가 열린다. 막걸리를 한 잔 들이키며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걸쭉한 노래를 안주 삼을 수 있는 이 자리는 어쩌면 곧 큰 인물이 될 그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됐으면 싶은 것이 씨 없는 수박 김대중 이하 관계자들의 솔직한 바람이다.) 텅스텐홀에서 오후 8시부터. 게스트로는 요조와 김간지x하헌진이 출연한다. 공연 정보 및 예매는 붕가붕가레코드 홈페이지(www.bgbg.co.kr)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디지털 싱글 "불효자는 놉니다"는 붕가붕가레코드가 제작했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이 가사를 쓰고 노래를 지었다. 노래/기타/하모니카는 씨 없는 수박 김대중, 드럼 연주는 김간지. 프로듀서는 블루스 컴필레이션을 제작한 바 있는 깜악귀(눈뜨고코베인). 녹음은 깜악귀와 나잠 수(쑥고개 III 스튜디오)가 맡았고 믹싱과 마스터링은 나잠 수의 솜씨다. 싱글 커버 디자인은 언제나처럼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기조가 맡았다, 매니지먼트는 김설화(sh@bgbg.co.kr,). 유통은 미러볼뮤직이 진행한다. - 글/ 곰사장(붕가붕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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