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A Hundred Miles Off (5 Bonus Tracks)
The Walk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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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 4명
  • 발매일 : 2006.08.16
  • 발매사 :
  • 기획사 : 파스텔뮤직
21세기 포스트-펑크 씬의 주역 '워크멘(Walkmen)'의 2006년 신보 [A Hundred Miles Off]

대략 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였다. 갑자기 7,80년대의 아트펑크에 영향받은듯한-음악적인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태도와 의상까지-신진 밴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NME에서는 마치 영국이 지미 핸드릭스(Jimi Hendrix)를 본국인 미국보다 먼저 주목했던것 처럼 다짜고짜 이러한 무브먼트에 대해 대서특필하게 되었고, 디트로이트의 화이트 스트라잎스(White Stripes)와 뉴욕의 인터폴(Interpol), 스트록스(Strokes)등의 활동 하나하나에 주목하였다. 스트록스의 데뷔앨범은 NME의 오버와 함께 21세기의 최초 '올해의 앨범'으로 기록되었는데, 이후 쏟아져 나온 수많은 포스트 펑크, 개러지 리바이벌은 전세계의 트랜드가 되었으며 이 올드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의 락앤롤은 역설적으로 현재 가장 트랜디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당시에 과거의 음악들에 대한 리바이벌이 트랜드가 되어버린 것에 대해 ‘이 시대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시대’라면서 빈정댔던 무리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불평은 당연히 아무런 변화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열풍이 불었을때로부터 거진 6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쪽 계열의 밴드들은 계속 나와주고 있으며 그 당시에 주목받았던 신예들은 어느덧 두세장의 정규앨범들로 자신의 디스코그라피를 채우고 있다. 각 밴드들이 나름대로의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었지만, 워크맨(Walkmen)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워싱턴에서 모두가 동네 친구였으며 뉴욕에서 밴드를 시작한 워크맨은 사실 두개의 전신밴드를 가지고 있다. 월터 마틴(Walter Martin), 폴 마룬(Paul Maroon), 맷 배릭(Matt Barick)은 SKG의 드림웍스에서 앨범을 냈던바 있던 메이저 밴드 조나단 파이어 이터(Jonathan Fire*Eater)의 멤버였으며, 보컬인 해밀턴 릿하우저(Hamilton Leithhauser)와 베이시스트 피터 바우어(Peter Bauer)는 리코이(The Recoys)라는 인디밴드에서 활동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조이 디비전(Joy Division)과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그리고 스미스(The Smith)와 큐어(Cure), U2와 픽시즈(Pixies),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들이 받았던 대부분의 요소들을 모두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99년에 결성하여 여러가지 자체 제작했던 EP들 이후, 2002년 그들이 정규 데뷔앨범 을 스타 타임(Star Time)에서 발표했을때 여러가지 프레스의 평가가 난무했지만 그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팀 버튼의 꿈, 빔 벤더스의 하늘, 그리고 고담시의 분위기'라는 글 이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어둡지만 조롱하는 듯한 보컬과 리버브로 가득찬 사운드스케이프는 약물의 환각적 요소 보다는 마치 악몽을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결국 평단의 찬사와 판매고의 성공으로 인해 레코드 컬렉션(Record Collection)과 계약하게 된다. 화려한 데뷔앨범 이후 2년의 세월이 흘렀으며 메이저에서 발매한 이라는 무시무시한 히트곡을 등에 업고 역시 승승장구했다. 전작보다는 더욱 박력있고 분노에 찬 사운드를 선보인 바 있는데 리버브가 만들어내는 공간감은 마치 오래된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어냈다.
얼마전 워크맨은 Fox의 TV 시리즈인 "O.C"에도 출연했었는데 이름 기억안나는 남자등장인물의 연상의 애인이 가지고 있는 클럽에서 공연하는 밴드로 등장했다. 마디스트 마우스(Modest Mouse)도 그러한 클럽 밴드로 출연한 바 있는데, 아무래도 이들이 현재 잘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본작 [A Hundred Miles Off]를 만들면서 동시에 해리 닐슨(Harry Nilsson)의 명반 [Pussy Cats]의 전곡 커버 앨범을 작업 했는데 이것은 나중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A Hundred Miles Off]는 이전보다 밝고 가벼워졌고 농담이 많아졌는데 전체적으로는 환상적인 센스와 몽롱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내밀한 베이스라인과 고밀도로 러쉬하는 기타, 그리고 소란스러운 퍼커션이 좀더 웅장하고 감성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는데, 여러 강박관념 비슷한 걸로 이루어진 감정들은 러프하게 편집되어 미칠듯한 무질서, 그 자체를 보여준다.
현재 최고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에 놓여있으며 이들이 가진 대담한 재능으로 작금의 포스트 펑크의 역사는 다시 쓰여지고 있는 중이다.

한상철 <'불싸조'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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