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Private Echo
박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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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35명
  • 발매일 : 2008.04.28
  • 발매사 : NHN벅스
  • 기획사 : 코리아리즘(KTH)
설레이는 봄의 한가운데에서 만나는 센서티브-얼터너티브 넘버들!
박준혁! 그의 첫 앨범 [private echo]가 드디어 발매!


‘너’에 대한 12가지 노래들을 엮어낸 파스텔뮤직의 2007년 컴필레이션 ‘12 Songs about you’ 에서 유독 낯설었던 이름이 있다. 한희정(푸른새벽)의 피쳐링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던 화제의 곡 ‘All right’으로 참여했던 박준혁의 첫 앨범 ‘private echo’가 드디어 발매된다.
박준혁은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처럼, 특별한 연출이 없는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온다. 그 자연스러움은 그의 음악에도 스며들어, 담담하게 읊조리는 목소리에는 잔재주를 부린 흔적이 없다. 스스로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회고하는 그는 평범하게 라디오헤드와 너바나의 음악을 수혈 받았고,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매끄럽게 갈고 닦은 유리알 같은 21세기 BGM보다는 모난 구석이 있는 90년대 모던락의 모양새를 닮아 있다. 자칫 음울하게 들릴 수 있는 그림자 짙은 감성은 그런 소탈함과 만나 누그러진다. 끝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우울이 아닌, 여백에서 아련한 그리움의 시간을 마련하는, 몽롱하면서도 산뜻한 색감을 박준혁 은 보여주고 있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상처가 아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아픔을 이야기하기에 그가 들려주는 곡들은 더욱 깊숙하게 스며든다.
12 Songs about you’ 에 수록되어 익숙한 멜로디 ‘All right’은 물론, ‘IF I’, ‘소용돌이’ 등 그가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떠나감의 뒤에 남겨진 감정들이다. 그는 상실의 아픔을 잊거나 극복하려 하지 않고 더 깊고 절실하게 느끼며 자기 안에 잠식한다. 때로는 허탈한 어쿠스틱 기타의 튕김이, 때로는 일렉트릭 기타의 애절한 울림이 그의 아연한 목소리와 함께 파고들며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그리고 그것은 음반의 초반에서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해지며 그리움의 동심원은 커져 간다. ‘다리가 아파’의 차가운 피아노 소리, 보컬에서 날카로움마저 느껴지는 ‘christmas tree’의 후반부 휘파람 소리는 소멸되지 않는 사랑의 빈자리처럼 가슴 속 깊이 자리잡는다.
그런가 하면, 한 편의 우화처럼 등장해서 자칫 처질 수 있는 앨범의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는 ‘porcupine’, 가벼운 리듬이 기분 좋은 ‘deli pill’ 등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deli pill’은 단순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감각적이면서도 귀에 착 감기는 사운드를 이끌어 낸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루싸이트 토끼의 조예진 이 참여해서 혼자서는 낼 수 없는 또 다른 색채를 더하고 있다. 복잡함이 없는 명료한 구성과 서너 줄 가사의 반복에서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 곡은 겉치레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간결한 박준혁식 화법을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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